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팀 청소년팀 녀자축구팀 련속 참패
(흑룡강신문=하얼빈 2008-12-23)=새해 벽두부터 중국축구가 각급 대표팀별로 련일 수난을 당했다.
2007 아시안컵 본선을 대비해 유럽에서 전지훈련중인 중국대표팀은 17일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16위에 머물고있는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에게 0-4로 참패하는 사상 최악의 수모를 당했고 다음날에는 역시 유럽에 머물고있는 국가올림픽팀이 20세이하 선수들로 구성된 프랑스의 AS 모나코 2진에게 0-3으로 완패했다. 또한 같은 기간 호주에서 벌어지고있는 호주 유스 스포츠 페스티벌에 출전중인 남자 15세이하 청소년팀이 일본에게 0-5, 한국에게 0-8로 대패했고 녀자청소년팀도 일본과 한국에게 각각 2-4, 0-1로 패하는 등 최악의 한주를 보냈다.
2006년 독일월드컵 지역예선 2라운드에서 쿠웨이트에 밀려 탈락한 뒤 주광호감독을 사령탑으로 임명하고 재기를 노려온 중국은 2005년 동아시안컵에서 우승하며 부활의 조짐을 보이는듯 했으나 지난해 아시안컵 예선에서 약체 싱가포르를 상대로 최악의 졸전을 펼치고 라이벌 이라크에게 밀려 조 2위로 처지는 등 수모를 감수해야 했다. 유럽 강호 스위스, 프랑스와의 원정친선경기에서도 현격한 실력차를 드러내며 1-4, 1-3으로 련패하기도 했다. 주감독은 아시안컵 예선전을 통해 다양한 선수들을 기용하며 최상의 조합을 찾기 위해 부심했으나 이번 전훈의 실망스러운 결과로 인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있다. 벌써부터 중국의 거대 포탈에서는 보루시아전 대패를 둘러싼 투표가 한창이며 주광호감독은 다시 한번 팬들의 사임압력에 시달릴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월드컵에서 가나를 16강에 올려놓은 라토미르 두이코비치 감독을 영입하며 야심차게 홈에서 개최될 2008북경올림픽 준비에 나선 올림픽팀 역시 라이벌 일본과의 교환전에서 두차례 모두 0-2로 완패하고 아시안게임에서도 이란에 덜미를 잡혀 8강에 머물렀으며 이번에는 자신들보다 2~3세 어린 20세이하 선수들로 구성된 AS 모나코 2진에게도 3골차의 완패를 당해 전도에 암운을 드리우고있다. 특히 중국올림픽팀은 이미 2005년 하반기에 발진하여 그해 11월 동아시안 게임, 미얀마 4개국 대회, 지난해 툴롱 국제청소년대회 등 상당한 실전경험을 통해 손발을 맞춰왔던 팀임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충격적인 결과이다.
중국은 지난해 벌어진 U20, U17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모두 8강에서 탈락하며 올해 열리는 FIFA 청소년월드컵 출전자격을 얻지 못했다. 다음 대회를 겨냥해 출범시킨 남자 15세 청소년대표팀은 호주 대회에서 년상의 년령대인 상대팀들에게 고전이 예견되긴 했으나 그 스코어차는 충격적인것이였다. 특히 불과 2세 우인 한국과의 대결에서 8골차로 패한것은 량국의 력대 대결을 통털어 최다득점차 경기로 기록되고있다.
아시아는 물론 세계무대에서도 정상권으로 군림했던 국가녀자축구 역시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에게 덜미를 잡혀 결승에도 오르지 못했고 녀자청소년팀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조선에 0-5로 참패하는 등 수난의 련속. 호주대회에 출전중인 새로운 녀자청소년팀은 일본과 한국에게 련패하며 최하위로 밀릴 위기에 놓여있다.
44년간의 기다림끝에 달성한 2002년, 월드컵본선 사상 첫 진출로 축구 중흥의 계기를 잡을것으로 예상되였던 중국은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퇴보하는 모습을 보이고있어 이는 주변국들간의 균형적인 발전으로 상향 평준화를 이루는것이 바람직한 동아시아 축구판도에도 결코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아시안컵 예선전을 통해 드러난 중국대표팀의 아킬레스건은 로장 학해동의 대표팀 은퇴이후 뚜렷한 스트라이커와 팀의 정신적 지주가 없는것은 물론 세밀하지 못한 플레이로 인한 효률성 저하, 잦은 멤버교체로 인한 조직력 미비 등으로 집약된다. 주감독은 취임시 장기적 비전을 갖고 대표팀을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2년이 지난 현재 그다지 나아진것이 없는 상황이다. 최근 유망주 동방탁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정식계약, 중국 리그 최고의 왼쪽 풀백으로 꼽히는 손상의 PSV 아인트호벤 임대 등 겉으로는 화려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실제로는 전력약화가 지속되고있는 형국이다.
객관배경으로 인해 결코 원만한 관계를 이어오지 못했던 동아시아의 3강, 한국-중국-일본은 싫든 좋든 국제축구계에서 동일한 카테고리로 취급되고있다. '순망치한(脣亡齒寒)'이라는 말처럼 3개국중 어느 하나가 보조를 맞춰주지 못한다면 동아시아축구의 질적발전을 도모할수 없는 현실을 감안할 때 중국의 거듭된 부진은 이웃인 한국과 일본에게도 결코 반가운 일은 아닐것이다.
/다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