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조선족민간문화예술단체는 대체적으로 끼리끼리 놀고 즐기는 ‘동아리 모임’과 대외 공연을 목표로 한 ‘과외예술단체’라고 보는 것이 비교적 합리할 것이다.
대부분이 무용을 위주로 하고 있고 민간예술단체이다 보니 인원 류동과 류실이 많으며 이쪽에서 배운 춤을 저쪽에 가서 보급하거나 저쪽에서 배운 춤을 이쪽에 와서 보급하는 경우가 많다.
재청도 문화예술단체에 대해 비교적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한 유지인사는 “돌아앉아서도 무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 수 있다.”고 하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청도진달래축지예술단과 청도해안선예술단이 대표적인 민간예술단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리유는 바로 ‘전문가’의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이다. 청도축지진달래예술단은 초창기 때부터 연변가무단의 안무가 최호수를 청해 가르침을 받았고 해안선예술단 역시 최호수의 가르침하에 급성장했다.
자체로 창작하고 무대에 올리는 경우는 거의 드물지만 그 대표적인 인물로 60대 초반의 김현숙을 들 수 있다.
올여름 펼쳐진 청도조선족로인총회 ‘벽을 넘어 우리 다 함께’ 민속축제에서 선보인 청도대원학교의 김현숙이 안무한 <사계절> 무용은 예전에 텔레비죤에서 보아왔던 무용인건 사실이지만 그것을 모방하고 자기의 것으로 만들었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렇다면 우리 곁에는 정말 전문가가 없는가?
아니, 있다. 정말로 그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 없는 쟁쟁한 인물들이 있다.
무용면으로 놓고 말하면 청도아리랑민속예술단의 신춘애와 청도56북춤회의 강선을 들 수 있다.
50대 중반의 신춘애는 연변가무단 무용수 출신으로서 연변예술학교를 졸업했고 국내외 대형 무대에서 독무를 추었던 예술인이며 가정주부로 보낸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시간을 무용으로 보내왔다. 이들의 무용은 거의 모두 신춘애의 손에서 나온 작품이다.
50대 중반의 강선 역시 연변가무단 무용배우 출신이다. 연변예술학교를 졸업하고 연변가무단의 무용수로 있다가 북경중앙민족대학에 가서 무용교육을 전공했으며 ‘문화인으로부터 기업인으로 성공’한 전형적인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다행인 것은 이 두 사람 모두 다시 무대에 돌아온 것이다.
신춘애는 청도아리랑민속예술단을 꾸리고 있고 강선은 청도56북춤회 설립 멤버중의 한 사람으로서 현재 56북춤회 회원들에게 무용을 가르치고 있다.
문화예술은 자금투입이 필수이다.
청도조선족민간문화예술단체들의 출연료는 많게는 3000원, 적게는 500원이다. 개인도 아니고 단체 출연료가 이 정도이니 답은 뻔하다.
그렇다면 재청도 조선족민간문화예술단체들중 진정 조혈기능을 갖춘 단체는 몇개나 될가?
아리랑민속예술단과 56북춤회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 두 예술단체는 비교적 안정적인 자금래원이 있기에 무난하게 운영되고 있다.
56북춤회는 북춤, 무용, 성악, 서예, 복장모델 등 다양한 여건을 구비한 종합적인 문화예술쎈터라고 할 수 있다. 대외 행사보다도 ‘내실 굳히기’에 집중하고 ‘56북춤회에서 올리는 작품은 반드시 원작이여야 하며 우수한 정품이여야 한다’는 리념하에 ‘정품’공정에 올인하고 있으며 회원제를 실시한다.
지난 몇해간 연변가무단의 국가1급 안무가 김영화를 초청해 가르침을 받았고 진경수 교수를 초청하여 북춤의 진수를 전수받았다.
저명한 서예가 한정호, 청도에 사물놀이 문화를 전파한 민간연예인 홍상준, 대학에서 성악과 피아노를 전공한 도선화… 이들의 강사진은 과연 화려하다.
56북춤회의 강선은 “회사 경영에 바쁜 탓으로 무용 기초만 가르치고 있다.”고 하면서 “전업적인 일은 전문가에게 맡긴다는 마음으로 유명인사들을 청해 가르침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분명 우리 곁에 있지만 우린 서로 바라보기만 했을 뿐 그들과 가까이할 수 있는 길을 찾지 못했다. 다행히도 현재 원석을 다듬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이 감지되여 무척 고무적이다.
청도조선족민간문화예술단 ‘통합시대’를 주장했던 아리랑민속예술단의 신춘애는 “청도의 조선족 민간연예인들이 하나로 통합되면 정품무대를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통합시대를 위한 민족사회의 관심을 호소했다. 실제로 신춘애는 다른 예술단과 합작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여러가지 원인으로 실행되지 못했다.
무용에도 언어가 있다. 매개 동작 하나하나가 이야기를 하고 있고 그 이야기는 전반에 관통된다. 동작만 따라해서는 안되며 무용언어를 익혀야 한다. 기초지식이 필요한 대목이다.
청도56북춤회의 강선은 본지에 실린 계렬보도를 접한 후 “우리 민족 민간문화예술의 현주소를 알게 되였고 무한한 책임감을 느꼈다.”고 하면서 “무용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민족사회가 바란다면 저명한 안무가까지 청하여 무료 특강을 펼칠 생각도 있다.”고 자기의 뜻을 밝혔다.
민족문화예술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려는 움직임은 분명 시작되였다.
살펴보면 우리 주변에는 안무가도 있고 작곡가도 있고 가수도 있고 작가도 있고 무용 애호가들도 있으며 민속문화예술을 갈구하는 마음도 있다.
우리 말 속담에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여야 보배’라고 했다. 원석을 찾아 보석으로 만들려는 이들의 래일이 기대된다.
출처:연변일보
편집:김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