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은 굉장히 조심성이 많은 동물이다. 이 겁 많은 동물이 룡산촌에 해마다 20여만원씩 늘어나는 경제효과를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100% 당지 촌민들이 주식에 참여, 정부의 부축자금을 쟁취해 지난해 10월부터 운영에 투입된 화룡시 팔가자진 룡산촌의 양목장을 찾은 건 지난 8일이였다. 룡산촌 촌당지부 서기이며 촌민위원회 주임인 려지강(53세)은 기타 동물에 비해 양은 온순하고 조심성이 많은 성향 때문에 양을 키우려면 서로간의 교감이 필요하다며 운을 뗐다.
그의 소개에 의하면 룡산촌은 불과 5, 6년 전까지만 해도 촌집체의 경제소득이 별로 없었고 251세대 516명 촌민 가운데 4분의 1 정도가 빈곤인구였다. 려지강은 그때부터 어떻게든 촌에 산업을 일떠세우고 촌민들과 함께 돈을 벌어 잘살아보겠다는 의지를 굳혔다.
1년여간의 현지조사를 거쳐 려지강은 목초지 면적이 넓고 옥수수, 콩 경작 규모가 큰 룡산촌에서 양, 소 등을 사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을 파악하게 되였다.
“이미 주변 여러 촌에서 소를 키우고 있어 그 당시 소사양에는 별로 흥미를 못 느꼈다. 축산 관련 전문가 몇몇을 모시고 수차례 토론한 끝에 룡산촌에 화룡시에서 맨 처음으로 규모적이고 체계적인 양목장을 건설하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려지강의 뜻에 촌민들이 동참했다.
그때부터 내몽골, 신강 등 지역에 찾아가 소미한양(小尾寒羊), 백설양, 흑산양 등 다양한 양종류의 310여마리를 사들여왔다. 그리고 곧바로 몇년 동안 방치해뒀던 돈사를 허물고 정부의 부축자금 65만원을 쟁취해 중붕축산전문합작사를 설립, 양목장을 자체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알다싶이 양은 고기, 털, 가죽 등이 모두 산업화로 발전될 수 있다. 현재 양고기만으로도 공급이 딸릴 정도로 주내에서 수요량이 많다.” 려지강 서기의 틈새시장 공략이 먹혔다.
“요즘 많은 촌에서 ‘기업+촌당지부+농가’의 합작모식을 추진하고 있는데 우리 합작사는 100% 현지 촌민들과 촌당지부가 힘을 모아 기술과 자금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자체 운영을 하고 있다.” 려지강 서기는 기업에서 투자하거나 기업화로 발전하면 기술, 판로 면에서 더 큰 우세가 있겠지만 당분간 힘이 들더라도 촌당지부와 촌민들이 힘을 모아 자체적으로 발전을 도모한다면 내실을 다질 수 있을뿐더러 촌민들에게 돌아가는 실질적인 리익이 더 많다고 생각돼 스스로 운영하는 길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때마침 양들에게 ‘먹이’를 줄 시간이 됐다며 목장 안으로 안내했다. 관리자인 촌민 장씨는 “려서기 덕분에 빈곤호 딱지를 떼고 수차례의 양성을 통해 사육원으로 고용됐다. 년간 6만원의 수입을 얻고 있다.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일이다.”라며 감개무량해 했다. 장씨는 “정부의 ‘짚대사료화’추진으로 사료문제는 전혀 걱정이 없다. 옥수수나 콩의 산량이 많고 품질 또한 우수하므로 촌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며 설명했다.
“올해 년말에 촌민들이 배당금을 받고 웃음을 지을 모습을 상상하니 그동안의 피로가 다 가실 것 같다. 래년부터는 배태이식 어미양, 고기양(肉羊) 품종 개량을 통해 목장의 규모를 일층 확장해나갈 예정이다.”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는 려지강의 눈은 결의로 차있었다.
출처:연변일보
편집:김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