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 하얼빈)  2주 전쯤, 유학생 사무실에서 연락이 왔다. 수요일에 영상예술학부 3층에서 면접이 있다고.내가 중국 전매대학교에 와서 어학연수를 한 이유는 바로 같은 학교의 본과인 ‘연출과’를 지원하기 위해서였다.

　　원서 쓸 때 글씨가 이쁘지 않아 감점 될까봐, 또 수정액을 쓰면 보기 안좋을 까봐 쓰고 또 쓰고...그래서 5번째로 쓴 서류를 제출했다.

　　지원하고 싶은 본과가 있다면, 그 학교에서 몇 개월 어학연수를 하면 정말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 학교가 어떤지 대충 느낌이 오고, 소식통도 빠르다.

　　면접 당일, 한국인 6명 중 나 혼자 여자였다.

　　3번째 순서로 면접실에 들어갔는데 교수님 5분이 앉아계셨다.

　　준비한 자기소개를 발표하고, 이어지는 선생님의 질문에 답변했다.

　　왜 한국대학 안가고 중국대학에 왔냐는 질문은 당연한 거여서 자기소개 때 미리 말씀을 드렸다.

　　그 이유는 내가 중국여행지를 소개하는 인터넷 여행 방송국을 세우고 싶기 때문이다.

　　중학교 때부터 여행에 관심이 생겼는데, 연상기법으로 노트에 내 생각을 정리하다가 떠오른 건 방송이였다!

　　원래는 여행경영과로 유명한 중국 베이징제2외국어대학교를 가려고 했으나 경영보다는 여행지를 알리는게 더 중요하다는 판단과 동시에

　　바로 옆에 있는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방송 대학교인 중국전매대학교를 알게 되었다.

　　그렇게,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한 발판으로 중국 전매대학교를 선택했다.

　　중국유학하면서 해외 여행지를 소개할 소재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방송기술까지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소개 할 때 얼굴에 경련이 일어날 정도로 떨렸지만, 차츰 안정을 되찾아 갔다..

　　“중국 여행지에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어디가 가장 좋다고 생각하니?”

　　“베이징의 고궁, 황산.....(지금 다 기억은 안나지만 그때 대표적인 중국 여행지는 거의 다 말했다.)”

　　“베이징 고궁에 갔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니?”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직 가보지 못 했습니다. 그 이유는 중국 유명한 다큐멘터리 ‘고궁’을 보고 가야, 갔을 때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다큐멘터리를 다 보고 고궁에 갈 겁니다.”

　　“가장 좋아하는 중국 방송 프로그램은?”

　　“저는 여행위성방송(旅游卫视)” 가장 좋아합니다. 여행 방송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은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이 채널의 광고들은 다른 채널과는 달리 감동을 중시하는 것 같습니다. “

　　그리고 그 자리에서 준비한데로 그 광고 대사를 줄줄 외웠다. 내용은 사람이 여행을 왜 떠나는지에 대한 생각.

　　아! 선생님들의 눈이 똥글똥글 해지고 있었다! 특히 가운데에 앉아있던 젊은 여자선생님이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미소 지으셨다. 난 그때 합격을 예상했다.

　　“그럼 가장 좋아하는 한국 방송 프로그램은?”

　　“1박 2일입니다. 한국여행지를 소개하는 것에 재미까지 더해 한국인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시청하면서 배워야 할 것 등은 꼭 저만의 노트에 기록해 둡니다.”

　　“너는 인터넷 여행 방송국을 세우기 위해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니?”

　　“총 다섯가지 단계가 있는데요. 첫번째로 중국에 도착해서 6개월동안 열심히 어학연수하고, 두번째는 전매대학교 연출과 본과에 합격하는 것입니다. 세번째는 본과생활을 하면서 여러가지를 배우고, 네번째는 해외에서 일하는 경험을 쌓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섯번째는 인터넷 여행 방송에 대한 제 꿈을 실현하는 겁니다”

　　그리고 2주동안 떨면서 기다렸는데, 전화가 왔다. 이사라 합격이라고!

　　기숙사 침대에서 얼마나 뛰었는지 모른다.

　　유학생 사무실에 달려가서 유학생 성적 관리 선생님을 만나니 09 연출과 1등으로 90점에 합격했다고 했다. 1등과 2등 사이에 점수차이가 엄청나다고.

　　/이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