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조치 해제에도 불구하고 소비시장이 침체를 이어감에 따라 청도조선족음식업계에는 찬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산동성 청도시 성양구의 문양로와 흥양로는 대표적인 전통음식거리이지만 현재 한집 건너 페업하고 새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19때문에 3년간 찬서리를 맞았습니다.”
문양로에 자리잡은 가양꼬치의 차영길(연변 룡정 태생)씨가 말했다. 가양(歌羊)꼬치는 청도에서 오래된 꼬치가게 중의 하나이며 독특한 맛과 훈훈한 이미지로 많은 단골들을 확보했었다. 화려한 인테리어나 방대한 일군 없이 차영길 부부가 주방일군 한명을 고용하고 단촐하게 운영하고 있지만 현지 한족들의 인정을 받아 불황을 모르고 지냈다.
그러던 그들도 이젠 두손을 들고 말았다.
“코로나가 풀리면 만사대길할줄 알았는데...밖을 내다보십시오. 사람이 보이지 않습니다. ”
차영길씨가 텅빈 거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매출이 반토막났지만 다행히 부부가 운영하는 가게인지라 임대비와 주방일군 로임만 지불하면 되기에 큰 부담없이 버틴다고 했다. 그러나 건물주인이 임대비를 올리겠다고 하면 그만두겠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각종 규제가 풀리면 소비시장이 활성화되고 ‘보복성 폭풍소비’가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업주들은 예측이 빗나가자 큰 충격을 받았다.
“코로나규제가 해제되자마자 손님이 딱 끊겼습니다. 지금 이 상태가 이어지면 살아남을 자신이 없습니다.”
양력설과 음력설을 대비해 한몫 잡으려던 계획이 파탄났다면서 연변특색의 음식을 경영하고 있는 장녀사가 고개를 흔들었다. 가게 임대비에 일군들의 로임지불까지, 고정지출이 어마어마한 상황에서 몇달을 더 버텨낼지 모르겠다고 했다.
“음력설 후라도 상황이 돌아서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나무아미타불이 되고 마는거지요.” 장녀사가 입을 다셨다.
윤씨 성을 가진 한 업주는 요즘 많은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는다. 3년간 운영하던 가게를 운 좋게 성공적으로 양도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가게를 양도할 수 있었기에 10만원이라도 건졌습니다.”
윤씨는 코로나가 터지던 해인 2019년 늦 여름 30만원을 투자하여 음식점을 시작, 불과 석달만에 코로나가 터졌다. 행여나를 믿고 3년간을 버텨왔지만 답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중 얼마전에 그는 적임자가 나타나자 미련없이 가게를 넘겨버렸다.
“코로나가 해제되기 전에 넘겼으니 망정이지, 요즘 분위기 같으면 넘겨받을 사람이 없습니다... ”
다가오는 1월이 만기이지만 임대를 맞으려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 걱정이 태산같다면서 동업종의 김모씨가 말했다. 단 한푼이라도 건지려고 임대할 사람이 나타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지만 이젠 문의전화조차 없다고 한다. 만기가 다 되여도 임자가 없을 경우 손실은 순 김씨의 몫이다.
지난 12월 23일 통계자료에 의하면 청도의 일일 감염자수는 50만명을 넘어섰다. 매일 10%씩 증가추세를 보인다고 한다.
‘양성보편화’시대를 맞은 시민들의 소비패턴이 바뀌는 것도 설상가상이다.
북경에서 살다가 얼마전 청도시 성양구 광고산업단지에 정착해 사무실을 차린 고사장 (연변 화룡 태생)은 회사 3층을 아예 ‘회관’으로 만들었다.
“공인증(恐人症) 시대가 도래한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을 싫어하기에 여기에다 모셨더니만 모두다 너무 좋아하고 있습니다.”
고사장은 ‘회관’이 이미 마누라와 자기 친구들의 아지트로 되였다고 했다.
고사장처럼 자기 집 공간에서 배달음식을 청하거나 자체로 료리하면서 소규모로 즐기는 사람들이 새로운 소비패턴을 형성함에 따라 전통 업소들에 대한 압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설령 코로나19 위기가 완전히 해소된다 하여도 한번 돌아선 소비습관이 쉽게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조심조심 흘러 나오고 있어 우려된다.
코로나19 위기 앞에 창업과 생존의 대안으로 음식점을 선택한 사람들, 이들 중에서 자기 소유로 된 건물에서 시름놓고 영업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가? 몇사람 없다. 절대 대부분은 임대를 맡아 영업한다. 규모경영일 경우 부담은 막중하다. 임대비, 인건비, 관리비, 전기세, 물세... 웬만한 실력 없이는 3개월도 버티기 힘들다.
집문을 나서기를 거부하고 있는 코로나19 세대들, 그렇다면 음식업에 생계를 걸고 피 말리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 대안은 있는걸가?
길은 분명 있다. 이겨내고 버텨라. 강추위 너머에는 화창한 봄이 있다.
출처:연변일보
편집:김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