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충제가 차고 넘치는 세상이 됐다. 건강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들 역시 보충제 개발을 새로운 비지니스 기회로 삼고 있다. 미국에서는 보충제의 판매량이 해마다 큰 폭으로 늘어나 2024년에는 거의 700억 달러에 이르렀다고 한다.
보충제는 의약품이 아니라 식품으로 분류된다. 그래서 영양보충제라고도 한다. 의약품처럼 엄격한 심사와 규제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철저한 품질 보장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과학적 뒷받침도 의약품에 비하면 미약하다. 브랜드에 따라 순도가 높고 실제 효과가 있는 제품도 있지만, 그렇지 못하거나 심지어 몸을 해치는 가짜 보충제도 있다. 설령 고품질의 좋은 보충제라고 해도 사람마다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 또한 보충제의 특징 가운데 하나이며, 보충제가 의약품으로 개발되지 못하거나 의약품처럼 쓰이지 못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최창익 의학박사로화학 연구교수
시중에는 로화를 억제한다고 내세우는 보충제도 있다. 그러나 효능이 확립된 것은 없다. 그렇다면 보충제를 그저 별 도움이 되지 않는 랑비로 봐야 할것인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오늘은 풍문이나 개인적 경험이 아니라, 최근 발표된 몇 편의 엄밀한 과학연구에서 밝혀진 보충제의 로화 지연 효능에 관한 보기 드문 긍정적 결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특별히 생소한 물질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익숙한 종합바타민, 미네랄, 오메가-3, 비타민 D, 비타민 C의 예상밖의 효능이다.
종합비타민은 많은 사람들이 복용하고 있지만 그 필요성과 효과를 두고는 오래동안 찬반이 대립해왔다. 올해 최고 권위의 의학잡지인 “자연의학” 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평균 년령 70세의 참가자 450 여 명에게 미네랄이 포함된 종합비타민을 2년간 매일 복용 시켰다. 2년후 종합비타민을 섭취한 그룹의 생체나이가 대조군에 비해 석 달가량 젊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비타민 한알 만 으로도 로화를 지연시킬수 있다는 뜻이다. 무엇이든 과유불급이지만, 부족한 부분을 채울 필요는 있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식사를 제대로 챙기지 못할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혹은 기후가 극단적일 때 종합비타민 한알쯤 복용하는 것은 건강에 도움이 될수있다.
2025년 저명한 로화 연구 잡지 “자연로화” 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평균 년령 75세의 참가자들을 각각 100 명 정도씩 세 그룹으로 나누어, 오메가-3 단독 1그램, 비타민 D 단독 2000국제단위 (50 마이크로그램, 종합비타민에 들어 있는 것 보다 훨씬 많은 량), 그리고 오메가-3과 바타민 D를 함께 3년간 매일 복용시켰다. 그 결과 오메가-3만 복용한 경우에도 생체나이가 대조군에 비해 유의미하게 젊어진것으로 나타났다. 두 가지를 함께 복용했을 때는 상승 효과가 나타나 평균 생체나이가 석달 이상 젊어진 것으로 보고됐다. 역시 우리에게 익숙한 보충제가 로화를 늦추는 효능을 보인 것이다. 오메가 3은 지방대사와 염증 조절에, 비타민 D는 칼슘흡수와 면역기능 조절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반면 비타민 C는 수용성 항산화제로서 혈관 건강과 상처 회복을 돕고 콜라겐 합성을 촉진한다. 대다수 동물은 체내에서 비타민 C를 자체적으로 합성한다. 신체에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령장류와 인류는 오래전 돌연변이로 인해 비타민 C 합성 능력을 상실했고, 따라서 반드시 음식으로 보충해야 한다. 공식적인 하루 권장량은 100밀리그램 이지만, 권장량의 몇십 배, 심지어 몇백 배 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얼마전 최고 수준의 생물학 잡지중 하나인 “세포대사” 에 실린 연구에서는 중년 원숭이(인간의 40-50세에 해당)에게 비타민 C를 40개월간 복용시켰을 때 생체나이가 뚜렷하게 젊어진다는 사실이 관찰됐다 (상대적인 비교로 얼마나 젊어졌는지는 론문에 명시되지 않았음). 이처럼 흔한 비타민 C도 로화를 늦추는 효능을 나타낸것이다. 생체나이가 젊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질병에 걸릴 위험이 낮아지고 대조군에 비해 건강하다는 뜻이다. 눈여겨볼 점은 이번 연구에서 비타민 C의 하루 투여량이 체중 1킬로그램당 30밀리그램이였다는 것이다. 이를 사람에게 적용하면 체중 70킬로그램 기준 약 2그램 정도인데, 이는 일반 종합비타민에 들어 있는 것 보다 약 20배 많은 량 이다. 2그램은 미국식품약품국이 제시한 사람에게 안전한 비타민 C 복용량의 상한이기도 하다. 인간과 가까운 령장류를 대상으로 한 연구라는 점에서 사람에게서도 비슷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를 확인하려면 향후 직접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종합비타민, 미네랄, 오메가 3, 비타민 D, 비타민 C를 모두 함께 복용했을 때 로화를 늦추는 상승 효과가 더욱 뚜렸해질수 있지 않을까? 그럴 가능성은 충분히 있으나 확정적인 답은 앞으로 관련 연구가 나오기를 기다려야 한다.
이상의 연구들에서는 최근년간 널리 사용되고 있는 “후생유전학적 시계”를 로화의 주요한 측정 수단으로 삼고있다. 이처럼 통계학적으로 뚜렷한 노화 지연 효과를 보이는 보충제나 약물은 드물다. 그러나 이런 보충제들을 통해 “젊어진 나이” 만큼 실제로 더 오래 살 수 있을 지는 앞으로 과학자들이 시간을 들여 관찰하고 분석해야 할 부분이다.
우에서 소개한 보충제들은 과용하지 않는 한 부작용이 거의 없고, 비교적 엄밀하고 수준 높은 연구를 통해 그 효능도 어느 정도 입증이 되였기에, 중로년기, 특히 중년기에 접어 들면서 신체 로화를 느끼는 사람들은 복용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다.
/최창익 의학박사로화학 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