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2일 오후, 따뜻한 멜로디로 물들인 특별한 무대가 연길 신라호텔에서 펼쳐졌다. '2025 연세컵 대중가요제 결승전'은 노래 경연을 넘어 세대를 잇고 꿈을 키우는 울림의 장으로 피여난 것이다. 연변대학경영자과정 총동문회가 주최하고 연길시음악가협회, 연변류행음악위원회가 주관한 이 행사는 '문화·브랜드·기업'융합을 통해 지역 문화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의미 있는 시간이였다.
신라호텔의 포근한 조명 아래, 노래를 사랑하는 이들의 심장이 함께 뛰는 무대가 찾아왔다. 6세 어린이의 맑은 목소리에서 70세 로인의 깊은 울림까지 음악이라는 하나의 언어로 대화하는 마법 같은 순간들이 이어졌다. 총 50명의 민간 가수들이 예선과 본선을 거쳐 최종 18명의 결승 진출자를 가리는 불꽃 튀는 대결이였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공간이였다.
무대에서는 전통민요의 정겨운 가락이 귀를 스치자마자 현대가요의 경쾌한 비트가 이어졌다. <아리랑사랑>의 애절한 정, <사과배 따는 처녀>의 상큼한 활기, <세월은 흘러도>의 여운, <꿈속의 고향>의 그리움, <노래하세 춤을 추세>의 신명—각기 다른 감정의 색채가 무대를 물들이며 관람객들을 다른 시공간으로 안내했다. 관람석에서는 할머니가 손자 손을 꼭 잡고 젊은 친구들이 어깨를 맞대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토록 다양한 세대의 얼굴들이 하나의 리듬에 취하는 광경은 음악이야말로 가장 순수한 공통어임을 증명하는 순간이였다.
모든 무대를 관통하며 가장 높은 울림을 남긴 것은 연길시실험중학교에 다니는 16세 소녀 김지영의 <꽃타령>이였다.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맑은 시냇물이 돌 틈을 통해 흘러나오듯 자연스럽고 순수하게 귀에 들어왔다. 전통 가락을 자신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한 그녀의 노래에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깊이가 스며있었다. 가사 하나, 곡조 하나에 실린 정성은 청중의 마음속까지 스며들어 노래가 끝난 뒤에도 여운이 무대 우에 맴돌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무대의 열기는 더해졌다. 마지막 참가자의 노래가 끝나고 수상자들이 무대로 올라서며 박수는 절정에 이르렀다. 이 순간 가요문화로 도취된 현장분위기는 승자와 패자가 없는 모두가 음악의 승리자인 특별한 공간으로 변모했다.
대상 수상자 김지영(가운데).
이날 김지영은 빛나는 노래 실력으로 대상을 거머쥐었다. "대상을 수상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특히 저의 가수 꿈을 지지해준 어머니께 감사드립니다" 소녀의 짧은 수상 소감 뒤에는 수많은 련습의 시간과 가족의 응원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이날의 영광은 한 소녀의 꿈에 날개를 달아주는 동시에 이 무대에 선 모든 이들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여주었다.
최우수상 수상자 김순학(우2)과 정채옥(좌2).
김순학, 정채옥 가수가 최우수상을, 김계순, 태련옥, 리홍철 등 3명의 가수가 우수상을 수상하며 결승전은 화려한 막을 내렸다. 그러나 가요제의 진정한 가치는수상 여부를 넘어선 지점에 있었다. 연변대학경영자과정총동문회 관계자는 "한해를 마무리하는 지금, 대중가요제를 조직하여 지역사회에 훈훈함을 전하고 '기업·음악' 마인드로 지역경제에 활력을 주입하고자 했습니다"라고 취지를 밝혔다.
연세보건미용원이 관명(冠名)을, 오두막음식유한회사와 개운타풍미음료 등 기업들이 협찬한 이번 행사는 지역 기업들이 문화 행사에 참여하며 상생하는 모델을 보여주었다. 연길시음악가협회 김호국 주석은 이 대회가 "모든 음악인과 음악 애호가들에게 희망과 영감을 주는 등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눈빛에는 내년에도 또 그다음 해에도 이 아름다운 음악의 계승이 이어지길 바라는 간절함이 담겨있었다.
연변대학경영자과정총동문회 관계자는 "가수들의 빛나는 노래 실력과 음악을 사랑하는 사회 팬덤들의 눈부신 표현에 감동했습니다. 앞으로 여건이 되면 정기적으로 대중가요제를 조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승전의 막이 내렸지만 이날의 울림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6세 아이의 첫 무대 도전에서 70세 로인의 여든 인생을 담은 노래까지 각자의 인생을 노래로 빚어낸 18개의 이야기는 연길의 문화 지도에 또 하나의 빛나는 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2025년 '연세컵 대중가요제'는 음악의 경계를 넘어 세대를 이어주었고 아마추어 가수들의 꿈이 무대에서 활짝 피어날수 있도록 했다. 래년에 다시 찾아올 이 음악의 축제가 어떤 새로운 이야기로 우리를 만나게 될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출처:흑룡강신문
편집:김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