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고향’ 연변은 순박하고 열정이 넘치는 연변인민 특유의 독특한 축구문화가 살아숨쉬는 고장이다. 이네들에게 있어서 축구는 생활 그 자체요, 활력소이며 자랑거리이기도 하다. 이 동네의 축구열기는 침체기를 겪기도 했지만 항상 끊기질 않았으며 그러한 열기는 이름만 들어도 흐뭇해지는 수많은 스타들을 길러내기도 했다.
생활에 뿌리 박고 전통 체육종목으로까지 발전한 축구운동은 이 땅에서 어언간 한세기를 넘긴 긴 력사를 남겼다. 새 중국 창건과 더불어 연변의 도시와 농촌, 학교들에서는 크고작은 규모의 축구대회가 경상적으로 열렸다.
탄탄한 축구토대를 갖고 있던 이 땅에 1952년 정식으로 연변축구협회가 설립되였다. 1955년부터 우리 나라는 각 성에 축구대표팀을 두게 되였는데 이 해 길림성에서는 축구토대가 훌륭한 연변팀을 위주로 길림성팀을 무었다. 1956년, 상해에서 경기가 끝난 뒤 국가체육운동위원회 주임인 하룡 원수가 길림성팀 주력멤버 리광수 선생을 접견했다. 하룡 원수는 리광수 선생을 “튼튼하고 용맹완강하며 훌륭한 돌파능력과 공격능력을 가진 ‘중형 땅크’”라고 높이 치하했다. 이는 길림성팀 즉 연변축구사업에 대한 원수의 큰 긍정이였다. 1964년 전국축구을급팀련맹전에서 2등을 하고 다시 갑급팀으로 올라선 길림성팀은 1965년 전국축구갑급팀련맹전에서 1등의 보좌에 올랐다. 이 우승이 바로 우리가 지금까지도 자랑스레 입에 올리는 연변축구의 첫 전국우승이다.
지난 세기 50, 60년대 연변의 축구수준은 북경, 상해와 같은 대도시에 못지 않았으며 전국 27개 축구팀에 270여명의 선수를, 성급 축구팀에 370여명의 선수를 수송했는바 이 선수들은 우리 나라 축구운동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하여 국내 축구계에서는 연변을 ‘축구의 고향’이라고 불렀으며 길림성팀을 <동북호랑이>라고 일컬었다. 70년대에도 길림성팀은 축구초청경기 등에 참가하며 그 기량을 이어갔으며 80, 90년대에는 고종훈 등 명장들이 주축이 된 연변팀이 화제에 자주 올랐다. 1993년 전국 제7회 운동회에서 리호은 감독이 팀을 이끌고 ‘전면공격, 전면방어’의 전술을 구사하여 침침하던 중국축구무대에 생기를 주입시켰다. 그때 전국의 수많은 축구팬들이 리호은 감독이 이끄는 길림성팀으로부터 중국축구의 새 희망을 보았다고 했다. 이후 연변의 중소학교들에서도 축구운동을 활발히 전개하며 90년대 연변축구의 발전을 위하여 토대를 닦아놓았다. 썩 긴 세월 속에서 이 땅의 인민들은 축구에 큰 관심을 돌려왔으며 그 승패를 함께 기뻐하고 슬퍼해왔다.
갑A 시절, 슈퍼리그 시절, 갑급리그 시절 연변팀 경기시간대엔 자치주 수부도시 연길 거리가 한산했으며 홈경기가 있을 때면 온 도시의 관심과 화제가 축구에 집중되고 그야말로 ‘도시 전체가 들썩’일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도가 컸다. 축구가 가히 최고 스포츠로서의 면모를 과시하는 곳이 연변이라 자랑스레 말할 수 있었다. 누군가는 “축구가 없는 연변을 상상할 수 없다.”고 말한다. 연변팀 경기 때마다 우리의 축구팬들이 ‘붉은 악마’ 유니폼을 입고 함께 아리랑을 열창하던 그 장면을 지금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여보, 좀 빨랑빨랑 움직이라구, 경기시간 늦어지겠수…” 변강의 오지인 연변에 축구열기가 부쩍 달아오르던 2015, 2016 시즌 주변의 이웃집 할머니, 할아버지들 사이에서 오고가던 말들이다. 이 시기 연변의 꼬치집, 맥주집을 찾는 고객들의 주요 화제가 ‘연변축구’였으며 누구나가 ‘기자’요, 누구나가 ‘평론가’였다.
현재 우리 고장에는 아리랑축구공원, 연길공원 축구광장 등 정부가 작심하고 손을 댄 프로젝트들이 빼여난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중국 축구무대선 박성, 지충국, 김경도, 고준익 등 쟁쟁한 명장들이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으며 연변땅에서는 소학교, 초중, 고중 경기가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또한 150여개의 업여축구팀들이 주말마다 크고작은 경기장에서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경기를 하는 모습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진정 연변에서 축구는 이미 문화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올 4월 하순 갑급리그 개시를 앞두고 있는 이 고장의 축구열기도 이제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올 시즌 이 땅에서 어떤 진풍경이 펼쳐질지 필자의 가슴은 벌써부터 뛰기 시작한다.
출처:연변일보
편집:김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