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벌인 '관세전'이 자국 경제에 역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미 련방준비제도리사회가 23일 발표한 경제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 따르면, 경제 불확실성 증가와 함께 미국 다수 지역의 경기 전망이 뚜렷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56페이지 분량의 이번 보고서에서 '관세'라는 용어는 지난 보고서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총 107회 언급돼 관세 파동의 파장이 얼마나 큰지 방증한다.
전날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세계경제전망보고서'에서는 2025년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월 예측보다 0.9%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는 주요 선진국 중 가장 큰 하락폭이다.
'경기침체 위험'이 현재 미국 경제의 최대 우려 사항임이 명백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최근 지적했듯이 "미국 경제 실책으로 가장 큰 고통을 겪는 것은 다른 국가가 아닌 미국 자신"이다. 아담 포센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은 "미 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이 65%에 달한다"고 진단했다.
캘리포니아주에 이어 23일 미국의 12개 주가 련방정부를 상대로 "관세 정책이 경제에 혼란을 초래했다"며 정책 중단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대통령의 경제 정책 지지률이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배경이기도 하다. 관세가 가져온 것은 '자금 류입'이 아닌 '스태그플레이션 위기'와 '침체 전망'임이 립증되고 있다.
이 같은 전망 속에서 서민들의 고통이 가속화 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관세 부과금'이 적힌 령수증 사진이 확산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앞다퉈 물건을 사재기하거나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가성비 제품을 찾고 있다.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현 관세 조치로 200만 개 일자리가 사라지고 가구당 5천달러 이상의 소득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시건대 조사에 따르면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4개월 연속 하락해 2022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업들도 원가 상승과 리익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반도체 장비 3대 업체(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램 리서치, KLA)만 년간 3억5천만 달러 손실, 업계 전체 손실은 1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기업들은 더 큰 충격에 직면해 있으며, 일부는 인력을 감축하거나 파산 위기를 우려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의 관세전쟁에 대한 각국의 반격 조치가 더해지면 피해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 농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산 대두 수입량을 31% 줄였으며, 브라질·호주 등이 미국을 대체하고 있다. 미국대두협회 회장은 "농가 생계가 위태롭다"고 호소했다. 유럽련합(EU)도 최근 "협상 실패 시 강력한 반격 조치를 취할 것"이라 경고했다.
"규칙이 즉흥쇼로 변하면 자본은 도망간다"는 재닛 옐런 전 재무장관의 말은 미국 경제가 직면한 또 다른 위기를 잘 말해준다. CNN은 "이 무역전쟁으로 투자자들이 미국을 떠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경제의 신뢰도 추락을 반영하는 현상으로, 최근 미국 주식·채권·달러가 동반 하락하는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현상이 국제 투자계의 키워드가 되고 있다. 미국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주식 보유량을 줄이는 투자자가 2001년 조사 시작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정부가 최근 "중미 관세전 완화", "협상 진행 중" 등 잇따른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 것과 관련해 중국 측은 "현재 량국 간 어떠한 무역 협상도 진행되지 않았다"며 "진정한 해결을 원한다면 국제사회와 국내의 합리적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모든 대 중국 일방적 관세 조치를 완전히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랑이의 목의 종은 묶은 사람만이 풀 수 있다" 미국은 일련의 경제 데이터에서 위기 신호를 읽고 교훈을 섭취해야 하며, 무역 상대국과의 평등한 협상을 통해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 위협과 협박만으로는 더 깊은 고통만 자초할 뿐,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구호는 결국 거품으로 돌아갈 것이다.
출처: 중국국제방송
편집: 장성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