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도가 지나치면 독이 되는가 보다. 지나치게 엄격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커서 성인이 되였을 때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어린 시절의 경험이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로 옳바른 양육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대목이라 여겨진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10월 17일 열린 유럽 신경정신약리학회 회의에서 벨지끄의 KU 루벤대학 신경학과 박사후 연구원인 아쉐는 “신체적 및 심리적으로 가혹한 양육방식은 유전자의 변화를 유도해 우울증에 걸리게 한다는 징후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아쉐가 이끈 연구팀은 부모가 자녀에게 자률성을 부여한 청소년 21명과 체벌이 동반되거나 과도하게 엄격한 부모에게서 자란 청소년 11명을 비교했다. 두 그룹 모두 12~16세의 청소년을 모집했는데 평균나이는 14세였다.
가혹한 그룹에 속한 청소년은 대부분 우울증 초기증상을 보이고 있었다. 연구팀은 두 그룹 참가자의 DNA에서 45만개 이상의 메틸화 정도를 측정한 결과 가혹한 그룹이 자유로운 그룹에 비해 많은 부위에서 메틸화가 이뤄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메틸화는 작은 화학 분자가 DNA에 추가되는 과정으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간 여러 연구를 통해 메틸화 증가가 우울증에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특히 2015년 4월 스페인 바르셀로나대학에서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론문에서는 일란성 쌍둥이의 DNA 메틸화 정도와 우울증 여부를 비교하기도 했다.
아쉐 박사후연구원은 “우울증 진단을 받은 쪽이 건강한 쪽에 비해 DNA 메틸화 수준이 높다는 것이 일란성 쌍둥이 연구를 통해 증명된 바 있다.”고 말했다.
화란 암스테르담대학 정신과 빈커 교수는 “메틸화로 인한 DNA의 변화는 로년의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어린 시절의 나쁜 경험이 정신건강과 신체건강에 모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메틸화 정도를 지표로 삼아 우울증이 걸릴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 미리 경고를 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의 긍정적 효과가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출처: 연변일보
편집: 장성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