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만 열리는 세상. 어느샌가 야시장이 야간경제의 새로운 상징이 되였고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잡았다.
색다르고 맛있는 먹거리와 아기자기한 수공예품들… 길게 늘어진 야시장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야간경제도 살리고 아름다운 밤의 추억도 쌓고 일석이조인 연길시 야시장 현장 속으로 함께 가보자.
신촌야시장.
◆연길시 최대 규모의 왕훙 필수코스-신촌야시장
총 409개 로점으로 연길시 여러 야시장중 단연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신촌로 단산유원 남측, 류청거리 서쪽에 자리잡은 신촌야시장은 그만큼 다양한 먹거리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10일, 해가 지기 전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신촌야시장에는 사람들로 붐볐다.
“저녁 먹으러 퇴근하고 바로 남편이랑 이곳에 왔어요. 야시장을 돌면서 다양한 먹거리를 대여섯개 사먹으면 배가 부르거든요. 매년 야시장에 오는 걸 즐깁니다. 돌면서 취향에 맞는 먹거리를 골라먹는 재미가 매력적이예요.”
야시장 한켠에서 주문한 꼬치구이를 기다리는 왕녀사는 개장한 지 얼마 안된 신촌야시장에 올해에만 두번째라며 야시장 ‘단골’손님이라 자처했다.
지글지글 귀맛 좋게 들리는 소리와 고소한 냄새에 매료되여 발걸음이 ‘김뚱보 감자전’으로 인도했다.
“오늘 감자전 전부 매진입니다. 감자전 드실 분들은 래일 다섯시 반 전에 찾아주세요.”
감자전, 해물파전, 김치전, 부추전을 팔고 있는 ‘김뚱보 감자전’ 로점상은 4년째 신촌야시장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중 주메뉴인 감자전은 보통 6시 전이면 매진되여 아쉬워하는 손님들이 한둘이 아니란다.
감자전을 먹기 위해 신촌야시장에 들렀다는 시민 김녀사는 “감자전이 생각보다 빨리 매진되여 아쉽네요. 다음날엔 좀 더 일찍 와서 꼭 맛볼 겁니다. 신촌야시장은 특색 있는 먹거리가 많을 뿐만 아니라 가성비도 좋아 자주 찾는편입니다.”면서 올해도 많이 방문할 것이라고 덧붙혔다.
신촌야시장에는 꼬치구이, 취두부, 오징어구이, 감자전 등 야시장 대표 먹거리 뿐만 아니라 타코야끼, 크림떡볶이, 치즈옥수수빵, 레몬맛 무뼈닭발 등 각종 이색적인 디저트와 먹거리로 젊은이들의 취향을 저격하고 있다.
그중 ‘쿵쾅’거리며 현란한 손놀림으로 음료를 만들고 있는 태국식 음료가게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95후 청년 사장이 운영하고 있는 이 가게는 주로 태국 과일음료를 팔고 있으며 ‘연길’ 로고가 새겨진 컵홀더는 젊은 녀성고객들 뿐만 아니라 타지에서 온 관광객들에게도 인기만점이다.
“따뜻해진 날씨와 더불어 연길의 관광 붐으로 인해 요즘 특별히 손님이 많은 걸 실감하고 있습니다. 최근 하루평균 수입이 2000원가량에 달합니다.”라고 사장 류가곤이 미소를 띄며 말했다.
각종 음식을 조리하느라 로점마다 바쁘고 ‘야간 맛 밤투어’를 나온 시민과 관광객들은 어깨가 부딪친다.
광주에서 온 관광객 진유예는 “다양한 먹거리로 골라먹는 재미는 물론 보는 멋이 쏠쏠합니다. 연길은 대학성, 민속원, 수상시장, 서시장 뿐만 아니라 신촌야시장도 꼭 와봐야 하는 필수코스라고 생각합니다.”면서 연길 려행을 계획하는 친구들에게 야시장을 꼭 추천하겠다고 말했다.
◆인정이 넘치는 전통야시장-룡호야시장
“떡 사세요. 금방 쪄서 쫀득쫀득하니 맛있습니다.”
“오늘 금방 만든 밑반찬들입니다. 취향 껏 시식해보세요.”
11일, 룡호거리에 위치해있는 룡호야시장에서 로점 상인들의 ‘웨침’은 인정이 넘치고 정겨운 전통시장을 방불케 해 다소 추운 날씨임에도 많은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흥성한 분위기를 이뤘다.
한켠에는 야시장의 ‘필수’ 먹거리들, 다른 한켠에는 채소, 과일 뿐만 아니라 김치, 밑반찬, 떡, 순대, 막걸리, 옛날식 과자 등 푸짐한 전통 먹거리가 넘쳐났다. 지나가다 들려서 포장해가기 좋은 메뉴들이다. 해가 저물자 주변 주민들로 북적거렸다.
시민 리녀사는 저녁식사를 위해 퇴근길에 룡호야시장에 들렀다.
“회사가 근처다 보니 자주 찾으며 이번 달에만 벌써 세번째 방문입니다. 먹거리가 풍성하니 ‘저녁에 뭘 해먹지?’가 아닌 ‘저녁메뉴로 어떤 먹거리를 살지?’를 고민합니다.”면서 오늘 저녁메뉴로 오징어구이와 고기파이를 택했다고 한다.
낮에는 천지아침시장, 저녁에는 룡호야시장에서 고기파이를 판매하고 있는 가게는 다년간 변함없는 맛으로 단골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올해 정부의 지지로 자리세를 면하게 되였는데 저희 같은 로점상들에게는 더 말할 수 없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코로나사태가 진정되고 매출이 오른 것은 기본이고 침체된 시장 분위기가 살아난 것이 무엇보다 반갑습니다. 정말 장사할 만하다는 소리가 계속 이어지고 이 분위기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며 고기파이가게 주인은 기뻐하며 말했다.
연길시도시관리행정집법국 심사비준판공실 주임 손국위의 소개에 따르면 로점경제를 촉진하고 저소득층의 령활취업 경로를 증가하기 위해 올해 연길시는 길림성의 통일적 요구에 따라 신촌야시장, 룡호야시장, 건공야시장 등 전 시 공공용지의 7개 야시장의 자리세를 받지 않으며 이로 인해 상업소비를 자극하고 시장활력을 불러일으키며 야간경제 발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한다.
남산야시장.
◆포장마차형 야시장-남산야시장
룡해골목과 장해골목 교차구 서북쪽 60메터에 위치한 남산야시장은 포장마차식으로 기타 야시장과는 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13일 찾은 남산야시장은 초입부터 화려하다.
입구에는 ‘남산야시장’ 불간판이 방문객들을 인도하고 길게 늘어진 채소, 과일 등을 파는 장터를 걷다가 동쪽켠의 북적거리는 마당에 들어가면 형형색색의 로점간판과 불빛이 환하게 밤을 밝힌다.
이곳에는 먹거리를 파는 포장마차형 로점들이 자리를 잡았고 철판구이, 튀김, 꼬치구이 등 입맛과 시선을 사로잡는 먹거리 판매대 뒤에는 의자와 탁자들이 놓여있다. 가족, 련인, 친구와 함께 야시장을 찾은 손님들은 이곳에서 편안히 앉아 사온 음식을 먹으며 짙은 밤문화를 즐기고 있다.
남산야시장판공실 책임자 안풍강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해란강화원 북쪽에 위치해있었던 남산야시장은 올해 ‘연길 록화 미화’ 건설로 이곳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안풍강은 “남산야시장은 현재 장내 야시장, 장외 야시장 두 부분으로 나뉘여있습니다. 먹거리를 위주로 판매하고 있는 장내 야시장에는 총 200여개 로점이 있고 채소, 과일 위주로 판매하고 있는 장외 야시장에는 총 170여개의 로점이 있습니다. 장외 야시장은 연길시의 공공용지로 전 시의 통일된 배치에 따라 1일부터 영업을 시작한 반면 장내 야시장은 장식으로 미뤄진 탓에 8일부터 정식 영업을 시작했습니다.”고 소개했다.
청도에서의 창업을 접고 올해초 연길에 온 정미란네 부부는 이번 달부터 남산야시장에서 ‘뚠뚠이네 춘천닭갈비’를 영업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남산야시장은 포장마차 형식으로 고객들이 앉아서 드실 수 있어 편리함을 주는 동시에 현장에서 고객들의 의견과 건의를 들을 수 있어 좋습니다.”고 많은 야시장중 남산야시장을 택한 리유를 밝혔다. 또한 8일부터 영업을 시작했지만 벌써 입소문을 타서 하루하루 바삐 돌아친다며 행복한 고민을 터놓았다.
“먹거리를 포장하는 기타 야시장과는 달리 남산야시장은 현장에서 앉아서 먹고 마실 수 있어서 아주 좋습니다. 남산야시장의 단골손님이 될 것 같군요.” 시민 양씨는 남산야시장이 기대 이상이라며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다양한 특색을 띤 야시장들이 시민들을 초대하고 있다. 야시장 골목을 지나며 음식을 먹다 보면 어느덧 입안이 행복해진다. 배가 부르고 밤이 즐겁다. 배가 불러 더 이상 먹기 힘들면 갖가지 악세사리를 판매하는 부스에서 눈요기를 하고 산책할 수 있다.
야시장은 야간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점점 늘어나는 야간소비 수요에 따라 거리마다 네온사인이 다채롭게 밝혀져 연길의 밤을 아름답게 장식했다. 신선한 저녁 공기를 마시며 즐기는 야시장은 낮과는 또 다른 즐거움과 행복 그리고 추억을 선물해주고 있다.
출처:연변일보
편집:김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