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부리에는 관광객들에게 더 좋은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눈을 동반자로 삼아 두 손으로 빙설세계를 ‘조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바로 제설사 즉 ‘빙설의 마법사’로 불리는 이들다.
새벽 두시 야부리의 기온은 령하 15℃ 이하로 떨어졌다. 찬바람에 실린 눈송이가 얼굴을 찌르며 내리쳤다. 제설기의 굉음이 산과 들의 고요함을 깨뜨리는 가운데 왕법민(王法民)씨와 팀원들의 모습은 눈 보라 속에 휩쓸려 사라졌다. 바람이 어느 방향으로 불고 눈이 어디에 쌓이는지 여부는 오로지 그들의 눈과 귀에 달려 있었다.
10년 경력을 가진 ‘빙설의 마법사’들은 올해 전례없는 도전에 직면했다. 지속적인 기온 상승이 스키장의 조기 개장 계획과 맞물려 제설 기간이 거의 10일 단축되였다. 현재 제설기 전부가 운영 중이며 10명의 제설사도 2교대 근무로 휴식없이 돌아가고있다. 시간과의 ‘제설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올해 스키장에 새로 도입된 제설기가 강력한 조력자 역할을 하여 제설량이 두 배로 증가했으며 생산된 눈의 질은 가루처럼 섬세했다. 그러나 이 새로운 조력자는 불순물에 막히면 즉시 처리해야 하는 ‘세라믹 심장’을 가지고 있다. 순찰 중 한대의 제설기가 갑자기 ‘파업’하는 위급한 상황이 순식간에 발생했다.
점검을 완료하자 날이 밝아졌다. 휴식 없이 일하던 제설사들은 K90 스키 점프장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야부리에서 가장 급경사인 전문 슬로프로 거의 수직에 가까운 경사면이 마치 ‘빙설 절벽’과 같아 제설 작업에 상당한 난제로 다가왔다.
현재 야부리 바이애슬론 전용 경기장은 첫 번째 ‘검사관’을 맞이했으며 각지의 선수들이 이곳에서 동계 올림픽을 대비해 훈련하고 있다. 왕법민 씨는 매일 두번씩 이 경기장을 방문하여 선수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적시에 제설 매개변수를 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