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에서는 오늘도 아침일찍부터 ‘전쟁’이 시작되였다. 꽤 비싼 아빠트로 방음효과도 괜찮은 걸로 알고 있지만 옆집 모자간 다툼은 워낙에 고음이라 벽을 꿰뚫고 생생히 들려온다.
“좀 하루라도 스스로 일찍 일어나서 수업 들을 준비를 할 수는 없니? 맨날 꿈지럭대고 집중 안하고…”
“내 알아서 하겠는데 왜 자꾸 잔소리 함까?”
“알아서 한다는게 그 모양이니?”
코로나 방역사업의 수요로 요즘 부모도, 아이도 집에서 일을 하고 공부를 하다 보니 매일 아이와 씨름하면서 고통을 호소하는 가정이 적지 않다. 하도 답답하여 다년간 교육담당 기자로 뛰여온 필자에게 도움을 요청하기까지 한다.
자초지종을 들어 보면 아이보다도 부모가 참을성이 부족하고 말을 너무 많이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인터넷에도 이러한 사연들이 많이 올라 오는데 그에 따른 전문가들의 조언도 ‘교육자는 말을 적게 하라’는 것이 핵심이다.
“빨리 공부해라, 집중 좀 해라.” 진종일 귀에 거슬리는 명령식 말만 거듭하지 말고 아이의 산만한 행동을 말없이 지켜보다가 진심을 담아 “요즘 힘들지?” 라는 한마디만 건네보면 어떨가? 이래라, 저래라 끝없이 요구를 강요하는 대신 아무 말도 안하고 침묵을 지키는 것이 아이에게 더 큰 위력으로 다가갈 수 있다.
자고로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적다고 했다. 되도록 아이에게 필요한 말만, 도움이 되는 말만 하고 아이 스스로가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공간을 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부모의 믿음, 긍정, 격려이다.
“스스로 안하고 못하니까 잔소리를 하는거지요.” 이렇게 말하는 부모들이 많지만 실상은 어디까지나 아이를 믿지 못하고 지켜보려는 참을성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요즘 집에서 산만한 아이를 보는게 힘들어서 개학을 학수고대하는 부모들은 자신이 먼저 아이를 믿고 긍정해주는 노력을 해보기를 권장한다.
“인터넷수업이 너도 힘들지? 집중하기 어렵구…” 이렇게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아이의 마음에 다가간 후에 “그래두 우리 좀 노력해서 이 힘든 시기를 극복해볼가?”라는 식으로 조곤조곤 대화를 이끌어 간다면 아이도 그렇게 짜증 섞인 불만을 보이진 않을 것이다.
어떤 부모는 요즘 재택근무를 하면서 진종일 아이의 인터넷수업에 동참 하면서 감독, 관리하기도 한다. 역시 아이의 자각성, 집중력을 믿지 못하는 표현이다. 아이의 학습 태도며 능력이 부모의 요구와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참을성을 가지고 믿고 인정해주면서 한걸음씩 좋은 쪽으로 이끌어야 한다. 다른 집 아이와 비교하면서 내 아이의 결점을 지적하고 자존심을 긁는다거나 지어 아이의 방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밖에 나갔을 때에도 감독한다면 아이는 점점 스스로 공부하고 노력하려는 의지를 잃게 된다.
아이와 마음을 열고 함께 학습목표나 생활계획을 세우며 약속을 지키는 련습을 하게 하고 진보한 만큼 인정해주며 부모가 앞장서 규칙적이고 질서 있는 행동을 보이면 평화공존하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오히려 가족애를 느끼는 황금시간으로 되지 않을가 싶다.
‘문제부모는 있어도 문제아이는 없다’는 교육자의 말이 더욱 실감나는 요즘이다. 아이와의 문제에서 부모가 먼저 생각하고 판단하고 노력해야 됨을 명기하길 바란다.
출처:연변일보
편집:김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