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실패를 경험하다보니 이젠 누가 특별히 설명을 하지 않아도 결과가 보입니다.” 늦은 저녁, 양고기뀀점에서 만난 청도연부칼국수 차철(화룡 출신, 1972년생) 대표가 웃으면서 담담하게 털어놓은 첫마디이다.
차철은 산동성 청도에 진출한 후 성공과 실패를 많이 경험했다.
그는 일찍 연변대학을 졸업하고 안해 최향란과 함께 일본류학을 갔고 취직 후 얼마 안돼 일본에서 안마원을 차렸다. 후더운 인심과 따뜻한 서비스를 앞세운 보람으로 발안마원은 체인점까지 확충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고 차철은 일본에서 창업의 단맛을 보게 되였다.
그러나 그는 귀국 후 사업에서 큰 부진을 겪었다. 어쩌면 성공은 잠시, 실패는 계속되였는지도 모른다.
“사실 청향관을 제외한 모든 사업에서 다 실패했습니다.” 귀국 후 청도에 진출한 차철은 연변의 인기 음식점인 ‘청향관’을 청도에 들여다가 성공, 1-2층 구조로 근 600평방메터 되는 청향관은 청도의 대표적인 음식점으로 자리매김했고 하루 매출이 3만원을 웃돌 때가 많았다. 그러나 행운은 청향관에서 잠간 멈춰 버리는 듯 했다. 뒤이어 시작한 사업은 모두다 실패로 끝났다. 고품격 불고기집도 해보았고 면식점에 투자도 해보았으며 한국에 가서 음식점도 경영해보았지만 ‘행운의 녀신’은 항상 그를 피해갔다.
“코로나19 시기에 시작했던 마스크 사업까지 실패로 끝나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일본에서 인민페 수백만원을 들고 왔던 제가 빈털털이로 되였으니까요.”
몇채 사두었던 아빠트까지 다 팔고 몇만원 돈도 당장 내놓을 수 없는 처지에 놓이자 그는 현실을 직시하게 되였고 새롭게 태여나기 위한 숙고의 시간을 가졌다.
그는 절망속에서 주저앉은 것이 아니라 희망을 찾았다.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신들메를 조였다. 차철이 동산재기를 위해 새로운 아이템을 구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친구들이 그에게 지원의 손길을 보내왔다.
2019년 여름, 그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그제날 청향관 바로 옆에 연길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연부칼국수’체인점을 차렸다. 가게 규모는 청향관의 3분의 1도 되나마나 했고 칼국수 한사발 가격은 16원, 청도에서 가장 값싼 면식점을 오픈한 것이다.
그는 양복 대신 직원 유니폼을 입었고 번쩍번쩍 빛나는 구두 대신 장화를 신었다. 주방에서 팽이처럼 돌아쳤고 땀으로 목욕했다.
“최악의 경우 나 혼자서라도 한다는 비장한 각오로 새롭게 시작했습니다.” 전문 료리사가 있지만 체인점인 것만큼 료리사에게 끌려가면 안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였다. 차철은 자신의 하루가 주방에서 시작하여 주방에서 끝난다고 했다. 면식업에 있어서 만능맨으로 된 차철 앞에서 주방 일군들은 물론 홀에서 일하는 복무원들까지 감히 잔꾀를 부리지 못한다.
면식집의 특성은 흐름이 빠르다. 료리를 몇개씩 청해놓고 맥주를 기울이는 사람들 대신 금방금방 일어서는 고객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흐름을 깨지 말아야 한다.
직접 주방에 들어가 음식맛과 수량, 모양까지 체크한 보람으로 ‘연부칼국수’는 오픈 당일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저렴하고 깨끗하고 맛있는 가게’라는 미칭을 얻게 되였다.
“우리는 한포대에 180원하는 최고의 밀가루를 씁니다. 다른 곳에 비해 밀가루가 세배 이상 비싸지요.” 연부칼국수가 인정 받을수 있는 리유는 식자재 선정에도 큰 관계가 있다고 했다. 주지하다 싶이 현지인들은 밀가루를 주식으로 하고 있으며 밀가루에 아주 민감하다. 그들은 연부칼국수에서 사용하는 밀가루가 최고의 밀가루라고 한결같이 인정한다.
“저희 같은 소비계층은 가격을 많이 따집니다. ‘연부’는 가격도 저렴하지만 맛 또한 일품이여서 저희 친구들은 대부분 단골이 되였습니다.” 태안에서 왔다는 택시기사 왕씨가 친구와 함께 거의 날마다 ‘연부’에 온다고 하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연부칼국수’는 청도 진출 2년만에 성양에 3호점을 오픈했고 일전에는 청도시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로 알려진 시남구에 4호점을 오픈했다.
“투자 위험을 줄이려고 여럿이 공동으로 출자하는 형식으로 가맹점을 늘여가고 있습니다.” 차철은 혼자만의 사업이 아닌, 정직하고 꿈이 있는 사람이면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여러 사람의 사업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는 체인점 관리 비결에 대해 “첫 석달간 확실하게 기틀을 잡아놓으면 모든 것이 원활하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그는 “절대 망할 수 없고 투자회수 속도가 빠른 사업이 바로 가장 좋은 사업인 것 같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간판 음식점 사장으로부터 자그마한 면식점의 사장으로 탈변하여 주방에서 구슬 땀을 흘리고 있는 그의 또 다른 꿈은 무엇일가?
차철은 “새로운 창업 아이템 역시 음식업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더 빠르고 더 간편하고 더 맛있는 즉석 음식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자기의 깊은 속내를 비쳐보였다.
출처:연변일보
편집:김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