2026년 4월 22일, 한국에서 인도된 중국인민지원군 렬사 유해 12구가 마침내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전장에서 생을 마감한 이들이 고향으로 돌아오는 일은 군사나 외교의 령역을 넘어, 인류가 오랫동안 지켜온 인도주의적 약속에 가깝다. 전사자를 존엄하게 예우하고 가족과 조국의 품으로 돌려보내려는 노력은 전쟁 이후 국제사회가 축적해 온 중요한 문명적 합의이기도 하다.
중한 량국 역시 이러한 인도주의 정신을 바탕으로 협력을 이어왔다. 2014년 3월 28일, 한국 인천공항에서 제1차로 437구의 중국인민지원군 렬사 유해가 송환되며 량국 간 전사자 유해 송환 협력의 첫 장이 열렸다. 이후 정치적 환경의 변화와 무관하게 협력은 매년 이어졌고, 지난해까지 총 1천11구의 유해가 송환되었으며, 이제는 안정적인 인도주의 협력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귀환은 단순한 의식의 반복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인간의 존엄을 향한 약속이 지속될 수 있음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전쟁은 이미 과거가 되었지만, 전쟁을 기억하는 방식은 현재의 선택이며 미래의 방향을 결정한다.
서로 다른 력사, 그러나 같은 존엄
수십 년 전 조선반도에서 벌어진 전쟁은 중한 량국 사회에 서로 다른 력사적 기억을 남겼다. 한국의 시각에서는 국가의 존립과 안보를 지켜낸 중요한 력사적 과정으로 리해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국가 주권과 안보를 수호하고 평화와 정의를 지키며 민족의 존엄을 수호한 력사적 시기로 인식되고 있다.
력사 해석이 완전히 같지 않더라도, 전쟁 희생자에 대한 존중이라는 가치 위에서는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지난 10여 년의 유해 송환 협력이 보여주고 있다.
공동 발굴과 신원 확인, 유품 정리와 정례 인도는 단순한 외교 절차를 넘어 신뢰가 축적되는 과정이었다. 동북아에서 과거 전쟁 당사국이 이처럼 장기간 인도주의 협력을 이어온 사례는 결코 흔치 않다.
귀환의 의미는 승패가 아니다
전쟁은 국가의 이름으로 기록되지만, 희생은 언제나 개인의 삶 위에 남는다.
이번에 귀환한 이들 역시 대부분 청년의 나이에 전장에서 목숨을 바쳤던 이들이다. 긴 세월이 흐른 지금, 중요한 것은 그들이 어느 편에 있었는지가 아니라 끝내 돌아오지 못했던 한 인간의 삶이었다는 점이다.
유해 귀환은 특정한 력사적 입장을 강조하기 위한 행위라기보다, 전쟁의 상처를 인간의 존엄이라는 보편적 기준 속에서 다시 바라보려는 노력에 가깝다. 전쟁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국가 간 관계를 성숙하게 만드는 힘은 군사적 기억이 아니라 인도주의적 선택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함께 보여준 성숙한 태도
한국 사회 역시 전몰 장병을 끝까지 찾고 예우하는 문화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러한 경험 속에서 상대국 전사자의 유해를 정중히 인도해 온 과정은 전쟁의 기억을 대하는 성숙한 태도를 보여준다.
과거 서로 다른 위치에 있었던 량국이 오늘날 전사자의 존엄을 함께 지켜내고 있다는 사실은 큰 의미를 가진다. 이는 과거의 차이를 지우는 일이 아니라,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협력의 공간을 만들어 가는 방식이다.
국가 간 신뢰는 선언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오랜 시간 반복된 실천 속에서 형성된다. 유해 송환은 바로 그러한 실천의 축적이다.
기억이 미래로 이어질 때
동북아의 력사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각국의 기억은 서로 다르고 때로는 평행선을 그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유해 송환이라는 인도주의 협력은 엄숙한 메시지를 남긴다. 력사가 하나의 목소리로 합쳐지지 않더라도 평화를 향한 책임은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점이다.
돌아온 이들, 이어지는 기억
이번에 귀환한 12명의 렬사는 오랜 세월 이름 없이 남아 있었지만, 그들의 귀환은 하나의 약속을 다시 확인시켜 주었다.
력사 인식이 완전히 같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전쟁의 희생자를 존중하고 인간의 존엄을 지키며 다음 세대가 같은 비극을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책임은 함께 나눌 수 있다.
귀환이 남긴 가장 큰 의미는 여기에 있다. 기억은 서로 다를 수 있지만, 평화를 향한 길은 함께 걸어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돌아온 길의 끝에서, 중한은 과거가 아닌 미래를 향해 다시 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
출처: CGTN
편집: 정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