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이 가속 페달을 밟고 급회전하다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자 바퀴와 빙판의 격렬한 마찰로 눈발이 사방으로 흩어진다. 차량 한 대가 얼어붙은 흑룡강 강 위에서 '분노의 질주'를 재연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흑룡강성 흑하(黑河)시는 날씨가 추워질수록 더욱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독특한 자연조건을 바탕으로 혹한 지역 차량 테스트 산업을 적극 발전시켜 빙설 경제 발전의 새로운 트랙으로 부상한 까닭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흑하시 거리에는 독특한 도색을 한 '특별한' 차량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차량들은 겨울철 흑하시 거리의 특별한 풍경을 만들고 있다.
오후 3시쯤 해질 무렵이 되자 상해GM우링(SGMW)의 겨울철 표준 차량 테스트 인솔자인 왕륙양(王陸陽)이 테스트 차량을 타고 도로를 주행했다. 그는 주행 중 계기판의 데이터를 꼼꼼히 살피며 차량 상태를 체크했다.
"모든 차량은 출시 전 일련의 성능 최적화 테스트를 거칩니다. 겨울철 흑하시는 극한의 추위 속에서 차량을 테스트하기에 리상적인 장소입니다." 왕륙양의 말이다.
흑룡강 홍하곡(紅河谷)자동차테스트회사는 현지 최대 규모의 자동차 테스트 업체다.
조흠굉(趙鑫宏) 홍하곡 사장은 "현재 10여 개의 혹한 지역 자동차 테스트 기지를 보유해 수십 개의 혹한 지역 자동차 테스트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다"면서 "현재 국내외 100여 개 완성차, 부품 생산업체, 연구기관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이 작은 도시의 인기는 더욱 높아진다.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흑하시의 주요 테스트 기지에는 국내외 유명 자동차 기업이 모여든다. 각지에서 온 차량 테스트 직원들은 이 시기가 되면 여지없이 흑하시에 모여 매년 한 차례씩 혹한 지역 차량 테스트를 진행한다.
흑하시 소오사력(小烏斯力)촌 관계자는 "예전엔 겨울 농한기에 접어들면 마을 주민들이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거나 외지로 일하러 가 마을이 아주 조용했는데 최근엔 차량 테스트 시즌이 되면 마을이 시끌벅적하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마을 주민들은 테스트 기지 정비·청소 등 일을 하면서 '집 앞' 취업을 실현해 돈을 벌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3일 기준, 2024~2025 동계 차량 테스트 기간 중 혹한 지역 차량 테스트를 위해 흑하시를 찾은 자동차 기업은 88개에 달했으며 테스트를 거친 차량은 총 1천823대, 관련 인원은 2천258명으로 집계됐다.
흑하시는 혹한 지역 차량 테스트 경제의 고품질 발전을 촉진하고 차량 테스트 부대설비 건설을 위한 페쇄 자율주행 테스트 기지 건설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량방향 3.2㎞ L4(지정 구역 자율주행) 스마트 네트워크 테스트 도로 건설을 완료했으며 시 전역에 570개의 충전소를 구축했다.
그밖에 사계절 저온 테스트장 및 신에너지 태양광발전 프로젝트는 지난해 6월 착공, 오는 5월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로써 흑하시의 혹한 지역 차량 테스트는 겨울에만 한정적으로 진행하는 한계를 깨고 사계절 테스트를 실현할 방침이다.
류흥명(劉興明) 흑하시 공업정보화국 부국장은 현재 흑하시가 중국 자동차 혹한 지역 차량 테스트의 주요 기지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프라 강화, 서비스 보장 능력 향상, 디지털 프로젝트 건설 추진 등 조치를 통해 혹한 지역 차량 테스트 산업의 고품질 발전 촉진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출처: 신화망 한국어판
편집: 장성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