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1일 하지(夏至). 대흥안령산맥 북쪽 기슭, 중국 최북단에 위치한 흑룡강성 막하(漠河)시에는 21시간이 넘는 긴 낮이 찾아왔다. 중국의 '북극'이라는 타이틀은 막하에 가장 독특한 정체성을 부여한다. 이곳의 여름 평균 기온은 20도를 넘지 않으며, 겨울 최저 기온은 령하 53도까지 떨어진다. 최근 몇년간, 노래 '막하 무도장'의 인기로 이곳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였다. 오로라 감상, 백야(白夜) 체험, 막하 무도장 방문은 전 세계 려행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목적지가 되였다. 신주의 북극은 또 중외 문화 교류의 '불야성(不夜城)'이 되였다.
"이 감미로운 멜로디의 '막하 무도장'은 이미 세계로 향한 문화적 창구가 되여 이 조용한 변경의 소도시를 글로벌 시야 속으로 뛰여들게 했습니다." 막하 무도장 운영자 리금보(李金宝) 씨가 감회에 젖어 말했다.노래 한 곡이 한 도시를 뜨겁게 달굴 수 있다. '막하 무도장'의 인기에 힘입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막하를 방문하고 있다. 해외 소셜 미디어에서도 '막하 무도장'의 멜로디는 국경을 넘어 멀리 퍼져나가고 있다. 노래는 영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일본어 등 버전으로 각국 네티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브라질 네티즌 카롤린은 틱톡에 자기가 번역한 가사 일부를 공유하며 이렇게 말했다. "가사가 정말 강렬해요! 어떻게 이렇게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땅에서 그토록 뜨거운 감정이 나올 수 있는는지 궁금합니다."
노래의 글로벌 전파는 막하에서 직접 느낄 수 있는 활력으로 전환되고 있다. 현지 문화관광부서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막하시의 입국 관광객 수는 크게 증가했으며 특히 유럽, 미국, 일본, 한국 관광객의 증가세가 뚜렷했다. 막하시는 이 기회를 적극적으로 포용하고 있으며, 많은 려행사가 '오로라와 멜로디' 테마 관광코스를 출시해 무도장 방문, 오로라 감상, 림구(林区)문화 체험을 융합시키고 있다.
중외 문화 융합의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이미 막하라는 이 땅에 쓰여져 왔다. 시내에서 차를 타고 북쪽으로 약 130km를 달리면,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마을에 도착한다. 바로 북홍촌이다. 북홍촌 력사기념관 자료에 따르면, 현재 마을의 상주 인구는 131가구 256명이며, 그중 러시아족 후예가 67가구 119명이다. 마을 이름 그대로 러시아 풍정이 가득하다. 흑룡강을 따라 지어진 산책로 옆에는 마트료시카 인형 등 러시아적 요소를 볼 수 있다. 오가는 많은 마을 사람들은 '서양인 같은 용모'이지만 류창한 동북 사투리를 잘 구사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마을 안에 줄지어 선 낮고 들쭉날쭉하며 잘 보존된 목조 가옥들이다. 이 가옥들은 통나무와 널빤지로 지어졌으며 러시아 전통 주택 - 통나무집의 특징을 유지하고 있다.
북홍촌 중심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빵 아줌마' 만화 동상이 기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동상 뒤편에 있는 '러시아 빵집(俄罗斯面包坊)'이라는 간판의 작은 가게로 들어가니 달콤한 향기가 코를 자극한다. 60세 가까운 마을 주민 조은화(赵银华) 씨가 오븐 앞에서 분주히 돌아치고 있었다. "북홍촌에서는 많은 가정이 러시아식 빵-레바(列巴)를 만드는 전통 기술을 갖고 있어요." 조은화 씨는 재료를 보여주며 말문을 열었다. "저의 시어머님은 러시아 혈통이셨어요. 예전에는 가을에 서리가 내린 후면, 저를 데리고 산에 가서 야생 홉을 따며 맛있는 레바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셨죠." 천연 재료로 첨가물 없이 만든 레바는 친지와 이웃의 환영을 받았고, 조은화 씨와 가족들은 이 빵집을 열게 되였다. 마을 사람들은 종종 이곳에 와서 레바를 사가며 어린 시절의 맛을 추억하고,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도 러시아 풍미의 이 빵을 매우 좋아하여 잘 팔릴 때는 가게에서 하루에 200개가 넘는 레바를 판다고 한다.
조은화 씨는 "만드는 과정은 간단하지 않아요. 하루 전에 발효시켜야 할 뿐만 아니라, 밤에도 한두 시간마다 추가로 밀가루를 더 넣어야 해요. 시간이 들고 손이 많이 가야하기 때문에 지금은 이 기술이 러시아에서도 흔하지 않아요. 저는 이 사업을 계속 해나가고 싶어요. 중러 문화의 우호적 융합의 살아있는 견증인으로서 이런 전승은 매우 의미가 있으니까요."라고 말했다.
출처:인민일보 클라이언트 흑룡강채널
편역:김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