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나는 남들이 한집 건너씩 한국, 일본, 미국에 유학을 떠나니까 덩달아 한국으로 유학을 왔다.아무리 하여도 중국에서 북경대, 청화대, 복단대 등 일류대학에 못 붙을 바엔 차라리 외국에서 일정한 경험을 쌓는 것도 자식의 인생에 도움이 되리라 판단하셨던 우리 부모님도 그러길 바랐다.
외국에 와서 자비유학하는 학생치고는 아르바이트 경험이 없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 같다.
국비유학생을 제쳐놓고 자비유학생은 학비, 생활비, 집세 등 유학생활에 필요한 모든 경비를 거의 부모나 형제의 도움없이 자기 두 손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대다수 대학생들은 용돈을 벌기 위하여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하지만 우리 자비유학생들에게 있어서는 아르바이트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필요한 수단이기도 하다.
휴학을 하여서 용돈벌이에 시간을 좀 투자하려고 해도 외국인들은 휴학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법무부에 신고를 하고 3개월 이내에 출국하여야만 한다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때문에 자비유학생들이 오면 제일 처음으로 걱정되는 것이 아마 학업보다도 자기 자신부터 먹고 살기 위한 일자리일 것이다.
그러나 저번 학기에는 운 좋게 학교에서 주는 다산장학금을 받게 되었다.
교내의 성적장학금은 낯선 타국문화와 생활에 아직 익숙지도 않은 외국인들한테는 약간의 좀 무리인 듯 싶고 다산장학금 신청 시 구비서류들을 준비하기 위하여 구청과 학교 측에 문의를 해 보았는데도 외국인이라는 신분으로 여러가지 서류들을 구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말았다.
그리하여 학생지원팀과 지도교수님한테 사정하여 구비서류 대신사유서와 추천서를 제출하게 되었는데 이번 장학금을 받고 아마 한국생활에서의 외국인에 대한 혜택은 이번에 처음 겪어보는 것 같다.
어떤 의미에서 말하면 외국에서의 몇년간의 유학생활을 원만히 끝내고 졸업장을 탈수 있는가 없는가 하는 것은 학력의 높고 낮음, 공부실력의 높고 낮음보다도 아르바이트를 얼마나 잘하고 4년간의 자비유학생으로서 필요한 학자금을 어떻게 잘 꼬아대는가 하는 것이 더욱더 큰 변수로 작용하는 듯 싶다.
아침이니까 오랜만에 핸드폰 꺼내 들고 집에 전화해 문안을 전했다. 항상 챙챙하게 전해지는 엄마의 목소리이다.요즘은 잘 지내나, 밥은 잘 챙겨 많이 먹나, 저녁에 일하기에 낮에는 꼭 잘 자라, 돈 아끼지 말고 맛있는 거 많이 사먹어라, 인간관계를 잘하라, 보고 싶다...
예전에는 매일이다시피 짜증나게 들었던 잔소리가 지금은 들으려 해도 듣지 못한다. 받는 순간부터 끊는 순간까지 눈물이 계속 흘렀다.
예전에 대구에서 2년제 전문대를 다닐 때에는 무슨 정신인지 하루에 21시간 아르바이트 할 때도 있었다. 끝나고 나니 정신은 말짱한데 걸음걸이가 팔자걸음이었다.
한번 씩 엄마의 전화 받게 되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아나온다는 그 기세가 온데 간데 사라지고 없어진다.
가끔씩 확 전차에 뛰어내려 죽어버리자 할 때도 많았다. 점점 가까이 오는 전차를 볼 때면 사실 두렵기도 하다.
진짜 영화에서 본 것처럼 아주 빠른 속도로 필름이 거꾸로 돕니다.
/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