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흑룡강성 흥개호가 철새들의 ‘이주’ 절정기를 맞았다. 대량의 철새들이 이곳에 모여 에너지를 보충하고 있다. 흥개호반은 ‘이주’ 철새들의 ‘주유소’가 되고 있을 뿐만아니라 29년 동안 이어져 온 인류와 조류의 감동적인 약속의 장이 되고 있다.
이른 아침, 옅은 안개가 흥개호를 감싸고 있어 늦가을의 싸늘함이 여전했지만 보호구 과학연구홍보교육센터(科研宣教中心)의 직원이 벌써 호수가에 쭈크리고 앉아 6마리 기러기에게 조심스레 위성 추적기를 달아주고 있었다.
이곳에 집결한 철새는 기러기류가 주를 이루며 하루 평균 10만마리 정도 관측되고 있다. 장기간의 야외 관찰로 직원들은 비행 자세만으로도 새의 종류를 분별할 수 있는 '예리한 눈'을 련마했다. 흥개호국가급자연보호구는 동북아 철새들의 가장 중요한 이동 통로로 매년 봄가을 이곳을 거쳐 가는 철새는 200만 마리 정도인데 그중에는 황새, 흰두루미 같은 희귀조류도 포함돼 있다.
카메라에 담긴 생동감 넘치는 장면 속에는 29년을 이어온 조류 보호자의 간절함과 굳건함이 숨어있다. 멸종 위기 조류를 구하기 위해 류화금(刘化金) 씨는 팀을 이끌고 습지에 355개의 인공 둥지를 설치했다. 벌레에 물리거나 나무가지에 긁히는 것은 일상이였다. 가장 위험했던 순간은 3m 높이의 갈대밭에서 길을 잃어 해질 무렵까지 헤매다가 겨우 호수가를 찾아 위험을 벗어났던 그때였다고 류화금 씨는 말한다.
오늘날 흥개호는 이미 희귀 조류의 야생번식지로 자리매김했다. 황새의 경우 과거 15마리에서 238마리로 늘었고 흰두루미는 60마리에서 106마리로 증가했다.
류화금씨가 마지막 한무리 철새들이 남쪽으로 날아가는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이는 늦가을과의 작별이자 래년 봄 '철새와의 약속'이기도 하다. 인간과 조류가 공생하는 따뜻한 사랑 이야기는 이 습지에서 계속 써내려 가게 될 것이다.
출처:극광뉴스
편역:김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