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속의 강변문화는 한 시대 문명정도를 나타내는 거울이다. 대형 건축물 못잖게 강줄기 따라 쌓았다 허물었다를 반복하며 구축한 땜과 뚝에는 사회발전의 기술력과 예술력이 고스란히 담겨져있다. 고대로마를 관통한 티버강이 아치형 수도교와 카라칼라 같은 대중목욕시설문화를 만들어냈다면 중국의 도강언(都江堰)은 민강(岷江)의 거센 물란리를 막고 농업용 관개수를 해결한 총명재질를 자랑한다. 건국 후 황하, 장강을 다스리며 창출한 강변레저문화는 더 휘황찬란하여 전국의 수많은 도시들에서 본받아 거창한 강변건설붐을 일으켰다.현재 우리 연길시도 그 거세찬 훈풍을 타고 파격적인 부르하통하 개조 공사를 한창 벌려놓은 상태이다.
부르하통하 력사는 유구하다. 활등모양새로 시가지복판을 느슨하게 감싸안고 도는 강물은 일찍 무성한 버들방천에 발목이 잡혔던지 큰 소용돌이 없이 그냥 조용히 은띠를 풀어헤치며 흘렀다. 백년 전 사진자료를 보면 연평교(延平桥)란 명칭을 단 목조다리가 놓일 때까지 강 량안에는 일부 낮다란 둔덕이 보일락 말락 있었다가 30년대 콩크리트다리를 놓으면서 교두 량쪽에 비로소 제방뚝이 생겨났다. 해방 후 50년대 정부에서 홍수방지대책을 강구하여 부르하통하 기슭에 2천여메터의 제방뚝을 구축했는데 대부분 철사망을 씌워 비스듬히 쌓아올린 돌무지형태였다. 지난 65년도 부르하통하에 큰물이 범람한 적 있었다. 련속 보름 가까이 내린 비가 시커먼 홍수로 변하면서 강기슭을 뭉청뭉청 뜯어갔고 거리는 대번 침수가 생겨 아수라장이 됐다. 당시 홍수방지설계 기준이 낮고 시공 질이 차한 데 이어 제방뚝 구간마저 련결되지 않아 피해가 더 컸다. 교훈을 얻은 정부에서 그해 가을 제방뚝 보수작업을 개시하기 앞서 석공들에 대해 기술강습반을 조직한 다음 현장 질 감독관리를 잘 틀어쥐는 방안을 세워놓고 시공에 임했다. 드디여 직선 높이 3메터, 웃면 너비 3메터인 두터운 강뚝보강공사를 원만히 끝마쳤다. 그맘때 대다수 시민들은 부르하통하를 빨래터, 놀이터, 목욕터로 많이 활용했다. 여름철 땡볕에 금방 씻은 빨래를 둥글넙적한 바위돌 우에 널어놓고 삼삼오오 너스레 떠는 여유로움도 그 시절에만 볼 수 있었던 아름다운 풍경선이였다.
오랜 세월 사람들의 머리속에 각인된 강뚝에 대한 인식은 단지 홍수막이 공능에만 치우쳐있었을 뿐 쌓아올린 구조물을 통해 어떻게 또 다른 문화이미지를 도출할 것인가 하는 진정한 창의적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90년대말에 이르러 연길시는 건축물의 형태 다양화, 지능화, 인성화에 눈을 뜨면서부터 과거 근근히 홍수방지용으로 구축하던 강뚝 구조물과 공능이 다양한 문화환경의 융합을 위한 노력에 힘을 들이기 시작했다. 근 10년이란 품을 들여 물곬을 훑어내는 기초공사로부터 유보도바닥재를 펴는 막바지작업까지 7.32평방키로메터 면적의 토공량을 소화시켜 비로소 그린벨트, 친수플래폼, 오락레저를 일체화한 첫 종합성 수리풍경구가 완성되였다. 시민들은 진흙모래 뒤엉켜붙어 질척거리던 강뚝길이 이처럼 멋들어지게 개변된 걸 보고 너무 희한해서 출퇴근은 물론 휴식일에도 강변을 찾아 흔상하며 즐기기를 원했다. 하지만 사실 처음 해본 공사인 까닭에 여의치 않은 하자가 한두곳이 아니였다. 게다가 십여년이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바닥재가 낡고 파손된 구간이 늘어나 개조공사가 불가피해졌다.
이런 시점에서 현유의 강 량안을 좀더 시대적 맥박이 뛰는 친환경, 친록색 휴먼스케일로 바꿔야 할 과업이 새로 제기되였다. 금년에 3.78억원을 투입하여 파헤친 부르하통하 승격개조는 수리정비공사와 경관벨트공사 두가지가 망라된다. 효과도를 살펴보면 대략 세가지 특점이 있다. 첫째, 언제의 견고성이 현저히 보강되였다. 홍수방지에 취약한 구역은 뚝을 높이는 한편 경관옹벽을 쳐서 제방을 두텁게 만들었다. 경사면은 벌집모양의 생태보강기술을 적용하여 홍수방지표준을 워낙 50년 일우에서 100년 일우 수준으로 끌어올려 시민들의 생명, 재산 안전을 지켜줄 튼튼한 방어선을 구축할 예정이다. 둘째, 친민성이 뚜렷이 제고되였다. 연천교부터 연동교까지 9.5킬로메터 구간에 워낙 끊어진 인도를 련결시키고 자전거코스 등을 증설하여 시민들이 운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전망이다. 동시에 록색광장, 주차장, 공공화장실을 제공하여 이왕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인성화에 더 가깝게 접근하기에 힘썼다. 셋째, 립체감과 곡선미가 한데 어울려 멋진 분위기를 살려냈다. 아름다운 음악선률에 맞춰 춤추듯 뿜어올리는 분수도 경쾌롭겠지만 땜에서 물마루를 이루며 쏟아지는 폭포소리 또한 산책의 느낌을 환상세계에로 떠밀어준다. 더우기 광석촌구간의 땜비탈은 고기비늘형태를 닮아 낮이면 새하얀 물살이 해빛에 아롱져 눈부시고 밤이면 별무리들이 내려앉아 뛰노는 황홀함을 연출하게 된다.
‘사람은 도시를 만들고 도시는 사람을 만든다.’ 력대로 굳어진 치수개념을 수상공원으로 업그레이드한 부르하통하는 이제 곧 시민들에게 즐거운 휴식터로, 연길 관광명소로 거듭나게 된다. 미적 향수에 흠뻑 젖어 싱글벙글 웃는 시민들의 얼굴을 그려보노라니 저도 몰래 마음이 흐뭇해진다.
출처: 연변일보
편집: 장성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