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춘 카누스튜디오 황은희 사장의 사진촬영 창업스토리
"사진 한장한장에 추억이 묻어나죠. 저희를 믿고 찾아와주신 고객분들의 행복한 순간을 가장 예쁘게 포착해서 사진에 담아드리는게 저의 일입니다."
최근, 장춘 남호공원 뷰가 훤히 보이는 연안대거리에 위치한 카누스튜디오 촬영장에서 기자 일행을 만난 이 사진관의 황은희(43세) 사장은 이같이 말했다.
황은희는 결혼식에서 있은 특별한 에프소드가 전환점이 되여 한국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하게 되였고 2019년 장춘에 카누스튜디오를 오픈했으며 현재의 장소에 이사온 지는 1년 남짓 된다고 했다.
카누스튜디오에는 다양한 년령대의 한복과 화려한 웨딩드레스, 중국 전통복식 등 다양한 품목, 다양한 용도의 옷 수백벌이 정갈하게 걸려있고 입구에서부터 벽마다 행복한 웃음을 지은 모습들이 담긴 가족사진들이 따스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길림시 반석 출신인 황은희는 2001년 한국으로 가게 되였고 모 대그룹에서 회사원 생활을 하던 중 우연히 메이크업의 매력에 빠지게 되였다고 한다. 특히 자신의 결혼식 날 뜻밖의 계기를 맞이했다. 신부화장을 책임진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화장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내색을 못하고 있는데 뒤에서 지켜보던 헤어스타일리스트가 다가오더니 간단히 수정해주었는데 그의 작은 손길로 완전히 달라지는 경험을 하며 황은희는 이 업종에 호기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모든 이들의 마음에 드는 메이크업을 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제가 받았던 그 감동을 다른 분들께도 전달해드리고 싶었죠."
그러나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길을 선택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였다.
"‘네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되지.’라는 남편의 말 한마디에 용기를 가졌지요."
그렇게 남편의 지지 속에서 메이크업 학원에 등록했고 서울 강남 청담동과 신사동의 유명 웨딩샵에서 실전경험을 차곡차곡 쌓으며 실력을 키워나갔다.
2013년 아이들의 교육과 더 나은 생활환경을 위해 장춘으로 돌아온 황사장은 중국에서의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웨딩사진 전문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최근 들어 젊은 세대들의 결혼 년령이 늘어나는 현상과 대중들의 소비변화를 감지하며 사업전략을 조정해야 했다. "요즘 20대나 30대들은 결혼보다 자기 개발에 더 투자하더라구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가족사진, 개인 화보 촬영, 직장인 프로필 사진 등으로 사업 령역을 넓히게 되였어요."
장춘에서 십수년 활동하면서 흥미로운 문화적 차이도 발견했다.
"조선족 고객님들은 자녀의 졸업식이나 명절 같은 의미 있는 날에만 가족사진을 찍으시는 반면, 한족 가정들은 아이의 생일부터 가족 행사까지 꼼꼼히 사진으로 기록하시더라구요. 이런 문화적 차이를 리해하는 것이 사업운영에 큰 도움이 되였어요."
현재 카누스튜디오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1명, 전문 촬영사 1명, 사진 보정 전문가 2명 등 소규모 인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황은희는 직원들을 이끌며 의상관리에서 고객상담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챙기고 있다. 특히 한복과 중식례복 등 전통의상에 대한 꾸준한 투자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의상은 사진의 퀄리티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예요.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따라가려면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죠. 비용부담이 있지만 고객님들께 최상의 결과물을 드리기 위해서는 필수죠."라고 설명했다.
AI(인공지능)나 스마트폰 카메라의 성능이 날로 발전하고 있는 디지털 시대에 전문 스튜디오의 가치에 대해 묻자 황은희 사장은 단호하면서도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스마트폰으로는 담아낼 수 없는 특별한 분위기가 있어요. 전문 장비와 조명, 그리고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노하우가 만들어내는 차이죠. 특히 가족사진은 단순히 예쁜 사진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을 기록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는 어르신들을 모시고 오는 3대, 심지어 4대의 대가족을 촬영할 때면 특히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번은 38명의 대가족이 함께 방문하셔서 하루 종일 촬영을 진행한 적도 있어요.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과 세대를 아우르는 정겨운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사진에 담기더군요. 이런 순간들이 바로 전문 스튜디오에서만 만들 수 있는 특별한 추억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족을 위한 선택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한국에 남은 남편과 장춘에서 공부하는 두 아들을 위해 장춘을 창업의 1번지로 선택한 황사장은 "아이들의 교육문제가 가장 큰 고민이였어요.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살기에는 비자 문제도 복잡했고 량국을 넘나드는 생활에 아이들이 적응하기 힘들어할 것 같았어요."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남편은 항상 그의 선택을 지지해줬고 그런 응원들이 지금의 카누스튜디오를 탄생시킨 원동력으로 되였다.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황사장은 최근 틱톡, 쇼훙수 등 SNS를 활용한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요즘 고객님들은 찍은 사진을 바로 SNS에 공유하기를 원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우리 스튜디오에서는 작업한 사진을 빠르게 전송해드리고 있어요."
동시에 그녀는 여전히 앨범의 가치를 강조한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들은 금방 기억 속에서 잊혀지기 쉽죠. 반면 앨범은 10년, 20년 후에도 가족들이 함께 펼쳐보며 추억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유산이예요."
카누스튜디오의 운영자로서 황사장은 모든 작품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메이크업부터 의상선택, 포즈 컨설팅까지 모든 디테일을 점검해요. 제가 촬영은 하지 않더라도 매 한 장의 사진이 고객님의 소중한 추억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죠."
그녀에게 스튜디오 운영은 단순한 사업이 아닌 마음을 전하는 예술이다. "한복을 입은 조선족 가족의 모습에서부터 현대적인 웨딩사진까지, 작품마다에는 특별한 이야기가 담겨있어요."
장춘에서 시작한 그녀의 스튜디오는 이제 단순한 사진관의 역할을 넘어 가족의 행복하고 소중한 순간들을 아름답게 담아내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오늘도 카누스튜디오에서는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사람들의 진솔한 생활의 순간순간이 전문 촬영사의 카메라 렌즈에 아름답게 포착되고 있다.
출처: 길림신문
편집:김선화