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길감옥’ 탈옥투쟁 옛터를 찾아서
원 연변예술극장 옆에 위치한 연길시 ‘초심광장’, 저녁시간이 되자 하루 일과를 마친 시민들이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하나둘씩 모여든다. 넓은 활동구역에서는 아이들이 로라스케트며 자전거며 각종 스포츠를 즐기면서 뛰놀고 활동구역을 둘러싼 계단 모양의 휴식공간에서는 시민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광장의 한쪽에서 흥겨운 음악에 맞춰 광장무를 추는 시민들의 얼굴에는 잔잔한 미소가 걸려있다.
지금은 더없이 평화로운 휴식장소이지만 항일전쟁시기 이곳은 항일투사들의 심신을 옥죄는 억압과 공포의 공간이였다. ‘초심광장’의 북쪽으로 가면 아름드리 소나무 아래에서 ‘연길감옥항일투쟁기념비’를 찾아볼 수 있다. 이 기념비에는 ‘연길감옥’ 탈옥투쟁의 파란만장한 력사가 얽혀있다.
◆옥중에서도 꺼지지 않은 혁명의 불씨
‘연길감옥’의 전신은 길림성제4감옥으로 1924년에 건설되였으며 ‘9.18’사변 이후 일본 침략자들에게 접수되였다. 1930년을 전후하여 일본제국주의와 봉건군벌의 인민탄압 투쟁이 격화되면서 수많은 항일투사들이 체포되여 ‘연길감옥’에 감금되였다. 비록 감옥에 갇혔지만 항일투사들의 혁명의 뜻은 확고했다. 그들은 억압에 굴하지 않고 옥중에서 혁명을 이어갔다.
“당의 지도 아래 펼쳐진 ‘연길감옥’ 탈옥투쟁은 동북항일전쟁시기의 유일한 성공적인 탈옥투쟁 사례입니다. 당시의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고 동만지역 여러 민족 인민의 항일 투지를 크게 고무시켰으며 동북항일투쟁 력사에 빛나는 한페지를 기록했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연길감옥’ 탈옥투쟁의 력사를 알아보고저 찾은 연길시당사지방지판공실에서 부주임 전이녕이 이같이 알려주었다.
1931년초, ‘연길감옥’에 수감되였던 당원들은 비밀리에 중국공산당 연길감옥위원회를 설립했다. 원 중국공산당 왕청현위원회 제1임 서기인 김훈이 조직을 이끌었고 선후하여 폭파대, 방화대, 총기탈취대 등 11개의 분대도 구성되였으며 중국공산당 연길현위원회에서는 감옥내 당조직과의 련락을 담당할 전담 인력도 파견했다. 옥중의 당조직은 옥외 당조직과 련결을 구축하는 동시에 수감된 동지들을 동원하여 탈옥준비를 했으나 첫 두번의 탈옥 작전은 반역자의 밀고로 잇달아 실패했다.
1934년 여름의 어느 날, 수감된 동지들은 연평교 다리어구에서 악취가 나는 물웅덩이를 청소하고 있었다. 이때 한 일본 녀성이 다가와 바닥에 떨어진 튀긴 떡을 그중 한 동지에게 던졌고 이를 본 김명주는 삽으로 웅덩이의 물을 떠 그 녀성에게 뿌렸다. 그 리유로 김명주는 간수에게 맞아 온몸에 상처를 입었다.
감옥의 당조직은 즉시 단식을 선언하고 세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첫번째는 김명주를 즉시 치료하고 김명주를 때린 간수를 해임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병에 걸린 동지들을 치료하는 것이며 세번째는 수감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음식위생을 보장하는 것이였다. 단식투쟁이 지속되자 감옥측은 이들의 조건을 접수했으며 투쟁은 승리했다. 이에 적들은 옥중 당조직 지도자에게 앙심을 품고 1934년 12월 16일에 김훈, 윤범, 오세국, 신춘, 리진 등을 살해하고 김훈의 시신을 하남교 아래의 얼음 구멍에 버렸다. 따라서 옥중의 당조직도 파괴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옥중 혁명투사들의 투쟁 신념은 동요되지 않았다.
◆족쇄 따위로는 묶어둘 수 없었던 혁명 투지
1935년 3월에 김명주, 리영춘, 리태근 등이 탈옥투쟁 지휘부를 구축하고 지휘부 성원을 포함한 17명의 ‘탈옥결사대’를 결성했다. 1935년 초여름, 김명주는 적들이 단오절을 즈음해 5일간의 운동회를 개최할 계획이며 저녁에는 만찬이 있어 소수의 수비대 인원만 당직을 선다는 정보를 알게 되였다. 6월 7일 오후, 17명의 용사들은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간수를 제압하고 일본지도관과 감옥장을 때려죽인 후 감옥 대문을 열어제꼈다. 김명주의 지휘 아래 결사대원들은 전화선을 끊고 간수와 초소를 공격하고 도끼로 10여개의 감옥문을 련이어 부수어 100여명의 혁명투사들을 구해냈다. 또 50여자루의 소총과 여러자루의 권총, 수십개의 수류탄을 탈취하고 감옥 대문을 나서 서전령과 모아산 방향으로 달려갔다. 탈옥한 투사들은 후에 처창즈항일근거지에 도착해 항일부대에 편입되였다.
◆끊임없이 전승되는 항일전쟁정신
광범한 당원, 간부와 군중들이 ‘개방식’ 연수와 ‘융합식’ 체험을 통해 홍색정신을 전승하도록 하는 데 취지를 두고 2021년 중국공산당 창건 100돐을 맞아 연길시당위 당학교와 연길시 건공가두 당사업위원회는 ‘연길감옥항일투쟁기념비’가 있던 원래의 ‘문화광장’을 ‘당건설+문화+선전+레저’ 기능을 통합한 ‘초심광장’으로 승격, 개조했다.
8000평방메터에 달하는 ‘초심광장’에는 ‘연길감옥항일투쟁기념비’ 뿐만 아니라 탈옥투쟁 주제조각, 탈옥투쟁 력사전시판, 탈옥투쟁 만화, 탈옥투쟁 중요인물 사적 등이 전시되여있어 관련된 홍색력사를 료해하면서 홍색 정신과 문화를 깊이 느낄 수 있다.
‘초심광장’은 접근이 편리하고 환경이 아름다우며 류동인구가 많다. 애국주의교양활동을 전개하는 대표적인 장소이자 홍색문화 전승의 중요한 창구인 ‘초심광장’은 ‘연길감옥’ 탈옥투쟁의 력사를 고이 간직한 채 항일전쟁정신과 홍색유전자를 대대로 전해주고 있다.
출처:연변일보
편집:김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