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는 책임감이 따른다. 맡겨진 일을 훌륭히 완성하는 전제조건의 하나가 드높은 책임감이다. 세계 장인정신의 극치인 2700여개 히든 챔피언 모두가 책임감을 사명으로 간주한 귀감이다. 그래서 대문호 괴테가 책임은 자신의 사업에 사랑을 갖는 일이라고 했을가, 일이란 정성을 넣으면 명품을 만들어내고 빠뜨리면 졸작을 낳는 법이다.
얼마 전 한 아빠트단지를 찾았다. 부르하퉁하를 끼고 앉은 우중충한 아빠트단지를 몸가까이 다가서서 살펴본즉 평소 품었던 기대치와 달리 적잖은 하자가 구석구석 눈에 띄였다. 물론 건축물의 전반 시공 가운데 인공작업 비률이 높아 무의식간 범하는 실수나 과찰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입구 복도벽에 붙인 타일이 무더기로 떨어져 다시 수선했다는 입주들의 말을 들으면서 어쩐지 기술력의 여하보다 책임감 쪽으로 의문부호를 달았다. 무슨 일이든 여러번 살손을 대야 마무리짓는 고질병 때문에 부동산회사와 업주들 사이에는 늘 말썽이 생겨 티각태각한다.
무책임성에는 두가지 원인이 있다. 하나는 실무능력의 부족이고 다른 하나는 일방적인 리익 극대화다. 무책임성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은 자못 크다. 제 수판알 튕기는 일이 급급해 아빠트 입구에 매끄러운 바닥재를 깔아놓았다든가, 계단에 불미스럽게 시꺼먼 구식 철란간을 설치하였다든가, 더우기 무책임의 ‘걸작’-누드아빠트(毛坯房)에 상품용 주택이란 이름을 척 붙여 오랜 세월 시중에 버젓이 판매되고 있어서 정말 울다가 웃을 일이 아닐 수 없다. 겉모양새는 그럴듯한 완성품인데 실내는 헐벗은 반제품이다. 혹자는 주택원가와 장식편리를 고려해서 일부러 공백을 남겨놓은 것처럼 해석할런지도 모르겠지만 개발상들이 자신의 책임을 슬쩍 구매자한테 떠넘긴 바람에 준공된 새집을 또다시 마스고 부수며 인테리어공사를 벌리는 고충을 겪는다. 통계에 따르면 누드아빠트를 한번 장식하는 비용은 원 완성품에 비해 장식재료 20%, 건축쓰레기 80%가 더 늘어나는외 적잖은 자원과 시간을 랑비한다고 하니 실로 책임감이 결핍한 탓에 빚어진 피해가 여직껏 얼마였는지 짐작이 간다.
요즘은 고품질 발전에 박차를 가하는 시대다. 량적 수치보다 질적 수치를 첫자리에 놓고 능률을 따지는 시대인 것 만큼 농민공들의 보편적인 직업형상을 한층 규범화, 표준화로 업그레이드하여 정규직 산업일군으로 전변시켜야 할 과제가 급부상했다. 차원이 올랐으면 레벨에 맞는 건축물을 지어야 체면이 선다. 건축물을 량심의 거울이라고 비유한 것은 기초닦기부터 시작하여 지붕덮기까지 설계, 시공, 장식, 관리 등 일련의 행위 속에 인간의 의지가 고스란히 반영되였기 때문이다. 기업이 아무리 훌륭한 관리시스템을 가췄다 해도 구체적인 작업을 펼치는 일군이 그 뜻을 따르지 않으면 결국 하나의 개미구멍이 뚝을 무너뜨리는 역효과를 낸다. 그래서 정부는 문제해결의 돌파구를 전통적인 공법과 현대산업, 장식업을 결합한 모식을 선택한 동시에 직업 기술 및 도덕 양성사업을 틀어쥐는 내용을 큰 골자로 내세웠다. 지난해 국가건설부는 향후 조립식 건축산업의 비률을 50%에 접근할 목표를 제시하고 또 2035년까지 건축시공대오 속의 중급 기능공 비률을 30%, 고급 기능공 비률을 10%에 도달할 것을 요구했을 뿐만 아니라 ‘장인정신’을 대대적으로 고양하여 책임역할이 뚜렷한 모범일군들을 표창할 데 관한 문건을 발부했다. 이에 대도시들에서는 이미 주택성능이 3A차원급인 ‘친환경주택’, ‘백년주택’ 건설을 목표로 조립식, SI(가변식) 건축프로젝트의 고조를 일으켰다. 기술통합체계를 완전히 실행할 수 있는 기업을 적극 독려하여 일군마다 적재적소에서 착실한 일본새로 소명을 받드는 주인공적 책임감을 갖도록 직업도덕교육을 앞세운 실정이다.
현재 연길시는 전망계획이 단일중심에서 다중심의 방향으로 접어들었다. 옛날 광명거리, 인민로에 몰켜서던 건축물들은 이젠 부르하통하 량안, 고속철역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우후죽순마냥 일떠선 건축물 가운데 연변로동자문화예술중심을 비롯하여 서부지역의 몇몇 아빠트단지들이 수준급 건축패러다임을 선보여 고품질 발전의 스타트를 뗐다. 하지만 세상에 짱-소리 나게 자랑할 만한 거리를 내놓으려면 아직 갈길이 멀었다. 지속가능한 고품질 발전은 일대 사고방식의 전환으로서 강렬한 사업 욕망과 책임감을 안받침한 노력만이 치렬한 경쟁에서 불패의 신화를 낳는다. 따라서 정부의 적극적인 산업부축정책과 엄격한 상벌제도를 병행하여 가령 한조의 철근에 몰탈을 부어도 백년대계의 책임감이 몸에 푹 배일 정도로 일상화된 관리체계가 완벽한 고품질 건축물을 만들어낸다.
600년 력사를 자랑하는 북경의 자금성을 보라, 그 옛날 성벽을 쌓을 때 벽돌장에 시공자의 이름을 새겨넣던 무거운 책임감이 건축물의 주추돌로 다져지고 기둥과 추녀로 솟아올라 오늘까지 그처럼 위용을 떨치고 있지 않는가. ‘위대함의 대가는 책임감이다.’ 책임감을 부담으로 느낄 땐 인생은 장벽에 부딪치지만 흔쾌히 짊어질 땐 긍지와 자부심이 생긴다. 일개인의 책임이 기업의 사명과 련결되고 나아가 온 사회의 의무감을 불러올 즈음 건축물은 진정 멋진 동적 스타일을 방불케 수많은 이야기와 령혼의 가치를 전하는 고품질의 존재로 거듭날 것이다.
출처: 연변일보
편집: 장성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