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너무 보고 싶어요.” 이 말은 최근에 나와 남편의 위챗 대화기록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이다. 나도 그렇고 남편도 자주 말한다.

　　갑작스런 전염병 발생으로 인해 조용하고 화기로웠던 왕청현은 심한 타격을 받게 되였다. 나와 나의 남편은 모두 공직자이다. 남편은 왕청의 외진 마을에서 방역을 하고 있고 나는 시가지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19개월 된 딸은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가 돌보고 있다. 이렇게 세식구는 각자의 자리에서 버티며 성장하고 있다.

　　오늘은 왕청현에서 네번째 전원 핵산검사를 하는 날이다. 세차례의 핵산검사를 거쳐 주민들도 이젠 기본적인 순서와 절차를 알고 집에서 사업일군들의 통지를 기다리다가 질서정연하게 내려와 핵산검사 샘플채취를 한다. 이전에 나는 전염병과의 ‘전투’에 나선 전우들은 우리와 같이 방호복을 입은 일군들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제야 주민들도 우리와 함께 성장하고 싸우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가 도와주고 있는 아빠트의 상주 주민은 80% 이상이 로인이다. 핵산검사 샘플채취는 이미 습관이 되였지만 ‘이동제한’은 로인들을 매우 힘들게 했다. “가구당 일주일에 연인수로 2명 외출 가능”이라는 요구에도 어떤 로인들은 이른바 ‘통행증’을 개의치 않고 매일 생수 받아오기, 산책, 신체단련 등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새벽 2시 반에도 물통을 들고 병풍산에 가 물을 길어오려고 한다. 당직을 서는 첫날 우리는 그들과 도리를 따져보았지만 분명 통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들을 어린아이 달래듯이 달랬고 로인들은 우리의 달램에 못이겨 ‘허허’ 하고 멋쩍게 웃으며 돌아갔다. 방역업무에서 우리가 모처럼 웃을 수 있는 순간들이다.

　　옆에 놓인 핸드폰은 자꾸 울려댄다. 청년 자원봉사자들의 위챗 메시지들이다. 우리는 왕청현에서 전염병이 발생하자마자 전 현을 대상으로 청년자원봉사자를 모집하여 수시로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500명에 가까운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는데 어떤 사람은 이미 방역업무를 맡았고 어떤 사람은 아직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그들이 보내온 대부분의 메시지는 “저는 언제든 지원할 수 있어요.” “저는 고향을 위해 힘을 기여할 거예요.” “어디에서든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면 곧바로 갈 수 있어요.” 등 내용이였다. 이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오는 안전감이자 든든함이다.

　　나는 이번 왕청현의 전염병사태가 얼마나 더 지속될지는 모르지만 곧 좋아질 거라고 믿는다. 우리가 힘을 합쳐 싸우고 있기 때문이고 수많은 청년자원봉사자들이 우리의 든든한 뒤받침이 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오늘, 왕청에 눈이 내렸다… 눈은 항상 좋은 소식을 가져다준다. 우리에게도 하루빨리 좋은 소식이 들려오길 바란다.

　　출처:연변일보

　　편집:김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