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순 로인과 로인협회 로인들이 함께 시루떡을 만들고 있다.
매달 25일, 연변조선족자치주 연길시 신흥가두 민화사회구역 부근에서는 ‘특별한’ 바자회가 열리군 한 다. 민화사회구역 로인협회 회장 김대순 로인이 20여명의 로인들과 함께 떡, 만두, 김치 등 민속 음식들을 만들어 팔아 모은 돈으로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사랑의 마음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76세인 김대순 로인은 2013년부터 20여명의 로인들을 이끌고 이와 같은 애심바자회를 열어왔는데 바자회의 수익금은 음식 재료비를 제외하고 전부 기부되고 있다. 올해에도 로인들은 연변대학 사범분원의 빈곤학생들에게 3000원을 기부했다.
“아이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어 행복합니다. 조금 힘들어도 한 학생의 식비라도 해결해줄 수 있다면 보람차다는 그 신념 하나로 여태껏 견지해왔습니다.”김대순 로인은 웃음을 띠며 이 같이 말했다.
그동안 바자회의 수익금은 산동성의 빈곤아이들에게 2000원, 도문시 월청진의 수재지역에 2000원, 연변대학 사범분원, 신흥소학교 등 관할구역의 빈곤학생들에게 꾸준히 기부되여왔다. 이 밖에 로인들은 방역 일선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업일군들에게 떡을 나눠주기도 했다.
지금은 바자회가 좋은 반응과 함께 수익을 얻고 있지만 처음부터 잘됐던 것은 아니였다. 로인들은 초창기 옷, 책 등을 팔아봤지만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하여 머리를 맞대고 연구한 끝에 조선족 전통음식을 만들어 팔아 수익을 올리기로 했다.
“3, 6, 9 시장이 열리는 날 흥안 장터에서 떡을 팔아보았습니다. 하지만 모두 장사를 해본 적이 없던 터라 낯도 가리고 요령도 없어 처음에 애를 많이 먹었어요.”우여곡절 끝에 시작한 바자회는 로인들의 노력에 힘입어 오늘날까지 이어져왔고 총 4만여원에 달하는 기부금으로 50명에 달하는 학생들을 도와주게 되였다.
바자회에서 파는 것은 주로 시루떡, 입쌀만두와 같이 손이 많이 가는 조선족 전통음식이였다. 시루떡을 만드는 날에는 전날에 미리 열콩을 삶아 고물을 해놓고 쌀을 불려서 다음날 아침 가루를 내여 점심시간 전으로 떡을 만들어야 했다. 초창기 바자회를 시작할 때 평균 년령이 60대 좌우였던 로인들은 일주일에 한번씩 바자회를 열었다.
“70대에 접어드니 체력도 예전 같지 않아 지금은 매달 25일에만 바자회를 열고 있습니다.” 김대순 로인은 안타까운 기색으로 말했다. 로인들의 이런 안스러운 마음을 알아주기라도 하듯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떡가루 가공공장 주인이 가공비를 절반만 받았는가 하면 로인들의 선행과 로고에 감동을 받아 재료비로 200원을 선뜻이 기부하기도 했다. 바자회에서 떡을 사던 한 청년도 로인들에게 자그마한 보탬이 되라며 쌀 한포대기를 가져다주기도 했다.
“이 나이에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기쁜 일입니다. 큰 일이 아니더라도 누군가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얻어지는 가치가 크던 작던 그 자체로도 너무 소중하니깐요.” 이는 김대순 로인이 지금까지 바자회를 실천해온 리유이자 가치관이다. 몸이 따라주는 날까지 협회를 이끌고 바자회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는 시종 환한 미소가 어려있었다.
출처:연변일보
편집:김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