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명문대학 학생들 사이에서 공무원에 대한 인기가 추락하면서 일본 관가가 인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일반 기업에 비해 업무량은 많은데 보수·복지 등 조건이 떨어져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도꾜대학-재무성’으로 이어지는 엘리트 코스도 옛말이 됐다.

　　10월 31일,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올해 국가공무원 종합직에 합격한 도꾜대학 졸업생수는 217명으로서 력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5년 459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도꾜대학 졸업생이 단 1명도 지원하지 않는 부처도 있다.

　　위기감을 느낀 관가는 조직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 관가의 최대 엘리트 조직인 재무성 직원들은 최근 자신의 모교를 방문해 업무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공무원에 대한 관심을 유발하기 위해 대학 뿐만 아니라 고급중학교까지 찾아가 대학 졸업 후 재무성에 지원할 것을 당부하기도 한다. 조직 내부에서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는 탄식이 나올 정도이다.

　　일본 인사국은 신입 공무원 선발을 2023년에는 올해보다 2주, 2024년에는 올해보다 한달가량 앞당기기로 했다. 공무원 시험과 개인기업 입사를 동시에 준비하는 지원자들이 기업에서 합격 통보를 받으면 전형 과정에서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채용 일정을 조정하기로 했다.

　　일본에서는 과거 ‘관존민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국가공무원에 대한 인식이 좋아 개인기업에 인재를 빼앗기는 일이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크게 달라진 만큼 다양한 인재 확보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이다.

　　실질 급여도 올렸다.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시절 잔업시간 상한(45시간)을 페지해 후생성에 근무하는 30대 공무원 기준으로 지난해 년봉이 900만엔으로 전년 대비 약 30% 증가했다. 퇴사률을 낮추기 위해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고충 상담도 실시한다.

　　하지만 여전히 근무조건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우선 급여를 조정했어도 다른 선진국과 비교할 때 동일 직급의 일본 공무원 급여는 낮은 수준이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일본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년봉을 올리는 등 변화가 일고 있어 개인기업과의 차이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낡은 숙소도 국가 공무원 인기 하락의 요인으로 꼽힌다. 자위대 숙소 등을 제외한 일본의 국가 공무원 합동 숙소는 2021년 9월 기준으로 약 7만채로서 이 중 25%는 준공된지 40년 이상된 로후 주택이다. 그나마 국회 대응이나 재해 등 긴급 상황을 담당하는 직원 숙소는 부족한 상황이다. 약 2만 4000가구가 필요하지만 도꾜와 린근 지역에 위치한 주택은 2만가구 뿐이다. 공무원을 우대한다는 사회적 비판 여론에 따라 매년 관사를 줄여왔기 때문이다.

　　출처:연변일보

　　편집:김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