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한 3국은 독특한 바둑 문화를 함께 만들어냈습니다."
바둑계의 국제 교류를 적극 추진해 온 한국인 김성만 씨는 바둑의 문화적 속성을 강조하며 국제 교류에서의 가교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한 자산운용사의 회장인 김성만 씨는 최근 2년간 한국에서 꾸준히 바둑 대회 개최를 추진해 왔다.
그는 최근 한국 대표단 단장으로 박정환, 강동윤, 신민준, 리지현 등 4명의 한국 최고 기사와 함께 귀주성 귀양시에서 열린 '2025 중·일·한 바둑 최강자 초청대회'에 참가했다.
김성만 씨(왼쪽 둘째)가 지난 2일 한국 대표단과 구이저우(貴州)성 구이양(貴陽) 자수러우(甲秀樓)를 찾았다.
"한국 바둑계에 구이저우는 낯선 곳이 아닙니다."
김성만 씨는 지난 2008~2012년 한국 기사들이 귀주에서 열린 바둑 대회에 여러 차례 참가해 왔다며 지난해에도 강동윤 9단이 귀주를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6년 귀주성과 한국 충청남도는 자매결연을 맺었고 2021년 공동으로 중∙한 청소년 온라인 바둑대회를 개최했다. 김성만 씨는 "이런 오랜 교류에 힘입어 귀주는 한국 바둑 팬들에게 매우 친숙한 이미지"라고 말했다.
귀양은 2000년대부터 여러 차례 국가급, 국제 바둑대회를 개최했다. 2001년에는 4천2명이 동시에 대국을 벌여 기네스 기록을 세웠고 세계대회 3관왕을 기록한 '탕위성(唐韋星)'을 배출하기도 했다.
뿌리 깊은 귀양의 바둑 력사는 김성만 씨로 하여금 "귀양은 선진 바둑 도시의 자격을 충분히 갖춘 곳"이라는 평가를 내리게 했다.
500여 년 전 명나라의 대학자 왕양명(王陽明)은 지금의 귀양시 수문(修文)현에서 '용장오도(龍場悟道)'의 양명학을 창시했다. 왕양명의 사상은 후날 일본∙한국으로 전해져 동아시아 문명에 큰 영향을 끼친 공통의 철학적 유산이 됐다. 그리고 이제 한국 바둑 대표단은 귀양을 찾아 양명학을 문화적 바탕으로 하는 '양명배' 바둑대회에 참가해 시공간을 초월한 문명 대화를 직접 체험하게 됐다.
김성만 씨는 "양명 문화가 사상적으로 한국에 깊은 영향을 끼쳤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바둑판 우의 수많은 변화 속에서 기사는 '만물은 하나로 통한다(萬物歸一)'라는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며 "바둑에서 말하는 실천 정신과 양명학의 '지행합일(知行合一∙아는 것과 행하는 것은 하나다)'은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윤광선 한국기원 차장은 "취미와 여가 활동이 발달한 시대에 바둑 보급이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지역 대회를 국제 대회로 발전시킨 중국의 행보가 한국에 많은 깨달음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중∙일∙한 3국이 바둑 문화 교류를 계기로 상호 발전을 촉진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
편집:김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