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신 60돐 맞는 당사인에게 환갑상 대신 공로패를 증정하는 풍조가 산동성 청도에서 일고 있다.
일전, 청도시 성양구 복성호텔 귀빈실에서 윤정일씨의 탄신 60돐을 기념하는 환갑잔치가 간소하면서도 뜻깊게 펼쳐졌다. 환갑잔치날이면 어김없이 볼 수 있는 축의금 함과 환갑상은 보이지 않았고 그 대신 생화 한묶음과 시루떡으로 만든 단설기가 전부였다.
간력소개, 축사와 덕담 위주로 펼쳐진 이날 행사는 시종 웃음과 즐거움이 동반했다. 특히 당사인의 탄신 60돐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마련된 공로패 증정 의식은 참석인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위대한 인생을 살아오지는 않았지만 60평생 친구들과의 우정을 항상 소중히 여기고 가정과 친척들을 위하여 헌신적으로 달려왔다.”는 대목에서는 박수갈채가 터지기도 했다.
탄신 60돐을 맞는 당사인에게 공로패를 드리는 이벤트는 몇해 전 청도과학기술대학 허영길 교수의 60돐 생일을 계기로 시작됐다. 60돐 생일 겸 정년 퇴직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허영길 교수는 친척, 친우들을 초대하여 생일잔치를 조직했으나 축의금은 일절 받지 않았다.
60돐 생신인 것 만큼 이색적인 선물을 기획하고 있던 현광선, 한명철, 고명, 박현 등 인사들의 발기로 공로패를 증정하기로 결정, 의외로 반응이 아주 좋았다. 이 결정의 실행으로 지금까지 허영길, 한명철, 윤정일씨가 ‘60돐 생일잔치 공로패’를 수상했다.
청도시 성양구정부에 출근하고 있는 윤정일씨의 처제 박녀사는 “지금까지 수많은 잔치에 참가해 보았지만 오늘처럼 뜻 깊고 인상 깊은 잔치에 참가하기는 처음”이라고 하면서 “새로운 축의금 문화가 서서히 형성되고 있는 것 같아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공로패를 수상한 윤정일(화룡태생)씨는 “지금까지 받은 상 가운데서 가장 의미 깊은 큰 상을 오늘 받았다.”면서 “나머지 인생을 한점 부끄럼 없이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환갑생일 당일에 공로패를 증정하는 이벤트에 대한 사회의 반응은 매우 뜨겁다. 고향이 흑룡강성 오상인 50대 후반의 한 인사는 “축의금을 받지 않는 60돐 생일잔치에 여러번 참가해 하객들이 보내온 생화나 단설기가 무더기로 쌓여있는 것을 보면서 항상 마음이 개운치 않았다.”면서 “오늘 공로패 증정 의식은 소박하지만 아주 참신하고 널리 보급할 가치가 있기에 향후 본인과 친구들부터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100세 시대를 맞아 60돐 생일잔치에 온 동네를 청해 환갑잔치를 펼치는 현상은 현재 거의 사라졌다. 그러나 60돐 생일이면 환갑상을 받는다는 문화와 전통은 아직도 우리 모두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여있고 설령 작은 규모일지라도 축하행사만은 펼쳐야 한다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민족 고유의 문화와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이색적인 행사로 축복과 교류의 장을 열어가는 공로패 증정 의식, 생일축하 문화의 참신한 풍조를 전망적으로 기대해본다.
출처:연변일보
편집:김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