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스페인 세상이다. 스태디셀러인 브라질 삼바 축구, 1970년대 축구의 개념을 바꾼 네덜란드 토털 사커, 2000년대를 새롭게열어제친 프랑스의 아트 사커, 2000년대 중반에 휘몰아친 압박 축구. 이제 스페인이 주도하는 패스 축구가 대세다.
원터치로 정확하고 빨리…'패스축구'의 승리
패스는 축구기술 결정체…성공률 81% 1위
토털사커-아트사커-압박축구 이어 새흐름
▶공은 사람보다 빠르다
발 빠른 로번 등의 개인 돌파에 의존한 네덜란드를 패스의 달인 스페인이 눌렀다. '발(돌파력)은 공(패스)보다 빠를 수 없다'는 축구의 속설을다시 한번 입증한 스페인의 우승이었다.
스페인의 약진은 유로 2008에서 이미 예견됐다. 유로2008에서 짧고 강한 패스로 공간을 만들고 상대를 무장해제시키는 새로운 축구를 선보였다.단숨에 우승까지 거머쥔 스페인은 이번 월드컵에 그 주역들을 그대로 내보냈다.
스페인의 파워는 정확하고 빠른 패스에서 나온다. 스페인 패스의 특징은 원터치다. 받는 즉시 다음 선수, 그 다음 선수로 연결되면서 전진한다.두 세 차례 패스가 이어지면 상대의 수비라인은 중심을 잃는다. 빈 공간이 생기면 곧바로 전진패스가 나오고 골결정력 높은 최전방 공격수 다비드비야나 측면을 책임지는 이니에스타가 이를 처리하는 식이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 81%의 패스성공률로 본선 32개국 중 최고였다. 좋은 패스는축구기술의 결정체다. 정확힌 키킹, 스피드, 시야, 볼트래핑이 동반돼야 가능하다.
▶마의 사각지대 미드필드의 마술
세계 최강으로 손꼽히는 스페인 미드필드 라인의 현란한 패스는 상대를 주눅들게 했다. 사비, 사비 알론소, 이니에스타, 페드로는 비야바로 밑에서 다이아몬드를 형성하며 '마의 사각지대'를 만든다. 이곳에서 상대 공격은 차단되고, 스페인 전술은 꽃이 핀다. 사비 알론소를제외하고 전원이 FC바르셀로나 선수들로 구성돼 대표팀 손발 맞추기가 따로 필요없었다.
중원 사령관을 맡은 사비는 스페인이 볼점유율을 높인 상태에서 단숨에 상대의 숨통을 끊어낼 찬스를 만드는 역할을 수행했고, 이니에스타는 측면을쉴새없이 파고들어 비야에게 집중되는 상대 수비수를 분산시켰다. 바르셀로나에서 중앙수비를 맡고 있는 푸욜과 피케는 대표팀에서도 부동의 센터백으로활약하며 스페인을 승부에 강한 팀으로 만들었다.
▶비야 앞세워 큰 대회 울렁증 극복
유로 2008 득점왕이었던 비야는 스페인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5골을 터뜨렸다. 스페인은 결승까지 7경기에서 8골을 넣었다. 비야의 득점비중은 절대적이었다. 스페인은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도 0대1로 졌다. 큰대회 울렁증이 있는 스페인이 예전 같았으면낭패를 볼법도 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가면 갈수록 전력이 안정됐다.
유로2008 우승을 통해 얻은 자신감이 컸다. 월드컵은 세계 축구의 지난4년, 앞으로의 4년을 보여준다. 당분간 스페인 전성시대와 함께 빠른 패스 위주의 스페인식 축구가 롤모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