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이 좋아한다는 '시티워크(City walk)' 로선 중 하나인 북경 동사대가(東四大街)에 가면 오유태(吳裕泰)·장일원(張一元)·도향촌(稻香村) 등 오래된 전통 가게(老字号)가 즐비하다. 700여년 력사를 자랑하는 이곳 거리에 둥지를 튼 오랜 전통의 가게는 젊은이들의 새로운 핫플레이스가 됐다.
오유태 본점 직원은 "하루에 적어도 1천개 이상을 판매한다"며 "겨울에도 사람들이 줄을 선다"고 전했다. 차 음료, 간식 등 재스민차로 유명한 오유태는 137세의 로장이지만 여전히 젊은 층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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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북경 동사대가(東四大街)에 위치한 오유태 매장을 찾은 고객이 아이스크림을 구매해 맛보고 있다. /신화통신
브랜드 생명력을 유지하는 것은 기업의 영원한 과제다. 특히 오랜 전통 브랜드의 경우 더욱 시급한 과제다.
중국에는 1천455개의 오랜 전통 브랜드가 있다. 평균 년령은 약 140세로 32개 업종에 분포돼 있다.
유구한 력사를 자랑하는 오랜 전통 브랜드가 오늘날에도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낼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한때 중국에서는 영웅(英雄) 브랜드 만년필을 상의 주머니에 꽂고 다니는 게 류행이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만년필을 사용하는 사람이 드물다. 하지만 영화 '류랑지구(流浪地球)' 관람 후 영화 굿즈 상품인 영웅 브랜드 만년필 세트를 구입하는 것이 요즘 세대다.
오늘날 소비자는 일상생활의 수요가 아닌 개성화된 삶의 방식을 표출하고자 혹은 문화적 자신감을 드러내고자 오랜 전통 브랜드 제품을 구매한다.
이처럼 새로운 기술∙고객∙수요 앞에서 오랜 전통 브랜드는 업종을 넘나드는 협업, 신제품 연구개발, 과학기술 혁신, 다원화된 마케팅 등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위해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북경 전문대가(前門大街)에 위치한전취덕(全聚德) 기원(起源)점 직원이 9일 빛과 그림자를 테마로 한 식당에서 테이블을 정리하고 있다. /신화통신
북경에서 전취덕(全聚德)을 먹고 남경(南京)에서 부자묘(夫子廟)를 거닐며 소흥(紹興)에서 함형(咸亨)호텔에 묵고...오랜 전통 브랜드를 통해 한 도시, 한 시대의 력사, 하나의 문화를 리해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1년 차 기업은 운에 달렸고 10년 차 기업은 경영에 달렸으며 100년 차 기업은 문화에 달렸다'는 옛말이 이를 방증한다.
오랜 전통 기업 역시 박물관∙무형문화유산 체험관 설립, 젊은 전수자 양성 등 광폭 횡보에 나서고 있다. 전통문화 자원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전통 미학의 표현을 혁신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국제적으로 보아도 '백년 가게'는 그 자체로 품질을 보장해줄 뿐만 아니라 실력을 상징한다. 글로벌 500대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린 독일 기업 중 절반가량이 100년 이상된 기업이다.
북경의 동인당(同仁堂), 광주(廣州)의 황상황(皇上皇), 절강(浙江)의 어약(魚躍) 등 중국의 수많은 오랜 전통 기업이 연구개발비 투입을 확대하고 특허 출원을 늘여 국가 하이테크 기업으로 변모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덕분에 륙필거(六必居) 절임채소, 중의약 편자황(片仔癀), 봉황(鳳凰) 자전거 등 오랜 전통 브랜드 제품이 해외로 뻗어나가 중국 브랜드의 영향력을 높여나가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혁신과 발전을 거듭하며 신뢰와 품질을 고수하는 오랜 전통 브랜드의 생명력이 기대되는 리유다.
출처: 신화통신
편집: 전영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