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가 3.6킬로미터 되는 할빈음악공원에서 편종, 고금, 음계, 악보... 각종 음악요소들이 여기저기 률동적으로 들려오고 있다. 손에 바람개비를 든 아이가 회랑에서 놀고 있고 달빛 극장’에서 들려오는 노래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온다.
5월 23일, '송화강상·백년의 자취' 홍보활동 취재진이 할빈을 찾았다. 가는 곳마다 ‘음악의 도시’라는 기운이 물씬 풍겨왔다.
송화강변에 위치해 있는 할빈대극원.
할빈시는 유엔이 수여한 ‘음악의 도시’이다. 골목길이나 음악의 전당이나 할것없이 할빈의 곳곳에서 아름다운 선률을 느낄 수 있다.
별빛처럼 찬란한 음악으로 도시 발전의 도보 그려
“할빈이 백년 음악의 도시라는 명성을 그냥 얻은 것이 아니다”고 할빈 음악박물관 앞에서 90후 관람객 욱총(郁聪)이 기자와 박물관에 대한 관람소감을 나누면서 한 말이다.
욱총은 전시내용을 통해 흑룡강 출신 가수, 작곡가, 성악가, 지휘가, 연주가 등이 거의 중국 음악계의 절반을 차지한 것을 알아냈고 “가히 별빛처럼 찬란하다고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도시력사와 음악력사가 하나로 융합된 첫 전문 박물관에서 묘적(苗笛) 관장은 해설자로 변신해 관람객들에 설명해주고 있었다.
할빈 음악박물관 관장 묘적(苗笛).
묘적 관장이 설명해준 할빈음악력사를 들으면서 사람들은 ‘음악 도시’의 매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악기, 력사자료, 원고, 음반 등 1000여 점 특색있는 전시품들은 할빈이 음악도시로서 백년간 발전해온 도보를 그려냈다.
할빈 음악박물관.
지난 세기 20년대, 구추백(瞿秋白)이 할빈에서 처음으로 러시아어판 ‘국제가(国际歌)’를 들었고 노래 ‘송화강상(松花江上)’은 3천만 명 동북동포의 슬프고 분한 감정을 드러냈다. 전한(田汉)과 섭이(聂耳)가 창작한 ‘의용군진행곡’은 흑룡강의 항일의용군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
묘적 관장은 “음악은 할빈의 령혼이며 송화강은 할빈사람들 마음속의 젖줄기이다. 오래된 세월을 거쳐 축적된 고전 선률들은 명실상부한 시대의 노래이자 전진하는 호각소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백년간의 축적...음악이란 이름으로 도시의 명맥 계승
“서양 음악이 할빈에 류입된 것은 처음에 배길을 통해 들어왔다”고 흑룡강성예술연구원 연구원 류학청(刘学清)이 기자에게 소개해줬다.
흑룡강성예술연구원 연구원 류학청(刘学清).
1899년 4월, 알프스호(阿尔卑斯号)라는 기선은 흑룡강의 출해구인 니콜라옙스크에서 출발해 중동철도 수비원, 의사, 성직자와 군악대를 태우고 송화강 배길을 통해 할빈에 도착했다. “이는 1903년 중동철도가 개통되기 전에 발생했던 일”이라고 류학청은 강조했다.
1992년 제20회 할빈여름음악회가 송화강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자료)
지난 세기 20-30년대, 수많은 러시아 화교 음악가들이 할빈에 몰려들면서 중국의 첫번째 전문적인 서양음악 학교가 할빈에서 탄생됐다. 중국 최초의 교향악단도 할빈에서 설립됐다. 음악과 관련된 많은 ‘최초’가 할빈의 도시력사에 남겨졌던 것이다.
류극기(刘克纪) 할빈가극원(歌剧院) 전 부원장 겸 국가1급 지휘자는 “우리나라에서 클래식음악을 하는 1세대 음악가들은 거의 대부분 할빈에 거주했던 러시아 화교 음악가들이다”고 소개했다.
1908년 4월, 러시아 철도병 관현악단이 처음으로 할빈에서 교향음악회를 공연했는데 이는 할빈 최초의 교향악 공연이였다. 1919년 중동철도클럽 교향악단이 설립됐다. 이는 할빈교향악단의 전신인 ‘옛할빈교향’이다.
“베를린 필하모니 관현악단의 수석 바이올리니스트인 헬무트 슈테른(赫尔穆特·斯特恩, Hellmut Stern)은 1979년부터 1995년 사이에 적어도 7번 할빈에 와서 공연하거나 강의를 했다. ‘옛할빈교향’의 구성원인 슈테른은 피아노, 바이올린 제작설비 및 악보 몇박스를 모아서 할빈에 선물해 준 적이 있다”고 류극기가 회상했다.
5월 23일 저녁 7시, 대형 교향악 ‘등탑’이 할빈음악청에서 공연됐다. 이는 할빈교향악단이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경축하기 위해 선사한 음악 선물이였다.
말레이시아 화교 피아니스트 클라우디아 양(克劳迪娅•杨).
공연을 마친 후, 피아노 독주를 한 피아니스트 클라우디아 양은 인터뷰를 받았다. 그녀는 “제가 음악을 교량으로 삼아 더 많은 사람들이 할빈과 할빈교향악단을 알게 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새롭게 출항한 할빈교향악단은 국내 일류, 아시아 상위권, 세계적으로 유명한 훌륭한 악단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2017년부터 전세계적으로 연주자를 초빙해 국내외 훌륭한 연주가 10여 명과 손잡고 공연하도록 했다.
60년 할빈여름음악회...음악도시 사람들의 집착과 사랑
중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개최 회수가 가장 많은 국가급 음악회인 할빈여름음악회는 올해 6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제1회 할빈여름음악회는 1961년 7월 5일 송화강변에 위치한 할빈청년궁(哈尔滨青年宫)에서 개최됐으며 현재까지 련 35회 열리고 있다.
류극기(刘克纪)는 1964년 할빈 여름 음악회에 처음으로 참여했는데 그가 손풍금으로 독창, 합창, 무용에 반주를 했다. 그는 “할빈여름음악회에 30번 참여했다"며 "할빈여름 음악회가 이미 제 음악인생의 중요한 부분이 되여 할빈여름음악회의 공연에 나갈 때마다 새로운 계단을 오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5월 24일, 할빈대극원 운영자인 ‘구동 미디어(驱动传媒)’ 회장 전정(钱程)은 “무대는 언제나 대극장이 살아갈 수 있는 근본이다. 관광객들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이려면 좋은 공연이 관건이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할빈음악청에서 고상하고 우아한 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도시의 랜드마크인 할빈대극원은 전문적인 안목으로 세계 각지에서 훌륭한 공연 자원을 선택하고 초청해서 이 도시의 사람들에 세계를 내다보는 시야를 넓혀줬고 국내외 오페라, 뮤지컬, 실내악, 교향악, 발레 등 고급 공연을 도입해 더 많은 사람들이 수준이 높은 문화향수와 예술의 영향을 받도록 했다.
할빈 옛회당 음악청(哈尔滨老会堂音乐厅)
할빈 옛회당 음악청(老会堂音乐厅)은 ‘아담하고 우아한’ 실내악 공연으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는데 할빈대극원, 할빈음악청과 ‘삼국 정립"하는 구도를 이뤄 할빈에 다원적인 도시 음악생활 공간을 형성했다.
송화강변에 위치한 스탈린공원(斯大林公园)에서 음악애호가들이 길거리공연을 하고 있다.
‘할빈여름음악회’ 시즌이 다가올 때마다 온 도시가 마치 개방한 무대로 된 것 같다. 리영환(李荣焕) 할빈시 문사과 부비서장은 ‘음악이 할빈 도시문화의 뚜렷한 특색으로 된 것은 도시의 문화와 력사전통이 루적된데다가 할빈사람들이 내심으로 음악을 사랑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할빈 스탈린공원 ‘강변의 소리’ 민간합창단.
노을이 송화강을 비칠 무렵, 스탈린 공원에서 ‘강변의 소리(江畔之声)’라는 민간 합창단이 공연을 하고 있었다. 합창단의 지휘자인 로길산(卢吉山)은 “200여 명이 참여해 십여 년 동안 꾸준히 활동해 왔고 즐거운 분위기속에서 관광객들도 함께 노래를 불렀다”며 “음악이 있는 곳에 마음의 소속감이 생겨 삶도 음악의 리듬을 타고 춤을 추게 된다”고 감탄했다.
/동북망 조선어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