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국제기구 직원들이 잠자리를 강요하는 등 현지 녀성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일부 피해 사례를 확인하고 직원들을 상대로 진상조사를 하고 있다.

　　29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민주콩고 녀성 51명이 WHO 등 국제기구 직원들로부터 성관계를 강요당하는 등 성적으로 학대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들 녀성은 2018년부터 올해까지 민주콩고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류행했을 때 국제기구 직원들이 잠자리를 강요하고 성적으로 학대했다고 언론과의 인터뷰 등에서 밝혔다.

　　이들 중 2명은 원치 않는 임신을 했다고 말했다.

　　녀성 대부분은 국제기구에서 일한다고 자신의 신분을 밝힌 남성들이 일자리를 대가로 성관계를 요구했다고 입을 모았다. 녀성들은 성관계를 거절하면 근로 계약을 해지당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44세 녀성은 "일자리를 얻으려고 WHO 직원과 잠자리를 가졌다. 콩고에서 너무 많은 녀성이 이런 피해를 봤다"고 털어놨다.

　　피해 녀성들은 단기 계약으로 요리사, 청소부 등으로 일하면서 한 달에 50∼100달러를 받았다. 이들이 받은 임금은 일반적인 류사 직종 임금의 두배 가량 됐다.

　　많은 녀성이 보복이나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이 두려워서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고 한다.

　　가디언에 따르면 WHO가 1년째 진행 중인 조사에서는 녀성들이 WHO에서 일한다는 남자들로부터 성적 학대와 착취를 당한 사례가 최소 30건이 보고됐다.

　　WHO는 성명을 통해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고 밝히고 "직원들이 자행한 현지 녀성 학대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무관용 원칙'에도 불구하고 아이티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국제기구 직원의 현지 녀성에 대한 성 착취 등의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