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운 증후군을 앓고 있는 한 소녀가 선보인 천극[川剧: 사천(四川) 지방의 전통극] 변검(变脸) 공연이 중국 네티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능숙한 동작과 정확한 템포 조절에 관객들은 탄성을 질렀다.

　　천극의 대표적인 공연 레퍼토리인 변검은 중국의 전통 희곡 예술이다. 변검 배우는 다양한 표정의 가면을 순식간에 바꿔가며 다양한 캐릭터를 표현해야 한다. 비장애인도 배우기가 쉽지 않은데 하물며 다운 증후군 환자는 고초가 얼마나 심했을까?

　　이야기의 주인공은 은추화(殷秋华∙19) 씨다. 그녀는 태여난 지 6개월 만에 다운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어릴 때부터 은 씨의 어머니는 딸을 데리고 사방으로 의사를 찾아 다녔지만 뾰족한 치료법을 찾지 못하였다.

　　1살 때는 제대로 앉지도 못했고, 5살 때는 매달 열이 나서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고, 7살 때는 걷지도 밥을 먹지도 못했다... 다른 아이들이 금방 배우는 것도 그녀는 오랜 시간 반복해서 훈련해야 배울 수 있었다.

　　수년간에 걸친 어머니의 정성스러운 보살핌 끝에 은 씨는 간단한 음식을 만들고 빨래를 할 수 있게 됐다. 외출해서는 QR코드를 스캔해 결제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은 씨의 어머니는 딸이 미래에 자립∙자강하기 위해서는 특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은 씨의 어머니는 딸이 반응은 느리지만 음악에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은 씨가 특수아동인 관계로 관련 교육을 제공하는 사회 교육기관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전문 희곡 배우를 하다가 전통 희곡 문화 관련 일을 하고 있는 천극 변검 교사 림춘(林春) 씨를 알게 됐다.

　　림 씨는 3년 전 안무가로 중국장애인련합회의 한 행사에 참여했다. 행사가 끝난 뒤 은 씨의 어머니는 림 씨를 찾아가 “딸이 선생님에게 춤을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림 씨를 만난 은 씨는 수화로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순간 감격한 그는 은 씨를 제자로 받아들이는 걸 허락하면서 “추화에게 천극 변검을 가르쳐 보고 싶다”며 “추화가 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운 증후군 환자를 처음 접한 림 씨는 도전에 응할 준비가 되여 있었지만 첫 번째 난제가 의사소통 문제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은 씨의 리해 속도가 느리고 언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동작의 완성도가 많이 떨어졌다. 림 씨는 “동작 하나를 가르치면 오른쪽, 왼쪽도 구별하지 못했어요. 가끔 추화도 동작이 틀린 것 때문에 짜증을 내기도 했어요”라고 말했다.

　　그래서 은 씨의 어머니가 ‘련습 상대’가 되여 낮에는 딸과 함께 림 씨에게 배우고 집에 돌아와서는 딸을 가르쳤다. 은 씨는 매일 아침 6시에 어머니의 감독 하에 기본기를 련습하기 시작해 어깨 펴기, 다리 스트레칭, 워킹 등을 몇 시간 련습했다.

　　변검은 템포 조절에 대한 요구가 매우 높고 동작과 표정이 정확해야 하기 때문에 어떨 땐 추화는 동작 하나를 수백 번 련습해야 한다. 그런 까닭에 은 씨의 어머니도 엄해졌다. 은 씨의 어머니는 “추화는 기억력이 좋지 않으므로 반복해서 련습해야만 근육이 기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림 씨는 은 씨가 템포를 더 잘 익힐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은 씨가 좋아하는 음악과 춤을 하나로 합쳐 더 잘 느끼고 기억하기 편하도록 했다.

　　동시에 림 씨는 은 씨에게 변검 중 캐릭터의 변화를 리해시키기 위해 사천 전통극 공연을 일상 교육에 포함시켜 종종 은 씨를 데리고 ‘희곡 캠퍼스’ 행사에 참여해 정상적인 아이들과 함께 기예를 겨루게 했다. 그곳에서 학생들은 이상한 눈빛으로 은 씨를 대하지 않았고 오히려 좋은 친구가 되여 주었다.

　　배우는 과정은 고난과 도전으로 가득했지만 은 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1년 반의 훈련 끝에 은 씨는 첫 공개 공연을 했다. 능숙한 기교와 유려한 동작에 관객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연신 박수를 보냈다. 은 씨도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었다.

　　은 씨가 변검술을 배운 지 3년이 지났다. 이제 그녀는 8장의 탈을 련이어 바꿀 수 있다. 림 씨의 소개에 따르면 다음 단계는 은 씨가 입에서 불을 뿜는 토화(吐火)를 배우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은 씨의 어머니는 딸의 발전을 무척 대견해 하며 “아무리 고되고 힘들어도 보람이 있다”며 “계속 추화와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화가 정상적인 아이처럼 가족과 직업을 갖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차별받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림 씨는 현재 중국에서 변검 기예를 가진 다운 증후군 환자는 은 씨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더 많은 사람들이 다운 증후군 환자라는 특수 집단에 관심을 갖고 더 많은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추화야 힘내!

　　너를 응원해!

　　출처: 인민망

　　편집: 전영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