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인생을 살아가면서 사람에게 세 번의 기회가 온다고 한다. 아니면 무수한 기회들 중에서 내가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고 생각할 기회로 그것을 잡을 확률은 그 정도로 희박할지도 모른다. 교환학생이라는 자리, 결코 쉽지만은 않은 자리이다. 사실 지원할 때 지원율이 그렇게 높지 않았다. 정말 감사할 노릇이다. 하지만 이렇게 학교에서 마련해준 자리인데도 사람들이 그 펼쳐놓은 자리를 덥석 앉지 못하는 이유는 어딘지 모를 두려움이나 자신감의 부족으로 ‘내가 어떻게 이런 것을 하겠어’라는 자세, 아니면 정보력의 부족으로 교환학생의 열린 장을 미처 모르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이다.
나를 비롯하여 함께 공부했던 친구들 모두 최소 한 번씩은 ‘내가 정말 영어를 배우러 이곳에 온 것일까, 아니면 중국어를 배우러 이곳에 온 것일까’ 고민을 하였다. 단지 강의실에서만 영어를 쓰고, 심지어 대만 교수님들은 가끔 수업 중에 중국어도 쓰신다. 칠판에 갑자기 써지는 중국어를 어떻게 이해할지, 그나마 어린 시절 배워둔 한자가 가끔 요긴하게 힌트를 준 적도 몇 번 있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내가 정말 부지런하다면 영어와 중국어를 함께 공부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이다. 그중에는 두 언어를 함께 공부하려 아등바등거리는 와중에도 이 삶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영어면 영어, 중국어면 중국어만 확실히 겨냥해서 투자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의 경우는 두 가지를 함께 하려 노력했었다. 사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성심을 다하지 못한 것은 조금 유감이나, 당시에는 그만큼이나마 하는 것조차도 너무 힘들었었다. 나의 신념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면 하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나에게 찾아온 기회가 있다면 그것은 잡으라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나의 성격이 한 번에 너무 많은 일을 기획해서 모든 일을 그르치기도 하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난 이것이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론 내가 중국어를 정말 잘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영어를 정말 똑 부러지게 공부했다고 물어본다면 장담은 할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난 자신감을 얻어 왔다. 난 되지 않는 문법을 써서라도 이제 중국인과 이야기할 수 있다. 그들은 내 표정과 내 몸짓을 통해 보완되는 나의 중국어를 보고 늘 ‘표현이 이상해’라고 말하면서도 이해해 준다. 어쩌면 대만 사람들이 착해서 이해해 준 것일지도 모르지만 난 내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어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교환학생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과감히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한 가지 더 일러두자면, 각오는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결코 쉬운 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못할 일도 아니라는 말이다.
/대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