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2008/11/18

　　최근 급속히 상승한 중국 원화 가치가 상당기간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북경에 거주하는 한국인수가 20% 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주중 한국대사관과 재중 한국인회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이후 1원당 한화 200원을 넘는 원화 강세 행진이 계속되면서 중국 북경에 거주하는 한국인수가 15∼20% 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북경 한국인수를 10만명으로 추정하면 1만5천명에서 2만명이 최근 들어 북경을 떠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중한 수교 15년만에 70만명 시대를 맞은 중국 내 한국인사회가 2010년까지 100만 교민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기대는 당분간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북경 한국인들은 급등한 체감 물가로 사업이나 중국 주재원 생활을 빨리 접고 상당수가 조기 귀국을 서두르고 류학생들도 상당수가 예정보다 일찍 한국으로 돌아가고 있다. 대사관 관계자는 "한인회의 간부들과 간담회에서 북경 한국인 규모가 전체적으로 감소 추세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면서 "피부로 느끼는 감소률은 전체의 15~20% 정도이지만 심지어는 30% 정도가 줄어든 것으로 느끼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2학기가 끝나는 12월부터 신학기가 시작되기 전인 내년 2월말까지 이같은 고환률이 계속된다면 새롭게 귀국을 추진하는 한국인들도 더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한국 국제학교에 다니는 소학생의 20% 정도가 최근 극심한 환률 상승 탓에 학교를 떠났고 이들 중 상당수는 부모를 따라 귀국하고 일부는 현지 학교로 전학을 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중국에서 운영되는 국제학교의 경우도 값비싼 수업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귀국을 하거나 현지 학교로 자리를 옮기는 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다.

　　기업 주재원들도 복지혜택이 줄어들고 실제로 손에 쥐는 소득이 크게 줄어 자녀의 학교를 옮기고 임기가 남았음에도 한국내 근무를 신청하는 경우도 예년에 비해 늘고 있다.

　　이처럼 한국인 사회 규모가 줄어들면서 직격탄을 맞은 곳은 북경의 대표적인 코리아타운 망경과 류학생 밀집지역인 오도구 지역이다.

　　한국인수 자체가 준 데다 남아 있는 한국인들도 외식을 자제하고 씀씀이를 줄이면서 소비가 급속히 위축돼 사업을 접고 귀국하기 위해 가게를 내놓은 경우도 적지 않다.

　　대사관 관계자는 "주재원과 한국인들이 줄고 소비가 위축되면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과 숙박업에 종사하는 한국인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크게 겪고 있다"면서 "료금을 내리거나 서비스를 제고하는 등의 불황 타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코트라에 따르면 북경과 린근 청도, 천진 등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상당수가 주문이 크게 줄고 높은 환률에 시달리면서 운영에 상당한 타격을 입은데다 일부는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