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어느 날, 모처럼 친구 넷이서 라운드를 즐기고 있었다. 네 사람은 죽기 살기로 내기를 아주 피 터지게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 친구가 티샷한 볼이 슬라이스가 나면서 숲 속으로 날아갔다. 한 친구가 볼을 찾아 주겠다며 졸졸 따라갔다. 결국 둘이서 이리 저리 헤매며 볼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볼은 없었다. 그 이유는 찾아 준다는 친구가 볼을 발견하고선 슬며시 발로 밟아 버렸던 것이다.
“없으면 로스트 처리하고 그냥 가지? 뒤의 팀이 많이 기다리고 있어.”
이때였다. 볼을 잃어버렸던 친구가 소리를 쳤다.
“볼 여기 있네.”
‘아니 아까 그 볼 내가 밟아 버렸는데 무슨 볼이 있다는 거야?’
그 친구 슬며시 알을 깐 것이다. 가지고 있던 볼을 떨어트려 놓고 여기 있다고 소리친 것이다. 하지만 자기가 밟았다고도 할 수 없고….
“그거 자네 볼 맞아?”
“응, 맞아. 내 볼 확실해.”
어이가 없는 친구, 성질이 나서 끙끙 앓다가 말했다.
“네 볼은 내가 밟아 버렸거든!”
알 깐 친구, 태연하게 말했다.
“네가 밟은 볼은 내 볼이 아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