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강남지방은 청명절에 쑥으로 빚은 청단(青团)을 먹는 풍속이 있다. 강남 사람들은 봄철에 처음 청단을 먹는 것을 "봄을 맛본다"라고 비유하는데 이는 봄을 맛보는 동시에 조상에 대한 그리움도 담고 있는 것이다.
'봄철 한정 상품'인 청단은 윤기가 흐르는 초록빛이 마치 옥과 같고 은은한 식물의 내음이 배여 있으며 찜기에서 찐 후에는 부드럽고 찰진 맛이 가히 일품이다. 3월이 되면 상해 전통 디저트 가게 앞에는 청단을 사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있곤 한다.
관련 고증에 따르면 '청단'이라는 말은 당나라 때부터 시작되였고 '애단(艾团)'으로도 불렸다. 청나라 문학가이자 미식가인 원매(袁枚)는 <수원식단(随园食单)>에서 "쑥잎을 으깨 즙을 낸 뒤 찹쌀가루와 함께 반죽하면 그 빛깔이 벽옥과 같다"라면서 청단의 제작방법을 기록해 놓았다. 현재 자주 접하는 청단 제작방법이 원매의 기록과 일치한다.
"연한 쑥잎을 으깨 즙을 낸 뒤 찹쌀가루와 함께 섞어 반죽을 한 다음 팥이나 달걀노른자 등을 소로 넣어 둥글게 빚은 뒤 찜기에 넣고 쪄내면 된다." 화동이공대학 제4식당 선임료리사 주월교(朱月姣)는 청명절 때마다 새로운 청단을 선보이는데 올해는 팥소 말고도 대학생들이 좋아하는 이색적인 '옥토끼청단'을 출시해 인기를 얻었고 금새 물량이 소진되였다고 말했다.
청단 반죽은 쑥 뿐만 아니라 냉이, 목숙 등 록색식물을 리용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새싹밀에 비타민과 단백질, 미네랄이 풍부하다하여 반죽 재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새싹밀 즙을 리용해 만든 청단 반죽도 초록 빛깔이 고운 건 마찬가지다. 중화전통브랜드인 상해 덕흥관의 료리사 왕상(王翔)은 가장 신선한 새싹밀을 리용하는데 "너무 뻣뻣하면 떫은 맛이 나기 때문에 안된다. 3월의 새싹밀이 가장 연하기 때문에 우리는 3월에만 청단을 만들어 팔고 청명절을 쇠고 나면 안 만든다"고 말했다.
중화전통브랜드 노포 상해 덕흥관의 배달전문 창구 앞에는 방금 쪄내 김이 모락모락나는 초록빛의 동그란 칭퇀이 행인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이 노포는 전통 팥소, 달걀노른자와 고기를 섞은 소, 트러플 채소 고기소, 전복과 진피, 돼지고기를 섞은 소 등 4가지 종류를 선보여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고 수공 제작을 고수하고 있다."
새로운 맛 개발에 뛰여난 왕상은 기자에게 1kg에 500원인 고가의 트러플을 삶아 소스를 만든 다음 냉이 고기소와 골고루 섞어 만든 청단은 냉이 고기 칭퇀의 맛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트러플의 진한 향이 더해져 매우 리상적이라고 말했다. 또 전복 진피 돼지고기 청단은 지난해 봄 처음 시도해 봤는데, 그 신선함을 맛본 고객들이 "생각보다 훨씬 맛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올해 팔순이 넘은 등 할아버지는 덕흥관의 전통 팥소 청단을 가장 좋아한다며 적당한 단맛의 팥소는 느끼하지 않고 기름지지 않으며 껍질이 얇고 소가 많이 들어 있어서 로인들에게 매우 인기 있다고 말했다. 등 할아버지는 올해 새로운 청단이 출시됐다는 소식을 듣고 미리 여러 가지 맛을 예약한 후 청단을 사러 쇼핑카트까지 밀고 갔다고 말했다.
매해 봄철에 열리는 '청단 시즌'의 열기가 점점 고조되고 있다. 게가루 새우,흑후추 쇠고기, 닭고기 베이컨… 창의적인 맛이 속속 등장하고 칭퇀 요소를 융합한 디저트도 오후차 가게 메뉴에 대거 등장하게 되었다. 왕상의 말처럼 계절 식재료와 자연 식물을 음식에 접목하면 결국 그 혜택은 식객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출처: 중국망 한글판
편집: 왕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