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뉴스 전문 매체 CNA(Channel NewsAsia)가 제작한 다큐멘터리《Inside Unit 731: Japan’s Secret Human Experiments(731부대의 실체: 일본의 비밀 인체실험)》가 아시아 각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전쟁이 끝난 지 80여 년이 지났지만, 왜 사람들은 다시 731부대를 이야기하는가.
그 리유는 단순하다.
과거의 상처가 아직 완전히 치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력사를 기억하는 것은 과거에 머무르기 위해서가 아니다.
진실을 직시하고, 인간의 존엄과 평화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다.
731부대는 일본 제국주의와 군국주의 체제 아래 운영된 세균전 연구기관이었다. 중국 동북지역을 중심으로 중국인뿐 아니라 조선인, 러시아인, 몽골인 등 수많은 사람들이 이른바 ’마루타’라는 이름 아래 생체 실험의 대상이 되였다. 동상 실험, 세균 감염, 생체 해부, 독가스 실험…. 인간의 존엄성을 철저히 부정한 범죄가 조직적으로 자행됐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더 이상 의혹이나 추정이 아니다.
CNA 다큐멘터리에 앞서 중국은 여러 차례에 걸쳐 731부대 관련 사료와 증언을 공개하며 력사적 진실을 지속적으로 규명해 왔다. 다큐멘터리와 영화 등 다양한 형식을 통해 731부대의 실상을 국내외에 알려왔으며, 지난해에는 전 731부대원 쿠루미자와 마사쿠니의 83분 분량 증언 영상도 공개했다.
그들은 영상에서 자신이 직접 인체 해부에 참여했으며 약 300여 명이 해부되었다고 증언했다. 또한 실험 대상에는 중국인뿐 아니라 조선인, 몽골인, 러시아인도 포함되어 있었고, 희생자가 사망하면 언제든 대체할 수 있도록 수십 명의 ‘마루타’를 상시 구금했다고 밝혔다.
이는 피해자들의 기억만이 아니다.
수많은 희생자들이 겪은 비극을, 가해자 스스로 증언한 력사적 기록이다.
그래서 731부대의 력사는 어느 한 나라만의 기억으로 남을 수 없다. 그것은 아시아가 함께 기억하고, 인류가 함께 성찰해야 할 력사이기 때문이다.
CNA 다큐멘터리는 전쟁 이후의 이야기도 조명한다. 관련 자료가 조직적으로 폐기되고, 일부 책임자들이 충분한 처벌을 받지 않은 채 사회로 복귀한 과정, 그리고 냉전 속에서 진실이 오랫동안 가려졌던 력사적 배경까지 함께 비춘다.
어쩌면 그래서일 것이다.
다큐멘터리가 공개된 뒤 세계 각국의 시청자들은 국적과 언어를 넘어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전 세계가 이 력사를 알아야 한다.”
“불편한 력사일수록 외면해서는 안 된다.”
“같은 비극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전 세계가 그들의 전쟁 범죄를 알아야 한다! 더 이상 부인할 수 없다!
CNA가 드디어 아시아 력사의 이처럼 고통스러운 부분을 다뤄줘서 너무 기쁩니다!
중국인, 한국인, 동남아시아인, 그리고 련합군 포로들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른 자들이 결국 보호받고 보상까지 받았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가해자들이 스스로 죄를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공개적으로 그들의 범죄를 부인하고 옹호했다는 점입니다.
일본인들은 늘 우리 중국인들이 력사를 잊지 못하고 "증오 교육"을 조장한다고 비난합니다. 하지만 사실 우리는 그저 아이들에게 실제로 일어난 일을 가르칠 뿐입니다. 우리에게는 희생자들을 대신해 용서할 권리가 없습니다. 일본은 오늘날까지도 자신들의 범죄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남경 대학살을 부인하고, 수많은 "위안부"들이 보상도 받지 못한 채 죽어가고 있으며, 일본 정부는 여전히 교과서에서 자신들의 만행을 미화하고 있고, 정치인들은 여전히 야스쿠니 신사에 가서 제2차 세계 대전 전범들에게 참배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인들이 어떻게 역사를 잊고 넘어갈 수 있겠습니까?
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주신 CNA에 감사드립니다! 731 사건은 중국 밖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건입니다. 저도 작년에 731 사건을 추모하는 뉴스를 보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겁니다. 731 사건, 남경 대학살 등과 같은 다큐멘터리를 보고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가장 답답한 것은 대부분의 전범들이 처벌받지 않고 풀려났으며, 일본은 과거 자신들의 만행을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심지어 력사책에서도 이 끔찍한 범죄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누리꾼들도 력사를 기억하는 리유는 과거에 머물기 위해서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것은 미래를 지키기 위해서다.
최근 이재명 한국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일본 기자의 질문에 답하면서 향후 한일관계의 발전 방향에 대해 안보적·경제적 필요에 따른 실용적 협력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협력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정서적 기반'이 선행되여야 함을 분명히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시 한·일 간 과거사 문제를 ‘주먹질’에 비유하면서 "분명히 주먹질해서 내가 맞았는데, 눈도 터지고 치료비도 내고 일도 못 했는데, ‘친하게 지내자’고 한다면 완전한 협력이 가능하겠나""‘내가 전에 때려서 미안하다. 다시는 안 때릴게’라고 해야 진짜 친구가 되지 않겠나. 이게 내 생각이 아니고 대한민국 국민들 바닥에 있는 마음이다"라고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발언이 한국 사회에서 큰 공감을 얻은 리유 역시 여기에 있다.
력사 문제는 단순한 외교 현안이 아니다.
그것은 기억의 문제이고, 신뢰의 문제이며, 미래 세대에게 어떤 가치를 남길 것인가의 문제이다.
진정한 화해는 망각 위에서 이루어질 수 없다.
독일이 과거를 직시하며 유럽의 신뢰를 얻었듯이, 력사를 인정하고 책임을 성찰하는 용기야말로 평화와 화해의 출발점이다.
731부대의 력사는 특정 국가만의 기억이 아니다.
그곳에는 중국인의 고통이 있었고, 조선인의 희생이 있었으며, 인류 보편의 존엄성이 짓밟힌 비극이 있었다.
그래서 중국과 한국은 물론, 아시아와 국제사회가 함께 기억해야 한다.
기억은 복수를 위한 것이 아니다.
기억은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약속이며, 같은 비극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우리가 진실을 마주하고 기억할 때, 력사는 비로소 미래를 향한 경고가 되고, 평화는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
출처: 중국국제방송
편집: 장성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