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사고방식.문화.역사 등을 배워 진정한 중국통이 되기로 결심
어렸을 때부터 서예를 7년 정도 쓴 것이 큰 도움
저는 열심히 중국어에 정진하는 여러분을 볼 때면 제 가슴이 뿌듯합니다. 또 열심히 하는 여러분들을 보면서 저 또한 처음 중국어를 배울 때 그때의 초심을 잃지 않으며, 지금보다도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 중이랍니다.단순히 흥미로, 유학을 목표로 혹은 자기 발전을 위해 중국어를 시작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저의 유학이 여러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이렇게 펜을 들게 되었습니다.
저는 처음 중국의 큰 발전 가능성을 신문을 통해 느끼게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유학을 마음먹을 당시는 중국으로 유학을 가려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은 때였습니다. 학교 이름이 인민대학교 라고 하니 친구들은 북한에 유학 가냐면서 놀리기도 했었고요. 부모님이 권유를 한 것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상담을 받은 것도 아닌데, 그때 전 중국어를 배워야겠다는 마음이 확실했고, 또 반드시 중국에 가서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운다는 건 단순히 언어만 배워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 나라 사람들의 사고방식, 문화, 역사 등을 배워 진정한 중국통이 되기로 결심하고, 유학 길에 올랐습니다.
어느 정도 기본을 다지고 북경에 도착하였지만, 처음 제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음식이었습니다. 배는 고픈데 주문하는 것 마다 실패의 연속… 제게는 유난히도 크게 느껴졌던 인민대 유학생기숙사 식당. 몇 백 가지가 되는 메뉴 중 분명 맛있는 것도 많을 것이라 생각하여, 어느 날 벽에 크게 걸린 식당 메뉴를 모두 사진으로 찍어 방에 돌아와 한자 하나하나를 사전으로 찾아 무슨 재료로 만들었으며, 대략 어떤 맛이 나는 음식인지를 알게 되었답니다. 살기 위해 늘어가는 중국어 실력에 스스로 감탄하며, 전 그때부터 중국 음식에 푹~ 빠지게 되었던 것 같아요. 다행히도 어렸을 때부터 서예를 7년 정도 쓴 것이 큰 도움이 되어 한자가 낯설지 않아 맛있는 요리도 먹을 수 있었고, 나아가 중국어를 배우는데도 수월하게 해주었던 것 같습니다. 중국어로 농담까지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을 때, 제 옆에는 외국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자기 나라 음식을 직접 만들어서 다 같이 먹어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외국 친구들을 통해서 진정한 베트남 음식, 일본노래, 흑인전통 춤 등 너무도 값진 소중한 것들을 배우고 돌아왔습니다. 한자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나라의 친구들이 가끔 한국이나 일본사람들은 한자에 익숙해서 좋겠다면서 자기들은 한자가 그림인줄 알았다고 했던 말들이 생각납니다. 그 친구들을 생각하면 한국사람이나 일본 사람들에게 중국어는 조금은 배우기 좋은 언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에게 있어서 중국 유학생활은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 보다는 내가 뜻하는 바를 꼭 이루고 돌아오겠다는 굳은 의지 하나만으로 시작되어 중국, 중국어를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세상 보는 눈을 넓혀주고, 책임감과 자신감, 독립심을 만들어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아주 값진 시간들 이었습니다.
한비야의 중국견문록에 이런 글이 있더군요.
새로 시작하는 길, 이 길도 나는 거친 약도와 나침반만 가지고 떠난다.
길을 모르면 물으면 될 것이고 길을 잃으면 헤매면 그만이다.
이 세상에 완벽한 지도란 없다. 있다 하더라도 남의 것이다.
나는 거친 약도 위에 스스로 얻은 세부 사항으로 내 지도를 만들어 갈 작정이다.
중요한 것은 나의 목적지가 어디인지 늘 잊지 않는 마음이다.
한시도 눈을 떼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그곳을 향해 오늘도 한 걸음씩 걸어가려 한다.
끝까지 가려 한다.
그래야 이 길로 이어진 다음 길이 보일 테니까...........여러분도 도전하세요~! 그리고 처음 계획한 것을 이룰 때 까지 포기하지 말고 끊임없이 노력하세요.
/강경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