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文 ·English ·Партнеры ·
 
전체기사  |  흑룡강  |  정치  |  경제  |  사회  |  동포사회  |  국제  |  진달래 작가방  |  톱 기사  |  사설·칼럼  |  기획·특집 PDF 지면보기 | 흑룡강신문 구독신청
您当前的位置 : 조선어 > 교육
꽃을 가꾸며 살아가는 인생
//hljxinwen.dbw.cn  2024-12-09 15:16:00

 

     만물이 소생하는 생기발랄한 봄이 돌아왔다. 찬연한 해볕이 대지를 따뜻하게 굽자 겨우내 얼어붙었던 대지가 기지개를 켜며 페가 동동 부어나도록 시원한 공기를 한껏 들이킨다.

  눈부신 해살이 운동장을 따뜻하게 비춘다. 겨우내 하얀 눈으로 덮여있던 운동장이 푸른 잔디를 드러내며 생기를 돋군다. 운동장 주위에 초병마냥 우뚝 서서 학교를 수호하는 백양나무들이 봄날의 물기를 머금고 어느새 파란색을 띠기 시작한다. 꽁꽁 닫아걸었던 교실창문들이 열리며 시원한 공기가 교실로 새여들어온다. 산들산들 봄바람을 타고 들어온 공기가 애들의 얼굴을 살살 간지럽히자 애들은 생글생글 웃음꽃을 피운다.

       봄은 신기하기만 하다. 봄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주고 희망을 안겨주며 무한한 환희를 느끼게 한다.

  아이들은 별로 우습지도 않은 일에도 재미나다며 깔깔 웃어댄다. 나는 저도 몰래 아이들과 한덩어리가 되여 웃었다. 상쾌한 웃음소리에 교실은 삽시에 환락으로 끓어번진다. 창문턱에 주런히 놓여있는 화분들이 아이들의 기분에 감염되였는지 울긋불긋한 아름다운 모습을 한껏 더 뽐내는 것 같다. 봄을 감상하고 봄날의 즐거움을 만끽하노라니 저도 몰래 교원으로 된 긍지감으로 가슴이 부풀어오른다.

  “선생님, 진달래꽃이 피였어요! 이 분홍꽃잎 보세요!”

  “선생님, 진달래꽃에서 향기가 풍겨요.”

  “삼각매화도 피였어요.”

  애들은 코를 벌름거리며 향긋한 꽃향기를 맡으며 희희닥거린다.

  “그래요. 봄이 찾아오니 꽃들이 피여나네요. 꽃들이 참 이쁘죠. 그런데 선생님의 눈에는 학생친구들의 얼굴에 피여난 꽃들이 더 아름답게 보이네요.”

  “네. 우리 얼굴에 꽃들이 피였다구요.”

  애들은 신기하고 의아스럽다는듯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꽃을 찾기에 여념이 없다.

  “그렇죠. 봉선화, 코스모스, 해바라기, 국화, 백일홍, 모란꽃… 꽃들이 많기도 하네요.”

  나의 말에 애들은 미나는 봉선화라는둥, 초롱이는 초롱꽃이라는둥, 혜연이는 코스모스라는둥 하면서 오구작작 떠들어댄다.

  그런데 갑자기 화순이가 나의 얼굴을 살펴보며 환성을 질렀다.

  “선생님, 저는 선생님 얼굴에서 꽃을 보았어요.”

  “그래요.”

  “네, 해바라기꽃, 선생님은 엄마해바라기꽃이래요. 우리는 애기해바라기꽃!”

  “맞아요. 해바라기꽃, 라라라라, 선생님은 엄마해바리꽃,우리는 애기해바라기꽃!”

  애들은 좋다고 절로 곡에 맞추어 해바리꽃 노래를 불러댔다.

  나는 애들의 얼굴에 활짝 피여난 꽃을 바라보면서 꽃이름을 하나하나 익혀갔다.

  언제나 얼굴에 환한 웃음을 피우고 학습도 잘하고 품행도 바른 미나는 나팔꽃이다. 그런데 성격이 나약한 미나에게는 버팀대를 타고 올라가는 나팔꽃처럼 옆에서 잘 부추겨주어야 한다.  친구들을 도와 청소도 잘하고 뽈도 잘 차고 달리기도 잘하는 민우는 찬바람을 무릅쓰고 늦가을까지 꽃을 피우는 코스모스이다. 비록 강인한 성격을 가진 코스모스이지만 강한 바람에 쓰러지지 않도록 북을 잘 돋구어주어야 한다.

  발가스레한 얼굴에 시도 때도 없이 웃음꽃을 남실남실 피우는 선영이는 톡하고 손을 대면 터질것만 같은 봉선화꽃이다. 상처를 입기 십상인 봉선화에게는 수시로 물도 주고 비료도 주어야 한다. 남을 톡톡 쏘아주기 좋아하고 주대가 바른 봉순이는 아름다운 꽃속에 가시를 감추고 있는 장미꽃이다. 가시를 다듬어주어야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사이좋게 지낼 수 있다.

  백일홍같은 경수, 키꺽다리 련꽃같은 경애, 군자란같은 창선, 나리꽃같은 명란…

  꽃들마다 요구하는 수분, 토질, 영양성분이 부동하다. 이삼일에 한번 물을 주어야 하는 꽃이 있는가 하면 두주일에 한번 물을 주어야 하는 꽃이 있고 린비료를 수요하는 꽃이 있는가 하면 산성비료를 수요하는 꽃이 있으며 소나무잎같은 것을 섞은 성기고 부드러운 흙을 수요하는 꽃이 있는가 하면 모래나 석탄재같은 것을 섞은 흙을 수요하는 꽃이 있다. 그리고 무성한 잎을 따주고 무성한 가지를 전지해주어야 하는 꽃들도 있다.  각이한 성격을 가진 꽃들이 어쩌면 매일 부동하게 어루만지며 키워가는 나의 사랑하는 애들 같다. 꾸지람보다 칭찬을 더 해주어야 하는 마음이 약한 준걸이, 나의 시야에서 한시라도 떨어지면 안되는 까불이 영민이, 학습, 웅변, 미술 등 여러가지 면에서 모두 우수하지만 체육이 차한 리연이… 부동하게 물도 주고 비료도 주고 곁가지도 따주면서 얼굴을 살살 어루만져주고 어깨를 톡톡 다독여주고 잔등을 툭툭 쳐주기도 해야 하는 우리 애들이다.

  이렇게 보니 내가 꽃을 가꾸고 꽃밭에 묻혀 살고 꽃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꽃처럼 예쁜 아이들 속에서 지쳐가는 줄 모르며 웃고 떠들고 환락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꽃같은 나이에 교단에 올라 다른 유혹에 흔들리기도 하고 사소한 고민에 모대기도 하고 삶에 지쳐보기도 하였지만 오늘까지 걸어오며 주위에 꽃밭을 가꾸어온 것은 아이들의 해빛처럼 밝은 얼굴, 천진한 말 한마디, 애고사리같은 따뜻한 손에서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애들에게 감동을 가르키고 감동을 주고 감동을 받고 사랑을 받기만 하던데로부터 사랑을 배우고 사랑을 가르치고 사랑을 주면서 교육사업을 사랑하며 걸어온 것이다. 애들의 기쁨과 즐거움에 알록달록한 고무풍선이 마음에서 떠오르고 애들이 거둔 자그마한 성적에도 내 머리 우엔 아름다운 칠색무지개가 그려지고 애들의 참새같은 지저귐소리에 울긋불긋한 꽃밭이 펼쳐진다.

       오늘도 나는 꽃밭에 서있다. 오늘의 꽃밭에는 56송이의 꽃들이 울긋불긋 피여있다. 형제민족 어린이들에게 우리 민족의 문화와 민속, 풍속, 례절을 가르치며 민족의 긍지와 자호감을 느껴본다. 김밥, 순대, 송편, 찰떡, 엿, 배추김치, 무우김치, 오이절임… 완연한 꽃밭이다. 점심마다 애들과 함께 우리 민족의 음식으로 잔치를 열어간다. 우리 민족의 전통복장 한복에 대해 소개하고 입는 방법을 가르친다. 처음 한복을 입어보는 애들은 신기해하며 사진을 찍어 집에 가서 부모들에게 보여드리겠다며 입이 함박만해진다.

  오늘 나의 꽃밭에는 어제날 키워보지 못한 모란꽃이 활짝 피여난다.

  화분통에서 피여나는 꽃들도 매일 들여다보며 꽃들이 정말 곱게 피고 잘 자란다고 칭찬을 하면 꽃들도 신이 나서 더 아름답게 앞다투어 피여난다고 한다. 나는 매일 나의 꽃밭의 꽃들에 물도 주고 비료도 주고 가지도 쳐주고 어루만져주기도 하면서 꽃밭을 아름답게 가꾸어가야겠다. 56송이 꽃들이 만발한 아름다운 꽃밭이 눈앞에 그려진다.

  글쓴이: 심양시소가툰구조선족중심소학교 백용숙

· 꽃을 가꾸며 살아가는 인생
· ‘2024년도 중국 미디어 10대 류행어’ 발표
· 9개 부문, 가정폭력의 증거 기준 명확히 해!
· 1분만에 600℃ 급상승! 소방관 비상알림→
· 경계! 이런 ‘우표’ 절대 만지지 말아야!
· '중국 관광'의 매력 지속 발산...비자 면제 확대로 외국인 관광객 급증
·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중국 호남성 경제대표단 면담
· 할빈, 채빙축제·빙설대세계 앞두고 '드론 조명쇼' 펼쳐져
· 2024년 할빈시조선족새해맞이 친목행사 열려
· 원시삼림 속에서 빙설동화세계 체험
회사소개   |   신문구독   |   광고안내   |   제휴안내   |    기사제보    |   편집기자채용   |   저작권규약
주소: 중국 흑룡강성 할빈시 남강구 한수로 333호(中国 黑龙江省 哈尔滨市 南岗区 汉水路333号)
Tel:+86-451-87116814 | 广播电视节目制作经营许可证:黑字第00087号
(黑ICP备10202397号) | Copyright@hljxinwen.cn.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