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거요? 김사장~ 누구 없소?” 20일, 연길시 조양천진 덕신촌 김선생양계장 울안에 낯선이가 들어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울안에는 숱한 닭들이 차거운 아침 공기에도 추워하는 모습들 없이 사료통에 머리를 박고 모이를 쪼아대는데 낯선이의 진입도 신경 쓸 겨를이 없어보인다.
김광해 부부가 닭들에게 모이를 주고 있는 모습이다. 양계장에서는 자체적으로 사료를 배합하여 쓰는데
옥수수, 메밀, 전분, 홍삼대(秆), 콩두병을 원료로 한다. 옥수수는 촌민들이 심은 것을 구입해 쓰는데 한해에 옥수수만 16만근 사용한다.
이때 낯선이는 닭장 쪽에서 인기척이 나는 같아 그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양계장 책임자 김광해 내외는 닭장에서 닭알을 줏고 있었다. 간밤에 닭들이 알을 꽤 많이 낳았는지 어느새 광주리에는 하얗고 노란 닭알들이 가득차기 시작했다.
김광해는 “여보, 매일 아침 닭알을 줏을 때가 제일 기분이 좋소, 마치 돈을 줏고 있는 같지 않소?”라고 말을 건넨다. 이에 그의 안해 허영청은 “이때가 제일 보람이 느껴집니다. 한알에 1원 50전씩 파는데 오늘 이게 벌써 얼마입니까.” 하며 얼굴에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사장, 여기에 있었구만, 닭알을 사러 왔소.” 낯선이가 불쑥 닭장에 들어와 말을 건네자 김광해가 흠칫 놀라며 자세히 눈여겨보니 웬걸, 단골손님인 태동촌의 허흥국이였다. 이에 “멀리서 오느라 고생했소, 오늘 금방 낳은 닭알들이요, 함께 집안으로 들어가기오. 몸 좀 녹이면서 기다리면 금방 포장해드리겠소.”라며 반갑게 맞이한다. 부부는 손님과 함께 닭장에서 나와 양계장 끄트머리에 있는 살림집으로 들어와 상자에 닭알을 넣으면서 포장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허흥국이 “닭알이 맛있어서 자꾸 찾게 되는구만. 비결이 뭐요?”라고 묻자 김광해는 “저희 집 사료는 촌민들이 키운 옥수수에다가 홍삼, 명태뼈, 메밀, 전분, 콩두병을 넣고 만들지요. 거기다 닭에게 홍탕물까지 먹이니 닭고기나 닭알이 맛이 일품일 수밖에요.”라고 자랑했고 빙그레 미소 짓던 안해 허영청도 “마당에 풀어놓고 키우니 닭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요. 닭이 유쾌하고 건강하니 닭알도 품질이 좋은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이때 김광해의 장인 허세걸도 안방에서 나와 슬슬 일손을 돕기 시작했다. “오늘도 해야 할 일들이 많은가 보구만. 하긴 닭을 2000여마리 키운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 오늘 주내, 상해, 의오로 납품할 닭고기와 닭알들도 준비해야 하는데 고생이 많겠구만.” 허세걸은 추운 겨울날에도 쉴 틈 없이 일하는 딸과 사위가 안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대견해보인다고 했다.
“닭알 값은 금방 위챗으로 보냈소. 다음에 또 들리겠소.” 어느덧 몇박스가 신속하게 포장되자 단골손님은 량손에 닭고기와 닭알을 가득 받아안고 문을 나섰다. “또 오세요. 자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부 내외는 아침부터 맞이한 손님 때문에 기분이 좋았다.
이날 외지로 납품할 닭알이 거의 준비되자 김광해는 차고로 가 자동차에 발동을 걸어놓고 배송준비를 시작했다. 이때 양계장 울타리 문이 삐거덕 열리면서 촌당지부 왕준 서기가 들어오더니 “김사장네 양계장은 참 올 때마다 느끼는 건데 냄새가 나지 않아서 좋구만. 촌사무실 판매대에 진렬해놓은 닭알이 다 팔렸소. 몇상자 더 납품해야겠소.”라고 말했다. 김광해는 “닭장에 효모균을 펴놓아 닭분변을 분해시키니 냄새가 없습니다. 마침 금방 포장해둔 닭알이 있으니 금방 내드리죠.”하고는 집안으로 들어갔다.
왕준 서기에 따르면 김광해 내외는 5년 전에 고향으로 돌아와 양계업을 시작했다. 몇달씩 외지에 나가 사육기술을 배우면서 전자동먹이주기시스템도 마련하고 선진적인 기술도 도입했다고 한다. 현재 마을에 18개의 양계장이 있는데 김광해 내외는 시작한 시기는 늦으나 기술면에서 다른 사육농가들을 도와주고 있다고 했다.
출처:연변일보
편집:김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