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 회장
메기 이야기가 있다. 고요한 연못에 메기가 나타나야 붕어와 미꾸라지가 활발하게 움직여 연못이 깨끗해진다는 이야기다. 중한수교 30주년을 맞아 활발한 활동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한 한국인. 지난 8월 중국 외교부 초청으로 북경대 방문학자로 북경에 오면서 하루가 멀다하고 중국 언론에 등장하고 있다.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등 중국의 대표적인 중앙 언론은 물론 상하이미디어그룹, 남방도시일보 등 지방언론들도 그를 인터뷰해 대서특필했다.
지금까지 한국인이 이렇게 중국 언론의 각광을 받은 적이 드물다. 신문과 잡지는 물론 TV 뉴스와 시사대담까지 거의 모든 중국 매체를 아우르고 있다. 심지어 인민일보 인터넷판인 인민망은 지난 11월 19일 권 회장을 최고의 중한 관계 전문가로 극찬했다.
본지는 최근 권 회장과 수차례 전화 인터뷰를 해 중한 관계에 대한 그의 생각과 구상을 들어봤다.
권기식 회장은 한국 현대사와 궤를 같이하는 이력을 지닌 인물이다. 10살 때는 대구로 이사해 2년여간 학업을 중단하고 넝마주이를 했고, 20대 초반에는 경북대에서 학생운동을 했다. 인천일보를 거쳐 한겨레신문으로 간 그는 의정부 법조비리 사건을 특종보도하는 등 민완기자로 이름을 날리다 1998년 2월 김대중 대통령의 발탁으로 청와대에 들어가 장성민 현 윤석열 대통령실 정책조정비서관과 함께 국정상황실을 만들고 정치정보를 총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도 호형호제하는 사이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2002년 대선에서 요직인 후보 비서실 부실장을 맡았다. 그리고 2004년 총선에 출마했으나, 아깝게 락선을 하고 다시 언론과 학계로 돌아왔다. 여기까지 보면 정치운이 없는 평범한 정치권 인사의 스토리다.
그런데 권 회장이 지난 2016년 6월 한중 관계의 전도사가 되겠다고 선언한 뒤 한중도시우호협회를 설립했다. 당시만 해도 한국은 사드 배치 문제로 시끄러울 때였다. 그는 '행동하는 량심'을 주창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 출신답게 사드 반대운동의 전면에 나섰다.
그러나 당시만해도 권 회장은 중국에 크게 알려진 인사가 아니었다. 그렇고 그런 한중 단체의 대표일 뿐이었다. 그런 그가 지난 2017년 11월 중국 외교부의 초청으로 청화대 방문학자로 북경을 다녀간 뒤 중국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는 2018년 중국국제우호련락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한중 민간 고위급 전략대회를 개최했다. 한국의 예비역 장성과 국정원 전직 국장 등을 중국 인민해방군 장군들과 대화하는 자리를 만든 것이다.
그래서인지 중국의 정부 기관과 언론은 권 회장을 최고의 한중 교류 전문가로 인정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대구에서 개최된 한중 우호 도시포럼에 산서성 람불안 성장이 직접 참여해 연설한 것이나 인민망이 그를 최고의 한중 관계 전문가로 보도한 것은 그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지난달 12일에는 한중일 환경포럼에 초청돼 한국 대표로 연설한 것도 그의 중국내 립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최근 주북경 한국특파원들 사이에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의 중국 언론 로출 빈도가 주중 한국대사를 앞지른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그는 평소 '한중 관계의 다리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제가 놓은 한중 교류의 다리를 건너 비즈니스도 하고 공부도 하고 친구도 만들어 한중 우호가 자손만대에 이어지게 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권 회장이 꿈꾸는 튼튼한 한중 교류의 큰 다리가 우뚝서는 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