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도시'라는 별칭을 지난 절강성 항주(杭州)시는 2200여 년의 력사를 자랑한다. 남송(南宋: 1127년~1279년)시대에 고대 도시 발전사의 정점을 찍었던 이 지역에서 찻잎, 황궁 유적지 등 1000년 력사의 송운(宋韵) 문화가 전승돼 현재에도 그 생명력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차(茶)의 도시 항주에는 중국 10대 명차 중 하나로 꼽히는 서호(西湖) 룡정차(龙井茶) 외에 경산(径山)차 역시 명차로 손꼽힌다. 경산차는 당대에 시작돼 1200여 년 동안 명맥을 이어오며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경산촌에 가면 우수한 품질의 찻잎, 정교한 다기 외에 경산차 문화를 전승하고 혁신하는 일에 힘을 쏟는 사람들이 있다. 경산촌 출신 대학생 주영(周颖)이 대표주자다. 그의 아버지 주방림(周方林)은 경산차 덖음 공법 성급 무형문화유산 전승자다.

　　최근 들어 '화로에 끓이며 마시는 차'가 젊은 층에서 류행하고 있다. 귀향 후 항주 록신(绿神)유기차전문합작사를 창업한 주영 리사장은 "경산의 많은 차(茶) 2세대들이 고향으로 돌아와 민박이나 차 제작에 뛰어들고 있다"며 "경산차 소비 년령층을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항주에서는 송운 문화를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그윽한 향기를 머금은 경산차를 마시며 송나라식 한복(汉服)를 입고 서호를 천천히 거닐다 남송 덕수궁(德秀宫)유적박물관의 붉은 벽 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긴다. 최근 수년간 '송운문화 전승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추진한 항주는 57개 송운 문화 유전자를 중심으로 관할 지역 내 박물관 60여 곳의 자원을 통합했다.

　　지난해 개관한 남송덕수궁유적박물관은 옛 운치가 물씬 풍기는 붉은 벽이 인기를 끌면서 항주 송운 문화의 영향력을 확장해 가고 있다.

　　항주를 찾은 관광객이라면 국가판본관을 꼭 방문해야 한다. 박물관과 정원이 어우러진 이곳에는 송대 문화의 정수가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개관 초기 항주 국가판본관은 100만 권 정도의 판본을 소장했다. 그중엔 송∙원∙명대 일부 희귀 판각본도 포함된다.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정식 개방에 들어간 지난해 8월 이후부터 지금까지 총 42만 명(연인원 기준)이 넘는 관람객을 맞이해 항주의 새로운 문화를 보여주는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한편 송운 문화는 오는 9월 23일부터 10월 8일까지 열리는 항주 아시안게임에도 반영됐다. 이번 대회의 메인 컬러는 해와 달이 서로 빛을 발한다는 의미의 '홍운자(虹韵紫)'색을 중심으로 '햇빛의 홍색, 수묵화의 백색, 월계수의 황색, 물빛의 남색, 호수와 산의 록색'을 함께 담아냈다. 이로써 중국의 색채 문화와 항저우만의 독특한 품격을 드러냈다.

　　출처: 인민망 한국어판

　　편집: 왕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