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변화에 민감한 철새들이 예년보다 일찍 내린 올해의 첫 눈에 앞당겨 남방으로 날아가고 있다. 손지용(孙智勇) 조동시 려명진 천학도관광지 경리는 배를 타고 갈대밭에 들어가 철새들이 머물었던 곳을 다시 한번 살펴 보기로 했다.
주인없는 새둥지에는 흰눈이 소복히 쌓였고 이를 바라보는 손지용 씨는 마음 한켠이 텅 빈듯하다. 9월 초 노랑부리저어새(白琵鹭)를 시작으로 백로, 왜가리들이 련이어 이곳을 떠났다. 그들이 떠날 때는 떠나는 모습을 지켤 볼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갑작스런 기온 변화로 철새들이 급히 떠나가는 바람에 바래주지 못했다며 몹시 아쉬워 했다.
어릴적부터 이곳에서 자란 손지용 씨는 1만4천500무 갈대밭은 다만 철새들이 잠시 머물다 가는 곳인 것을 일찍 알고 있었다. 철새들이 이곳에 오래도록 머무는 것이 꿈이였던 손지용씨는 2015년 천학도풍경구가 설립되며 홍하보호구학회와 손잡고 철새들을 위한 인공 새둥지를 짓기로 했다. 새둥지가 늘어남에 따라 더욱 많은 철새들이 이곳으로 왔고 이곳에서 서식하고 번식해 나갔다.
올해 천학도를 찾은 철새는 140종에 5만 마리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예전의 경험대로라면 황새(东方白鹳)가 떠난뒤 가마우지(鸬鹚)가 떠나야했지만 올해는 갑작스런 기온 변화로 가마우지들이 급히 이곳을 떠나버렸다. 작별인사도 못하고 친구를 떠나보낸 아쉬움에 손지용 씨의 심정은 요즘 서운함이 가득하다.
매년 봄 철새들이 같은 곳을 찾는데는 지난 가을 맺은 약속을 토대로 한다고 한다. 손지용 씨는 이듬해 돌아오는 철새들이 더욱 많은 친구들을 데려 오기를 바란다. 하지만 천학도가 필경 인공 개발의 풍경구인지라 생태시스템이 날로 방대해지는 새무리들을 용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손지용 씨는 매년 10여 만근의 치어를 구매해 갈대밭에 방류한다. 일부는 가마우지들이 배불리 먹고 떠나도록 하고 일부는 래년 봄 돌아 올 철새들을 위한 선물이다.
물고기 냄새에 흰 가마우지 두 마리가 몰려왔다. ‘환경보호의 사자’로 불리는 가마우지는 생태환경에 대한 요구가 높아 올해 전 까지 천학도에서는 가마우지를 만날수 없었다고 손지용 씨가 밝혔다.
철새들이 모두 떠난 지금부터 래년 3월까지 손지용 씨는 고요한 이 갈대밭에서 철새들과의 다음번 만남을 위해 준비작업을 시작한다.
출처:동북망
편역:김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