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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안개 흐르는 태양도(6)
http://hljxinwen.dbw.cn   2009-06-26 15:48:24
 
 
 
 
 

 

 

 “그렇지가 않아. 단지 방법뿐만 아니라 우리 둘이 오누이로 되느냐? 부부로 되느냐도 더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야!”

 

 “우리 둘은 아무런 혈연관계도 없는데 넌 왜 자꾸만 오누이에다 련결시키는거니?”

 

 “물론 혈연관계는 없지만 우리 어머니나 너의 아버지의 립장에서 볼 땐 한분은 친딸을 며느리로 주고 한분은 친딸을 며느리로 맞는다는것이 그래 인륜에 어긋나는 일이 아닐가 걱정하시지 않을것 같으니? 인륜뿐만 아니라 정감상에서도 참으로 접수하기가 어려울거다. 그 다음, 너는 지금 너의 어머님에 대해 쉽게 말하고 있지만 그렇게 간단할것만은 같지 않구나. 일단 너의 어머님이 내가 당신의 남편이 당신이 아닌 다른 녀성과 관계가 있어 그속에서 생겨난 애라는것을 아시게 될 때 나를 진정 며느리로 받아들일수 있을지 참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일이 아니겠니?”

 

 “네 말에도 확실히 도리가 있어. 그런데 아무런 혈연관계도 없는 남과 남 사이에 결혼을 하는것도 인륜에 어긋나는 불륜이야?”

 

 “그런건 아니야!”

 

 “그렇다면 이 모든 일은 어른들이 만드신 일인데 그리하여 복잡해진 감정마저도 우리에게 떠민다는것은 어른다운 바른 자세라고 볼수 없지 않겠니? 내가 보기엔 우리 어른들이 그렇게 앞이 꽉 막힌 분들이 아니야? 관건은 우리가 어떤 태도로 나오는가 하는것이 종당에는 량측 부모들의 생각과 감정을 좌우할수 있으리라고 나는 판단이 가는거야.”

 

 박화는 지금 청아의 론리에서 애써 반박거리를 찾고 있다. 그것은 청아를 부정하려는것이 아니라 이제 닥쳐올 부모들의 태도에 대응할 준비였다. 그런데 머리가 명석한 청아의 입에서는 어른들에게 꼬리잡힐 헛손질 같은 말은 한마디도 없었다.

 

 “나도 동의야! 네가 이 일로 상해에서 이미 날아온 이상 오늘 저녁 각기 자기 부모님께 툭 터놓고 말씀드리자. 그런 다음 부모님들의 태도를 보면서 우리 다시 또 신중히 생각해 보는것이 어떻겠니?”

 

 “OK!”

 

 어른들은 지금 그들만의 세상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 백일호와 구금자의 아들 백청아와 최윤희의 딸 박화는 젊은 세대들의 사유방식대로 이렇게 어른들을 깜짝 놀래울 드라마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마치도 집 앞마당에서는 숱한 사람들이 모여 잔치를 벌리고 있는데 집 뒤울안에서는 때아닌 불이 붙어 그 불길이 당금 집 이영으로 기여오르는 격이다.

 

 

 

석별의 정

 

 맑고 푸른 하늘에 흰 구름 송이들이 뭉게뭉게 떠있다. 중천에 떠오를 때까지 아침부터 내내 밝고 뜨거운 빛만 내리뿌리던 태양도 금새 구름송이사이로 얼굴을 살짝 감추었다는 또 방긋이 내밀며 숨박곡질을 하고 있다. 맥없이 늘어져 조으던 검푸른 나무잎들도 솔솔 불어오는 바람에 머리를 한번씩 쳐들었다는 다시 고개를 돌리며 들어 눕는다.     

 

 점심식사 시간이 되였다. 그래서 강현수는 연회상을 차려놓았다고 아까부터 몽통한 팔을 휘젓고 있지만 동창들은 여느때처럼 선뜻 따르지 않고 행동들이 하나같이 굼뜨다. 화려한 별무리호텔, 병풍처럼 둘러싼 검푸른 숲 그리고 공원같이 아름다운 호텔정원, 이틀간 정들고 때묻었던 이 모든 경물들을 한번이라도 더 눈주어 보고싶은 심정들이다.

 

 귀빈식당안에는 첫날저녁에 차린 연회석처럼 음식상을 길게 한줄로 배렬했고 그 우에 풍성한 음식들이 보기 좋게 차려져 있었다. 술잔도 좌석마다 크고 작은 소주잔, 와인잔, 맥주잔 세개씩이나 놓여있다. 마지막 연회석이다. 동창들은 들어오는 차례로 말없이 자리에 앉는다. 첫날 만날 때처럼 기분 좋아 웃고 떠드는 사람도 없다. 마치도 제사상을 앞에 놓은듯이 귀중한 무엇을 잃은 듯한 아쉽고 섭섭한 기분이 감돈다.

 

 “나원, 거치장스러운 이 맥주잔과 와인잔은 다 치워버려. 리별주인데 나원, 몽땅 독한 술 마시자!”

 

 “그럼, 술단지를 지고는 못가도 마시고는 간다는 말 있잖아. 어거 참, 만삭이던 며느리가 난산인가? 왜 시에미처럼 얼굴들을 찡그리고 있어?”

 

 뚝배기가 욱 하고 나서자 동창들중에서 맏형님인 비아바이가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반대하는 소리도 호응하는 소리도 별로 없다. 기실 적지 않은 동창들은 이틀째 술을 과음하여 이제는 독한 소주가 아니라 맥주를 입에 대기도 힘에 부쳤다. 하지만 리별을 앞둔 이 자리에선 굳이 기분을 흐리우고 싶지 않았다. 그저 많은 사람들이 하자는 대로 따르고 싶었다. 그래서 첫날 저녁처럼 대기하고 있던 복무원들이 다가와 앞에 놓인 와인잔과 맥주잔들을 걷어가려고 하는데 구금자가 나서며 말린다.

 

 “아바이, 술은 억지로 마시지 말자요. 먼길을 떠날 사람도 많은데 공연히 길에서 고생하면 어쩌겠어요.”

 

 “그래, 난 심양까지 차를 몰고 가야기에 술은 입에 대지 않을테야. 감정이 깊으면 뭘 마셔도 다 술이란 말도 있잖아. 난 광천수나 마실래.”

 

 김성만이도 이러면서 복무원에게 광천수를 가져오라고 한다. 비아바이도 할 말이 없다. 그래서 리별을 앞둔 술상은 어쩌다 술은 량대로 마시고 마음대로 고를수 있는 공산주의가 되였다.

 

 “그대들, 그럼 석별의 연회가 시작되겠습니다. 리별주의 첫잔은 우리 목단강민족사범학원 78급 조문반 반장 백일호가 제의하는게 어떻습니까? 동의하면 박수!”

 

 동창들이 일제히 박수를 친다. ‘앉으나 서나’ 강현수는 동창모임을 시작해서부터 끝나는 이 순간까지도 맡은 직책을 열심히 수행하느라 애를 쓰고 있었다.

 

 “나 보고 첫잔을 제의 하라구? 그러면 시키는 대로 해야지.”

 

 백일호는 긴 허리를 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가슴이 벅차 올랐다. 그는 이글이글 불타는 눈길로 동창들의 얼굴을 하나 하나 어루만지더니 천천히 입을 연다.

 

 “참으로 감회가 깊습니다. 우리는 25년만에 한자리에 모여 이틀이란 시간을 함께 보냈습니다. 그런데 이 이틀이 너무 길기도 하고 또 너무 짧았던것 같습니다.

 

 이십대 열혈 청년들이 4년이나 함께 딩굴면서 엮어냈던 그 무수한 이야기들을 잊지 못할 추억이란 긴 끈으로 한데 이어놓고 보니 그 끈은 너무 너무 길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또 헤여져서 오래도록 그리움에 설레이던 가슴들을 짧디 짧은 이틀 사이에 달래려고 하니 시간은 화살처럼 빨리도 흘러 아쉬움을 금할수가 없습니다.

 

 우리 모두 인생을 살아오면서 많은 일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흘러간 어제가 잊혀지지 않고 또 그래서 다가온 오늘이 소중해집니다.

 

 바로 그래서 우리의 만남은 다시 한번 목단강민족사범학원 78년급 조문반 동창생들이란 이 끈끈한 정을 만져보면서 돈독히 다져가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안 그렇습니까? 동창생 여러분!

 

 자, 우리 교수님께서 오래 오래 장수하시기를 축원하고 동창생들마다 가정이 화목하고 자녀들 모두가  출세하길 바라며, 우리 함께 어깨겯고 밝은 모습으로 힘차게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하여 건배!”

 

 건배!

 

 건배!!

 

 동창들은 백일호의 제의에 따라 건배 삼창을 웨치며 일제히 잔을 들었다. 김만융교수도 와인 한잔을 몽땅 비웠다.

 

 “그런데 우리 한가지 여기서 토론할 일이 있어요.”

 

 이번 동창모임에서 녀동창들 중에서는 제일 활약적이고 열성분자였던 안송옥이가 입을 연다.

 

 “무슨 토론 또 있어?”

 

 “다음 동창모임은 언제 어디서 한다는걸 여기서 결정지어야지요.”

 

 “그말 옳다. 우리도 그 생각을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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