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2008.12.05 세계금융위기 불황한파로 정리해고 '0순위' 구직외국인 '장사진'
본사소식 세계금융위기로 중소기업에 닥친 불황의 한파가 외국인 근로자들을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저렴한 임금의 외국인을 채용해온 중소업체들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내국인보다 해고가 손쉽다는 리유로 이들을 정리해고 0순위로 꼽고 있기 때문이다.
12월 2일, 서울시 구로 고용지원센터 상설면접장에는 중국 조선족동포, 베트남, 필리핀, 스리랑카 등 외국인 근로자 50여명이 주변을 서성거리며 구인에 나선 고용주를 만나기 위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일하던 중소업체에서 정리해고된 근로자들로서 현행 외국인 고용관리법상 해고 된지 두달안에 다른 곳에 취업하지 못하면 본국으로 돌아가거나 불법체류 신세가 돼야 할 처지다.
2005년 11월에 입국했다는 N(27세, 베트남)씨는 반월공단의 한 에어컨 부품제조공장에서 지난 14일 해고된 뒤 일할 곳을 찾기 위해 고용지원센터의 '단골손님'으로 되다싶이했다.
또 지난해 한국에 입국해 포천시에서 용접일을 하다 한달전 해고된 H(39세, 중국 조선족동포)씨도 친구들과 매일 센터를 찾지만 아직 일거리를 찾지 못한 상태다.
H씨는 "앞으로 한달안에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한국에서)쫓겨나야 하는데 막막한 심정이다"며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만큼 구직 유효기간을 조금만 연장해달라"고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서울시 금천고용지원센터에 따르면 이 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총 5만여명인 반면 지난달 말 현재 합법 고용된 외국인은 1만 7338명 수준으로 고용률은 34%에 불과했다. 더구나 지난달까지 하루 평균 구직 방문자가 150여명이던것이 최근에는 500여명으로 늘어나 심각한 외국인 구직란을 반영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부천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공단이 위치한 안산,시흥이나 김포지역 공장들이 대거 문을 닫으면서 외국인들이 부천으로 몰려들고 있어 고용센터가 초만원을 이루고 있다.
부천고용지원센터는 불법체류자를 포함, 관내 거주하는 외국인 수가 1만여명을 넘는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나 지난 10월말 현재 부천지역에서 합법적으로 고용된 외국인 수는 불과 2798명으로 전체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금천고용지원센터 관계자는 "해고된 외국인들이 불법체류자나 범죄자로 전락할 경우 사회에 끼치는 막대한 영향을 감안해 외국인에 대한 정부차원의 포용 및 고용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