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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안개 흐르는 태양도(5)
http://hljxinwen.dbw.cn   2009-05-08 16:26:48
 
 
 
 
 

 

 “그럼 밥이고 나발이고 자리를 옮기자!”

 “그래, 가자-!”

 술이 거나해진 동창들은 밥그릇 같은건 아예 쳐다보지도 않고 욱- 하고 술상을 차고 일어났다...

 거울같이 맑고 깨끗한 수영장의 수면우에 뭇별들이 무더기로 떨어져 반짝이고 있다.

 바로 그 네온등 불빛이 환하고 하늘의 별들이 내려앉는 수영장 동쪽에 우등불야회장이 펼쳐졌다. 왕주임이 일군들을 불러다 쌓아놓은 토막나무들이 동창들이 무리 지어 나타나자 불기둥을 이루며 활활 타번지기 시작했다.

 어두운 밤에 불길이 하늘로 치솟는 그 우등불놀이가 희구해서 별무리호텔에 들고 있던 다른 고객들에 복무원들까지 수십명이 몰려나와 멀리에서 구경을 하고 있다.

 활활 타오르는 그 우등불을 가운데 놓고 동창들이 빙 둘러 앉았다. 이 시각, 동창들의 마음도 불길처럼 뜨겁게 타번진다.

 “그대들! 우리 먼저 신나게 ‘옹헤야’를 노는게 어때?”

 키가 작달막한 강현수가 불기둥이 치솟는 그 앞에 달싹 나섰다.

 “‘옹헤야’는 어떻게 노는건데?...”

 “‘옹헤야’는 먹임 소리와 받음 소리로 구성되는 거야. 누가 먼저 먹임 소리를 하면 다 같이 ‘옹헤야’하고 받으면 돼.”

 “그래, 시키는 대로 해보자!”

 “나원, 내가 먼저 먹임 소릴 한다. 이런걸 옛날에 나도 놀아봤어, 나원!”

 뚝배기가 팔을 썩썩 걷어올리며 가운데로 나갔다.

 “나원...”

 “옹헤야.”

 “나-원!”

 “옹헤야.”

 “나원, 이것까지 따라 하면 어쩌나?”

 “그러길래 먹임 소릴 만들어 먼저 부르란 말이야.”

 동창들이 우습다고 야단을 치자 뚝배기도 무안해서 더수기를 벅벅 긁는다.

 “그래 한다. ‘할빈이다!’”

 “옹헤야.”

 “태양도다!”

 “옹헤야.”

 “별이 있다!”

 “옹헤야.”

 “달도 있다”

 “옹헤야.”

 “에끼 에끼”

 “옹헤야-”

 ...

 “동창들이”

 “옹헤야.”

 “모여왔다”

 “옹헤야.”

 “즐거워서”

 “옹헤야.”

 “잘도 논다”

 “옹헤야.”

 “에끼 에끼”

 “옹헤야-”

 “어때? 나원!”

 “그래 너무 생물은 아니네.”

 “나원, 먹임 소릴 그렇게 밖에 못해?”

 대머리가 뚝배기 흉내를 내며 가운데로 걸어나온다.

 “자, 먹입니다. ‘남자들은’”

 “옹헤야.”

 “성큼성큼”

 “옹헤야.”

 “녀자들은”

 “옹헤야.”

 “쪼물쪼물”

 “옹헤야.”

 “그래 그래”

 “옹헤야-”

 “남자들은 성큼성큼 걸어야지 쪼물쪼물 걷다가는 사타구니에 달린것이 두 허벅지에 비벼져서 툭툭 터지거든. 녀자들은 또 쪼물쪼물 걸어야지 남자들처럼 성큼성큼 걷다가는 가운데 입이 더 벌어질수 없어 쫙쫙 째지거든.”

 “어머! 저 대머리 입에서 또, 또...”

 “남자들은”

 “옹헤야.”

 “압박하고”

 “옹헤야.”

 “녀자들은”

 “옹헤야.”

 “착취한다”

 “옹헤야.”

 “그래 그래”

 “옹헤야.”

 “공평하다”

 “옹헤야-”

 “나원, 남자들은 뭐 압박하고 녀자들은 또 뭐 착취하는건데?...”

 “그것도 몰라? 밤에 잘때 남자들은 우에서 누르니깐 압박하는거고 녀성들은 남자들의걸 빼앗아 먹으니깐 착취하는거지...”

핫 하하하, 홋 호호호...

 술이 얼근해지자 대머리의 입은 낮에 보다도 훨씬 로골적이다.

 그러는 사이 왕주임이 시킨 젊은 복무원들 몇은 어디에선가 마른나무를 그냥 날라다 넣어 불길은 계속 세차게 타번지고 있다.

 높고 푸른 밤하늘엔 야광주를 뿌려놓은듯 별들이 반짝인다. 그 속에서 어제 밤처럼 등을 꼬부린 상현달이 동창들의 놀음을 재미나서 내려다보고 있다.

 먼발치에서 구경하던 손님들과 복무원들도 어느 사이 가까이로 다가와 입을 싸쥐고 웃기도 하고 박수도 쳐주며 함께 즐거워들 한다.

 “그대들! 이번엔 먹임 소리도 더 길고 받는 소리도 바꿔서 ‘쾌지나 칭칭나네’ 어때요?”

 “예- 아무거나 다 좋아요!”

강현수가 또 앞에 나섰다.

 “옛날에는 처녀총각”

 “쾌지나 칭칭 나네”

 “오늘 날엔 아빠엄마”

 “쾌지나 칭칭 나네”

 “무정 세월 한 허리를”

 “쾌지나 칭칭 나네”

 “칭칭 동여 매여나 볼가”

 “쾌지나 칭칭 나네”

 ...

 “백일호는 키가 크고”

 “쾌지나 칭칭 나네”

 “성만이는 코가 크고”

 “쾌지나 칭칭 나네”

 “송옥이는 엉뎅이 크고”

 “쾌지나 칭칭 나네”

 “주영주는 멋쟁이고”

 “쾌지나 칭칭 나네”

 “김순애는 잘도 울고”

 “쾌지나 칭칭 나네”

 “리수길은 대머리다”

 “쾌지나 칭칭 나네”

 “야, 야, 비켜! 내가 먹인다.”

 대머리가 강현수를 밀쳐놓고 그 자리에 자기가 선다.

  앉아서 절주 있게 박수를 치며 먹임 소리를 받던 동창들도 어느새 손에 손잡고 빙 둘러서서 몸을 좌우로 흔들며 ‘쾌지나 칭칭 나네’를 부르고 있었다.

 “강현수의 그 강씨는”

 “쾌지나 칭칭 나네”

 “뿔이 두갠 왕놈이”

 “쾌지나 칭칭 나네.”

 “녀자를 깔아 뭉개는”

 “쾌지나 칭칭 나네.”

 “그런 못된 강씨노라.

 “쾌지나 칭칭 나네.”

 “강현수는 키도 작다”

 “쾌지나 칭칭 나네”

 “앉으나 서나 고만하다”

 “쾌지나 칭칭 나네”

 “키작으면 고추도 작지”

 “쾌지나 칭칭 나네”

 “기자니깐 기기만 하고”

 “쾌지나 칭칭 나네”

 “술먹고도 벌벌 기고”

 “쾌지나 칭칭 나네”

 “침대서도 잘도 긴다”

 “쾌지나 칭칭 나네”

 대머리가 여러가지 먹이자 강현수가 주먹을 들고 달려온다.

 대머리는 한가운데서 이글이글 타는 우등불을 훌쩍 뛰여넘어 어디론가 도망을 가는데 작달막한 강현수도 그 우등불을 뛰여 넘는다. 다리가 짧은 그의 뒤발엔 불에 타던 나무가 하나 걸려 사처로 불꽃이 튕긴다. 그러건 말건 강현수는 죽을둥 살둥 모르고 대머리만 쫓아간다. 실로 쉰이 다된 어른들의 놀음판도 철없는 아이들의 놀음과 다른것이 하나도 없다.

 ...

 그 다음엔 강현수의 구수한 ‘돈돌라리’ 노래에 맞춰 동창들이 춤판에 뛰여든다. 장기대로 너울너울 춤을 추기 시작했다. 처음엔 각기 흥이 나는 대로 춤을 추다가 점차 원을 지어 빙빙 돌며 춤을 춘다.

 그러다가 손에 손잡고 한발을 안으로 차며 다 같이 ‘강강수월래’도 놀고 또 그러다는 ‘앉으나 서나’ 강현수가 기차 머리가 되고 사람마다 앞사람의 등에 두 손을 짚고 기차 바구니를 만들며 어린애들마냥 ‘기차놀이’도 놀고 있다.

 그렇게 흥이 나서 돌다보니 백일호의 두 손이 언제부턴가 최윤희의 등을 짚고 있었다. 처음엔 그런줄도 모르고 앞사람만 보며 깔깔거리던 최윤희가 머리를 돌려 백일호를 알아보고는 찰나, 갑자기 꿈틀거리는 뱀이나 발견한듯 흠칫 놀란다. 그러더니 이마에서 흐르는 땀을 식히는척 손으로 머리를 빗어 올리며 슬며시 백일호의 두 손에서 어깨를 뺀다. 천천히 기차놀이에서 물러나온다.

 기실 백일호는 지금 의식적으로 최윤희의 마음을 떠보고 있었던것이다. 백일호는 남들이 눈치채지 못할 기회를 만들어 최윤희와 단독으로 만나고 싶은 생각이 불같았다. 그런데 그런 느낌을 눈치 챈 최윤희는 쌀쌀하게 거절하고 있는것이다. 그렇게 동창들 속에서 겉으로는 아무 일 없는듯 같이 웃고 떠들지만 지금 백일호의 마음은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 있었다. 

 실로 오랜만에 동심을 되찾은 동창들은 우등불을 지펴놓고 땀을 철철 흘리며 신나게 놀고 있었다.

 “야, 술이 다 깼다. 이젠 술이나 좀 마시고 또 놀자!”

 누군가 소리를 질렀다. 그제야 모두들 놀음을 멈추고 달아오른 몸을 식힌다. 우등불 놀음판 옆에는 어느 사이 왕주임이 시켜서 갖춰놓은 술상이 차려져 있었다. 

 동창들이 주섬주섬 술상에 둘러앉자 로천극장에서 영화가 끝나 사람들이 헤여지듯 구경나왔던 손님들도 등을 돌리며 호텔로 돌아간다.

 어두운 밤, 먼발치에서 비춰오는 수영장의 불빛과 곁에서 이글거리는 우등불의 빛을 빌어 로천 벌판에서 술을 마시는것 또한 신선하고 흥겨웠다.

 “술이 좋다!”

 누군가 소리지른다.

 술이 왜 좋을가? 술이란 얼굴이 두쪽이다. 보기가 좋은 얼굴이 있는가 하면 간이 커져 도깨비로 변하는 무서운 얼굴도 있다. 온순한 양처럼 좋은 얼굴을 가졌을 때는 잠자던 정감을 흔들어 깨우며 그 정감을 밖으로 끊임없이 분출시켜주는 에너지로 변한다. 그래서 술이 몸으로 흘러들수록 뜨거운 정이 사품치며  넘쳐 나온다. 

유령

철준이는 동창들이 야식장에서 우등불 놀이를 하는 사이 두번이나 슬그머니 호텔 정원 앞으로 와서 3층에 있는 제일 동쪽 창문을 올려다보고 가군 했다. 3층 제일 동쪽 방은 고미란이와 아들이 든 방이였는데 아침에 아들 병보이러 나간 고미란이가 아직 돌아오지 않아 그 창문엔 불이 그냥 꺼져있었다.

 우등불 놀이를 마치고 동창들이 술상에 모여 앉을 때 철준이는 땀을 식히러 가는척 하며 세번째로 호텔앞으로 나왔다.

 그런데 이번엔 그 창문에 불이 환히 켜져 있었다. 고미란이가 돌아온것이 틀림없었다.

 금방 시내에서 돌아온 미란이는 아침에 입고 갔던 흰 적삼을 벗고 운동복을 갈아입으려고 적삼을 벗고 있었다. 그럴때 철준이가 방에 들어섰다. 하루종일 문을 꽁꽁 걷어 닫고 비워둔 방은 공기가 좋지 않은것 같아 미란이는 창문이며 출입문이며 활활 열어 놓았다. 그래서 철준이는 열려져있는 문을 한번 노크하고는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대수롭지 않게 방안으로 성큼 들어섰던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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