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중국에서 한국으로 유학온 지 어느덧 2년 반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다. 처음에 새로운 환경에 대해 모든 게 신기하고 두렵기만 했는데 지금은 제법 잘 적응하여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진학을 어디로 고민할까 고민하던 참에 어머니의 추천으로 한국유학을 꿈꾸게 되었다. 조선족인 나는 한국이라는 나라가 낯선 나라는 아니다. 할아버지께서 한국 사람이고 중국에 있을 때 한국가요도 많이 듣고 드라마도 즐겨 봤다. 그래서 유학생활이 더욱더 설레고 기대됐다.
한국에 와서 느낀 점은 환경이 참 깨끗하고 사람들이 문명적이라는 것이다. 길거리에는 쓰레기를 찾아볼 수가 없고 특히 화장실이 정말 쾌적하다. 지하철 승차할 때 자율적으로 줄을 서서 기다리고 또 사람들은 지갑을 바지 뒷주머니에 훤히 다 보이게 넣고 다닌다. 중국에는 소매치기가 많아서 그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 또 기차를 탈 때 승무원이 표 검사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중국에서는 열차 칸마다 승무원이 한 명씩 있고 표 검사를 총 세 번을 하는데 말이다. 이 모든 것이 한국 사람들이 문명화되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한국에 와서 기본적으로 말이 다 통하니까 크게 어렵진 않았지만 억양이랑 외래어 또 내가 연변에서 쓰는 사투리들을 고치는 것이 조금 어려웠다. 그리고 친구들이랑 얘기하다가 흥분하면 사투리가 나도 모르게 튀어나와서 나 스스로 무척 당황스러웠던 적이 많았다. 한때는 ‘내가 지금 혹시 사투리로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에 위축되기도 했지만, 길 가다가 간판 읽어보고 TV에 나오는 말들을 따라하고 주위 친구들한테 계속 물어 보고 같이 수다 떨고 말투를 따라하면서 쫓아다녔다. 지금도 가끔 사투리가 튀어나오지만 많이 발전됐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유학생들처럼 나도 부모님들의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방학엔 아르바이트를 해서 등록금을 마련한다. 그렇지만 건양대는 유학생등록금을 거의 50%정도 할인해 주고 또 H4C장학금제도가 있어 장학금까지 더하면 부담이 아주 많이 줄어든다. 뿐만 아니라 한국정부가 주는 GKS 우수자비유학생 장학금으로 평소 생활비까지 거의 다 해결할 수 있다. 학교뿐만 아니라 한국이라는 이 나라가 나에게 더욱더 공부를 잘 하라고 이렇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 격려해 주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하고 감사하다. 더욱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지와 에너지가 몸속에서 꿈틀거린다.
평소에 성격이 조금 소극적인데 교수님과 선배님들 그리고 친구들이 많이 이끌어 주고 도와 줘서 학교생활이 하루하루가 즐겁다. ‘한국에 와서 공부하지 않았으면 어쩔 뻔 했어’ 이런 생각을 많이 한다. 진심으로 행복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대학교 졸업하려면 아직도 2년 남짓한 시간이 남았는데 앞으로 2년 동안 더욱 열심히 노력해서 졸업한 뒤 한국과 중국의 경제교류에 힘쓰는 일을 하고 싶다. 이런 목표를 늘 가슴에 새기고 한 걸음 한 걸음씩, 끝까지 가려 한다.
/윤계월
<건양대 금융국제학과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