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를 시작한 지가 어제인 것 같은데 벌써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 그동안의 학습정황을 점검하기 위한 학기중간시험이 요즘 많은 학교들에서 펼쳐졌고 따라서 시험성적을 둘러싼 얘기가 많다.

　　휴대폰만 보면서 공부에 노력하지 않았다는 둥, 갑자기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더니만 성적이 미끄럼질했다는 둥, 맨날 책을 펴놓고 있는 데 비하면 성적부진이라는 둥… 집집이 엄마들의 꾸중으로 마음이 시끄럽다. 기실 가장 속상한 사람은 학생 본인일 텐데 말이다.

　　공부를 하는 자녀에게 너무 중간시험, 기말시험을 거론하고 또 중점고중, 대학교만을 향해 고삐를 당기라고 닥달하는 것은 어찌 보면 역작용을 일으키는 것 같다. 소학교에 입학할 때부터 공부는 왜 해야 하고 또 열심히 해야 하는가를 아이의 눈높이에서 제대로 된 설명 한번 해주지는 않고 그저 공부해라, 공부해라 명령과 닥달만 하니 아이들은 공부의 목적, 의의, 희망 같은 걸 생각해보지도 않고 그저 피동적으로 부모의 의도 대로 움직이고 커가게 된다. 그래서 부모의 소원 대로 열심히 해 중점고중에 붙었는데 거기서 또 공부, 공부 하니까 시들해지고 끝도 없이 들이대는 강요에 숨막혀한다. 대학교에 가서도 마찬가지이다. 전공도 부모의 의견에 좇아 선택하고서는 적성에 맞지 않아 방황하고 어영부영 대학생활을 마치고 실력을 갖추지 못한 채 어정쩡하게 사회에 나서기도 한다.

　　공부를 함에 있어서 장원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부가 자기의 꿈을 실현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경로라는 인식을 제대로 갖추도록 하고 인생 전반에 바탕으로 되게끔 생활방식으로 자리잡게 해야 한다. 어느 학기 중간시험이나 기말시험에 1등을 하고 중점고중, 대학교에 입학하고 하는 것은 모두 과정의 한 점일 뿐이고 늘 세상에 대해 알고 배우면서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평생학습이 아니겠는가? 중점고중, 대학교에 입학했다 하여 그것이 인생의 종착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단지 하나의 중간역일 뿐이고 또 다른 출발선임을 명기해야 한다. 더 나아가서 공무원시험이나 편제내 직장시험에 합격해도 인생은 끝난 것이 아니라 거기서 또 다른 새로운 생활이 시작되는 것이다.

　　공부는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해야 하는 일과인 것이다. 배우려는 마음, 배우려는 열정과 참다운 태도만 갖춘다면 끝없이 배우면서 사람은 꼭 성장하게 된다. 그러니 너무 시작단계에서 성적만을 놓고 학생을 평가하지 말고 한두차례의 시험성적에 너무 집착할 필요가 없다.

　　물론 공부를 열심히 하고 성적이 잘 나오면 좋은 일이다. 또 입시에서도 발휘가 잘되여 소원 대로 좋은 학교에 진학하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결과에 집착하다 보면 과정을 홀시하게 되고 성적만 추구하면서 자녀의 심신건강 등 놓쳐버리는 것도 적지 않음을 명기해야 한다.

　　공부는 단계적 목표보다도 장원한 목표를 향해 차근차근 해나가야 하며 진정으로 실력을 쌓으면서 한걸음씩 착실하게 해야 한다.

　　출처:연변일보

　　편집:김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