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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안개 흐르는 태양도(6)
http://hljxinwen.dbw.cn   2009-06-26 15:48:24
 
 
 
 
 

 

 

 “너의 아버지, 어머니랑은 지금 여기 태양도에서 옛날 대학동창파티를 가지고 있네라. 그래서 간밤에도 밤늦도록 모여 놀다보니 너의 어머니는 아마 지금쯤 한창 꿈나라에서 헤맬거다. 알겠다. 내가 전해주마!...”

 

 아들과 통화를 마친 백일호는 기쁨으로 하여 가슴이 뿌듯했다.

 

 시계를 보니 아침 5시 40분이였다. 백일호는 창문카텐을 열고 창밖을 내다보았다.    

 

 바깥은 어제 아침과 꼭 같이 안개가 자욱했다. 마치도 보얀 띠같이 길게 퍼지는 안개는 강에서부터 기여 올라 숲속의 나무들을 칭칭 휘감으며 구름처럼 뭉게뭉게 피여오르고 있었다. 그런 안개속에 한 사람의 체구가 보일랑 말랑 숨박곡질하고 있었다. 백일호가 찬찬히 눈여겨보니 오늘도 어제처럼 일찌기 기침하신 김만융교수였다. 흩어지는 안개속에 뒤짐을 지고 천천히 산책하는 로인의 체구는 어떤 때는 환히 보이고 어떤 때는 상반신만 보이고 또 어떤 때는 안개에 가리워 시뿌연 형태만 시야에 어슴푸레 안겨오고 있었다. 문득 백일호는 구름과 안개는 모두 물방울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땅을 딛고 사는 인간과의 접촉에 있어서는 머리우에 높이 있는 구름보다도 지척에 있는 안개가 가깝고 정답게 느껴지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개는 지척에서 맴도는만큼 사람의 투시거리와 안개의 형태, 변화에 따라 물체를 가리우며 요리조리 숨기기도 하고 또 가끔 환하게 드러내기도 하며 한껏 재롱을 부리는 요술쟁이와도 같다. 그런 장기는 밤이란 새까만 직통배기와도 많이 달라 훨씬 밝고 령활하고 신기하다. 그래서 안개는 너나없이 숨기려는 비밀과 그것을 밝히려는 공개를 두고 무등 애를 쓰는 인간의 심리 갈등과 잘 어울리는 존재라는 생각을 새삼스레 해보게 된다.

 

 백일호는 세수를 하고 호텔에서 밖으로 나왔다.

 

 “교수님 오늘도 일찍 하십니다.”

 

 백일호는 숲속을 거닐고 있는 김만융교수 곁으로 다가갔다. 백발 로인은 깊은 상념에 잠겨있었다.

 

 “교수님은 아까부터 무슨 생각을 그렇게 깊이 하십니까?”

 

 “아까부터라니? 그럼 자넨 날 오래 동안 주시한건가?”

 

 “예, 호텔에서 한참이나 내려다 보았습니다.”

 

 “난 지금 인간이 동물과 무엇이 다른가를 생각하고 있네.”

 

 “허허, 그럼 교수님 뵙기엔 무엇이 다릅니까?”

 

 “그 말은 내가 자네한테 물으려던 참이네.”

 

 “인간과 동물이라 참 어려운 질문이네요. 제가 보기엔 동물은 본능으로 살지만 인간은 본능도 있겠지만은 거기서 파생되여 많은 가공으로 삽니다. 대자연 그대로의 산과 벌이 동물들의 생존터전이라면 인간은 그곳에다 보습날을 대여 논과 밭도 일구고 집도 짓고 길도 만들며 살지 않겠습니까.”

 

 “그 다음엔 또?...”

 

 “동물들은 옷을 입을줄 모르지만 인간은 알몸을 감추려고 옷을 입습니다.”

 

 “허허허허...”

 

 백발로인이 턱을 쳐들고 통쾌하게 웃는다.

 

 “왜 웃으십니까?”

 

 “내가 방금 생각한것과 너무 신통해서 웃네.”

 

 “그럼 교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셨습니까?”

 

 “인간과 동물의 다른 점이라면 동물은 온 몸에 털이 있지만 인간은 머리와 남자들의 수염을 제외하곤 보이지 않는 곳에만 털이 있네. 보이지 않는다는것은 옷을 입었기에 가능하다는 걸세. 그러니 자네 생각한것과 같지 않은가?”

 

 “인간이 이 세상에 태여날 때부터 그런건 아니지 않습니까?”

 

 “바로 거기에 답이 있다는걸세. 사람은 태여나서 얼마쯤 커서야 머리에 사상이란것이 생기게 되는데 신통하게도 그 사상이란것과 때를 맞추어서 몸체의 보이지 않는 곳들에 털이 난다는거네. 이거 얼마나 기묘한 일인가? 사상이 없다면 보이고 안 보이고가 무슨 하등의 상관이 있겠는가?”

 

 그렇다면 실로 백일호가 방금 전에 호텔에서 창밖의 안개를 보며 생각한것과 지금 이 백발 로인이 숲을 보며 골돌히 사색한것이 우연의 일치가 아닐수 없었다.

 

 “자넨 심리학 전문가가 아닌가? 우리 두 사람이 방금 꼭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은걸 심리학으로는 어떻게 풀이하는가?”

 

 “우리는 흔히 ‘상한 손을 자주 다치네’ 이란 말을 하게 되지요?!”

 

 “그럼, 그런 말 자주 하지.”

 

 “그것은 상한 손에 대해 더 주의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외계에 대한 감지에는 선택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백번 실패한 예언에 대해선 흔이 망각증상이 일어나 잘들 잊어버리지만 어쩌다가 미리 예언해서 한번 성공한 일은 두고두고 외웁니다. 기실 실제로 보면 예언이 맞는 비률은 아주 적습니다. 민간에서는 흔히 어떤 점쟁이가 점을 기가 차게 잘 맞춘다는 말을 하거든요? 그것이 바로 사람들의 심리에서 어쩌다 맞춘건 쉽게 기억되지만 맞추지 못한 많고 많은 일들은 망각되기 때문입니다. ”

 

 “그렇다면 세간에는 해석을 못할 기이한 일들이 수없이 나타나는데 왜 해석을 못하는가?”

 

 “그것은 우리가 그 사실이 발생한 배경지식에 대한 료해가 결핍하기 때문입니다. 저명한 심리학자 프로이트는 인간의 잠재된 의식의 관념으로부터 방금전에 교수님과 제가 꼭 같은 생각을 한 심령의 감응현상을 이렇게 풀이하고 있습니다.

 

 프로이트의 친구인 브렐이란 사람과 그의 부인이 같이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하던중 브렐이 갑자기 말머리를 돌리며 엉뚱하게 ‘피스뽀르의사는 지금 어떻게 지내는지?’이런 말을 했답니다. 그러자 그의 안해가 무릎을 탁치며 ‘저도 방금 속으로 피스뽀르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쩜 당신과 저의 생각이 꼭 같나요?’이랬답니다. 기실 그것은 그들 부부가 진지하게 이야길 하고 있을 때 두 사람의 앞으로 피스뽀르와 비슷하게 생긴 사람이 지나갔던 것입니다. 그러니 문제는 두 사람의 잠재된 의식속에는 피스뽀르에 대한 그리움이 꼭 같이 있었기 때문이고 다음은 방금 피스뽀르와 비슷하게 생긴 사람이 지나가지 않았더라면 그런 공통한 령감이 동시에 일어나지 않았을것이라는 겁니다. 교수님과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제 밤에 저와 최윤희 사이에 발생한 일, 그래서 수십년간 숨겨온 비밀을 함께 이야기하지 않았더라면 방금전에 꼭같이 ‘인간은 동물보다 숨기는것이 많다’는 공통한 명제를 생각하지 않았을겁니다.

 

 인간은 인과관계를 초월한 기이한 현상을 더 믿으려고 하는 심리가 있습니다. 그것은 정상적인 법칙과 명백한 도리에 대한 일종 반항입니다. 생명이란 이 제한된 존재가 인간을 엄격한 규칙속에 묶어두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것에 저항하려 하고 사유법칙에서의 엄혹성과 단조로움에 대해 두 주먹을 내들고 반대하고 싶어합니다. 그것은 인간의 잠재된 의식과 정감의 작간입니다. 잠재된 의식과 그것의 영향을 받은 부분 정감세계의 립장에서 보면 인간은 하도 많은 향수할 가능성을 무참히 박탈당하고 있다고 느껴지기 때문이지요. 머리라는 리성이 인간은 무수한 인과관계의 그물속에서 산다는것, 필연적인 제약속에서 산다는것을 인식하고 인간이 처한 속박의 운명을 알려주자 다른 한켠에선 애가 타는 나머지 그런 인과관계밖의 기이한 사물에 대해 더 한층 동경하게 되는겁니다. 그래서 보면 머리라는 리성은 가끔 적으로 될 때가 많습니다. 머리에서 ‘옳다’고 소리칠 때면 가슴에선 ‘그것이 아니라면 얼마나 좋으랴’라고 한탄하지요...

 

 해석이 조금 길어진것 같습니다만 분명 교수님은 방금전에 수십년간 저와 주위 사람들의 눈을 숨기며 살아온 최윤희와 딸 박화로부터 인기 되여 인간과 동물의 차이를 생각하게 된것이 틀림없지요?”

 

 “최윤희와 그 딸뿐만이 아니였네. 자네도 그렇고 구금자도 그렇고 이 세간의 사람들 모두가 그렇게 드러내고 숨기는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었네. 그리고 보이지 않는 인간의 마음에는 숨기는것이 훨씬 더 많아 주위사람들이 아는것은 겨우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도 해봤네.”

 

 백일호는 속에서 나오는 웃음을 가까스로 참으며 로인을 슬쩍 한번 쳐다본다. 그것은 ‘교수님, 교수님도 그런 말못할 비밀이 많으시지요?’ 하는 말을 대신해서 하는 반사적인 동작이였다.

 

 하지만 백일호는 최윤희와 김만융교수님 사이의 부녀관계를 공연히 이 자리에서 떠들며 밝히고 싶지는 않았다. 혼자 알았으면 만족이기에 모르는척 넘겨버리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되는것이 말일세. 사람, 사람의 얼굴이 천차만별인데 그 보이지 않는 마음과 마음은 이루다 헤아릴수 없이 복잡하다는 그거네. 그건 한사람만 놓고 보아도 얼굴모양은 어제나 오늘이나 그대로지만 보이지 않는 속마음은 어제와 오늘이 많이 다를수 있다는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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